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발표 2026년 9월 1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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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진 틈새가 열리고 가파른 낙차를 따라
푸른 궤적으로 쏟아진다
차가운 물줄기가 살결에 닿자
하얀 외피들이 안쪽으로 꽃핀다
접혀 있던 하루가 천천히 떠밀려 온다
소매 끝에 엉겨 붙은 자국과
무릎 아래 굳어버린 검은 무늬들,
그 눌린 자리마다
얇은 막을 수없이 펼쳐 놓는다
거품의 영토가 얼룩을 감쌀 때까지
포개진 틈 사이로 스며들며
몸에 밴 계절을 천천히 풀어낸다
안과 밖이 뒤섞이는 소용돌이,
몸이 흩어질수록 방울들은 제 모양을 되찾고
지워지는 것은 얼룩보다 오래된 표정이다
원형의 세계가 속도를 거두면
흐려진 물은 낮은 곳으로 길을 낸다
희미한 서늘함만 남긴 채
가장 깊은 바닥을 향해 미끄러진다
백색이 햇빛에 걸리는 동안
마지막 조각들은 허공의 입자로 흩어지고
아무 얼룩도 붙들지 않는다
창틀을 스친 바람 한 줄이
물의 모양을 오래 접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