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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67호 칸나가 흐르는 강

이 붉은 울음은 어디서 태어나나두물머리 강가뜨거운 숨결사이 흘러나오는 몸의 기억들이빛의 결가부좌 너머 아득한 수궁水宮에 이르면서로의 눈빛만으로도 빛나던 영혼아득히 퍼지는 물그림자를 따라 가만히 입술을 달싹이면 꿈의 자장을 밀고강과 하늘의 경계가 지워지고불현듯 무색해지는 시간의 궤적고요의 소용돌이를 따라 슬픔의 지느러미가 돋아나요저문 꽃잠 속에서 삐

  • 이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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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
2024.9 667호 작은 기도

한 그루의 나무로때를 따라 주시는당신의 사랑을 노래하게 하소서.비인 들녘이나험한 산골짜기에 있을 때에도생각하는 나의 마음보다더 깊은 당신의 뜻을 알게 하소서.아름다운 어깨 위로하늘과 별을 불러 모아우리에게 보여주는 당신의 눈을보지 아니할 이유를 먼저 주시고 눈 있는 사람들 보게 하소서.한 그루의 나무로서잎만 무성하지 않게 하시고아름다운 열매를 위하

  • 홍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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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2024.9 667호 인절미에 콩고물처럼

야무지게 묶인 쪽파 단에 두 마음 풀어 사랑을 볶아 넣고 새우젓 양파 생강 배를 갈아 찹쌀풀에 버무려 통깨를 솔솔 뿌린다숨이 덜 죽은 파김치 옆구리를 꺾어 뭉뚱그려 맛을 본다 아내는 바람이 엇나간 듯 ‘씁쓸하네요’ 하얗게 웃고 눈치껏 화답하는 나는 ‘알싸하니 괜찮구먼, 뭘’ 맞받으며 인절미에 콩고물처럼 우리도 버무려진다파김치야 짜고 맵고 달고 쓴맛

  • 전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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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
2024.9 667호 낙조를 닮은

강의 아쉬운 울음 소리가나뭇 가지를 흔드는겨울의 한복판에서금빛 햇살은서서히 산등성 사이로 숨어버리며매일의 남루를 벗는다.불끈거리는열정의 더미가물결의 번쩍임으로물들어 가고조각 조각 빛나는자아의 성찰로시간의 빗살을 접으려 할 때삶에서 이리 빛나던 시간이 있었던가끈적거리는 세월처럼우리의 이 시간은천년일까하루일까짧디짧은 인생길이목숨 같은 긴 인연이었어라.삶에서 이

  • 홍광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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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2024.9 667호 영원한 학생

세상 끝내는 날 나는 우주 끝 곤두박질 똥별그래도 이름 하나 갖고 간다면엄마 품에 안기어 손가락 셈 배우고하늘 찢는 뇌성 철을 배우리지학(志學)에 이르러 고상한 학문을 배우고 회초리 앞에 청출어람(靑出於藍) 인재 난다유구세월 팽팽히 당겨주는 수평선처럼바위를 뚫는 물방울처럼노을에 돌아가는 반포지효(反哺之孝) 까마귀와줄탁동시(卒啄同時) 크낙새무궁무진

  • 최전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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