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파랑새가 있었답니다언제나 함께였지요넘어지면 잡아주고우울할 땐 달래주고봄날엔 황홀한 꿈도 꾸었지요가을이면 섬섬옥수 때때옷 갈아입고추억의 씨앗을 뿌리기도 했고나무가 자라 그늘이 생기듯세월이 만들어준 쉼터가 영원할 줄 알았지요그러던 어느 날하늘 저만치서 먹물 토해내며 떼구름 몰고 들이닥치더니 기다림은 그리움으로사랑은 미움으로 바꿔 버리고마른 눈
- 김병회
나에게도 파랑새가 있었답니다언제나 함께였지요넘어지면 잡아주고우울할 땐 달래주고봄날엔 황홀한 꿈도 꾸었지요가을이면 섬섬옥수 때때옷 갈아입고추억의 씨앗을 뿌리기도 했고나무가 자라 그늘이 생기듯세월이 만들어준 쉼터가 영원할 줄 알았지요그러던 어느 날하늘 저만치서 먹물 토해내며 떼구름 몰고 들이닥치더니 기다림은 그리움으로사랑은 미움으로 바꿔 버리고마른 눈
지난 한철푸른 생명 활활 불태우더니지는 잎 소리는 어둠에 묻히고불면의 밤은 점점 깊어만 가는데 가슴에 남아 있는 그리움 하나덩그러니 남아 오던 길 뒤돌아본다그토록 아름다운 사랑도가지마다 아픔으로 걸려 있지만 누구 하나 따뜻한 눈길 주는 이 없이 세월에 묻혀 더 깊어진 시름지난 삶은 흙 속에 묻어두고모든 것 다 내려놓은 자리에산바람
돌아가시기 얼마 전입맛 없다며 아버지는송사리나 잡아 졸여 먹어야겠다고 야윈 발걸음을 떼신다체에 대나무 자루 묶어고욤만한된장몇알넣고둠벙에 가만히 담근다송사리 떼는 체 속으로모였다 흩어지고아버지의 숨은 멈췄다 내쉬기를반복한다송사리도 약아졌다고세상이 되는 일 없다고집에 돌아와 투정하신다요놈이 옆에서 부산피워 더 그랬다고 혼이 났다어머니는 어린
불면의 밤이면낙동강변 모래밭 물놀이 꿈을 꾸고맑은 물에 비치는 모래알도 세어 본다저기 버스정류장이 있던 곳, 길가에벌레먹은 흠집 난 사과도 팔던햇볕에 그을린 정든 아지매들나를 놀래주려고 잠시 숨으셨을까호국의 다리* 를지나아카시아 울타리 따라사과꽃 자두꽃 피던 고향집방학이면 귀향, 장마로 샛강이 불어돌아가던 길, 지금도 군복 입은 영혼이지키는 땅이다수없이 들
당신 떠난 후유난히도하루 걸러 비가 왔소당신과 자주 가던도암산장 나무기둥에도곰팡이가 피었소햇빛 있는 오늘밖에서 바람이나 쐬어야지 장롱 문을 열었소구석에 처박힌 쇼핑백에곱게 차려입고, 멋 부리던 한복 꾸겨져 있었소옷 정리한다던 딸과 며느리 애비 마음 그렇게도 몰라주나 고운 한복 고이 접어 넣으면서쓰다듬고 안아보고피멍 되어
문 닫은 안과병원을 향해초롱초롱한 아이가 눈을 흘긴다문 닫은 소화기내과병원을 향해점심 때 되면먹자골목이 우우 야유를 보낸다 닫힌 마음은 때로 벽이 된다 굳게 닫힌 비뇨기과병원을 향해 배꼽 아래에 있는 튤립 한 송이 불끈 성을 내는데애인은 어떻게 알았을까오늘도 그녀는 활짝 사랑을 연다 어제처럼, 그제처럼…
손전화기에만보기를 켜 놓고운동화를 신는다한 발부터 시작하여 목표까지걸으며등에서 땀이 흐르고얼굴이 붉어질 만큼의 속도로걷고 또 걷는다잃어버린 건강을 찾을 수는 없겠지만 더는 잃으면 안 될 절박함이걸음의 숫자로 희망을 준다건강을 위한다며나 자신을 위해 땀을 흘리는그 시간에도견디는 마음의 필요함이 오늘도 웃게 한다.
주린 배 채워주고심신의 안정, 평안도 돌봐원활한 신진대사강인한 체력 유지 원동력고귀한 생명 연장건강 지킴이두말 할 나위 없다언제나 우리네 밥상에 쌀, 한 톨의 비밀올해는 유엔총회가 선포한 쌀의 해이기도.
긴 잠에서 깨어나 일어나보니반갑지 않는 손님이 기다리고 있었다남긴 빚을 받으러 왔다젊은 날 너무나 험하게 부려먹어서언젠가 한 번은 대가를 지불해야 될 일이었다그렇지만 하늘을 원망하진 않았다당황하지도 않았다슬피 울지도 않았다아직 땅을 딛을 곳과 숨 쉴 곳이 있었다그동안 적잖은 만남과 이별이 있었다사랑과 미움도 있었다행복과 불행은 별것 아니었다오룡산은 영산강을
종이와 먹의 조화흑과 백의 그 어디 중간쯤동그라미 속의 점 하나붓 터치의 예술그릇에 담긴 물넘치지 않을 정도의 적당함작아도 작지 않고많아도 흔들리지 않는딱 그만큼의 무게채우지 않아도 넉넉하고비워도 평온할 수 있는 마음마주하는 여유원 하나의 점점 하나의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