신라문학대상 당선작 발표 2026년 2월 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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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그만두고 무용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돈을 벌지 못한다는 죄책감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글을 쓴다고 말하면, 가까운 지인들마저 그만 놀고 이제 일자리를 찾으라고 했습니다. 생계를 꾸릴 수 있는 일을 하라고요.
짧은 생애가 될지 아니면 기나긴 생애가 될지 그것에 대한 답은 알 수 없지만,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냐고 물으면 10대에도 20대에도 30대에도 답은 같았습니다. 돌아오는 답은 항상 “정신 차려”였습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하고 싶은 말을 감추고 정신 차린 사람처럼 살았습니다. 열심히 잘 산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상하게 오히려 저는 제가 정신 차리지 못한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나이가 들어 사람들이 남 일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를 걱정해 주며 하는 말들도 돌아서면 잊어버린다는 것을 아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마흔이 훨씬 넘어서야 처음으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은 글을 쓰는 것입니다. 작가가 되겠습니다. 이 말을 입 밖으로 차마 내뱉지 못하고 조용히 안으로만 삼켰습니다. 세상을 향해 제 안에 있는 말을 외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작품이 서랍 밖으로 나가 누군가에게 읽힌다는 게 아직도 얼떨떨해 꿈만 같습니다. 앞으로 꾸준히 글을 쓰는 사람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