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란 손거울이 바다에 빠져산호언덕에 엇비스듬히 기대어 있네요. 먹어도 먹어도 늘 배고픈 아구제 몸집보다 더 큰 입 벌려 삼키려다가깜짝 놀라서 도망을 쳤어요. 숨어서 지켜보던 아기 꽃게,살금살금 거울 앞에 다가가 보곤 하는 혼잣말.-우리 중에도 힘센 친구가 있는 줄 몰랐네.
- 김진중
동그란 손거울이 바다에 빠져산호언덕에 엇비스듬히 기대어 있네요. 먹어도 먹어도 늘 배고픈 아구제 몸집보다 더 큰 입 벌려 삼키려다가깜짝 놀라서 도망을 쳤어요. 숨어서 지켜보던 아기 꽃게,살금살금 거울 앞에 다가가 보곤 하는 혼잣말.-우리 중에도 힘센 친구가 있는 줄 몰랐네.
육십령 고갯길을 으르대던 악명 좇아앵무새 성대 꺾어 휘파람만 불게 하며질서는 저만의 권능 혼란을 부추기는 자 뱀눈으로 보는 세상 종말 이전의 종말거꾸로 매달리는 낭패는 없겠으니온화한 웃음 머금고 죽지 않는 신인 듯 오늘 아침 조간에서 활자체로 얼어 죽어서러워하련마는 스스로 묻히는 무덤소나무 가지를 감던 칡넝쿨이 끊겨 있다
아침 자셨습니껴. 쑥기니2)라도 요기(療飢)했소모진 추위 견딘 보리 들판이 초록 들 때소쿠리 넘치게 캐 담은 쑥보다 더 빈 쌀독 보리가 갓 익을 때 밭골 뛰는 아이 눈빛깜부기 먼저 따려 간식거리 챙취다먹을 것 아무것도 없는 춘궁기 빈농 애들 풋보리 바심3) 낱알 이웃끼리 나눠 먹기보리타작 준비할 즘 장마 지면 보리 썩어또 장리(長利)4)
가만히 곁에 가서나무에 기대서면 가지 끝을 오르는물소리 들리는 듯 머잖아새잎 피우려나무 가슴 뛴다네
흐릿한 창 너머로 가로등은 참 밝다새로 난 길바닥은 불빛으로 반짝이고찬바람 소리도 없이 겨울 강을 건너간다. 짊어진 어둠의 길 갈수록 무거운데왔던 길 낯설어서 꿈결도 어수선한하늘의 먹장구름은 하얀 세상 만든다. 아무도 알 수 없는 내일은 다시 오고매서운 바람 끝이 살갗을 후비는데여의도 겨울 공화국 언제쯤 봄은 올까.
하늘 째는 나팔 소리 놀란 손이 잠재운 날탈 벗으며 하는 말 그 속내 알 것 같아산으로 배가 오른 날 절해고도(絶海孤島) 삼만리 믿는다 못 믿는다, 오른 거여 거꾸로야!소망의 꿈 뭉갠 손에 기다리는 자유 민주하늘이 열두 번 바뀌어도 민주의 꽃 피워야! 무슨 꿈을 꿨는지 때 놓칠까 서둘러깊게 한 번 생각하라, 때가 사람 따라야!검은 털 감춘
설날의 성묫길에 발견한 슬픈 사연누군가 바뀐 주인 긴 세월 살더니만고향 집 빈 땅만 두고 어디론가 떠났어요 안채와 외양간에 여닫던 사립문도몇십 년 눈에 띄어 그대로 섰더니만삭막한 대지 위에는 추억들만 맴돕니다 부모와 형제자매 한 삶을 영위하던수많은 희로애락 숨겨진 그 터전이옛것만 한가득 품고 소용돌이 칩니다
기왕에 품 팔러 온 세상 발목 잡는 일 한두 가지쯤 그러려니 하더라도 꽃잎에 잡히다니 목련에 발목이 잡혀 가던 길을 놓친다
경기가 어렵다더니명품 백화점 문을 닫네 잔치는 끝이 나고탄생한 임대 상품 임차한 내 인생의 문(門)도곧 닫히게 될 것이니
한 생애 휘달려 온 꿈비폭에 젖어 본다 단 한 번 쏟아지면다시금 되돌릴 수 없는 그렇다무릎을 탁 치며깨쳐주는 저 설법(說法)*옥계폭포: 충북 영동군 심천면 옥계리에 위치한 명소지. 악성(樂聖) 난계(蘭溪) 박연 선생의 고향인 이곳을 수시로 찾아 대금을 불었다는 전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