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문학대상 당선작 발표 2026년 2월 37호
산사의 조용한 초저녁 풍경에 대한 묘사가 뛰어난 작품
이현주의 「산사(山寺)의 저녁」은 산사의 조용한 초저녁 풍경을 잘 묘사하고 있는 작품이다.
첫 수에서는 바람의 움직임과 물소리의 일렁임으로 조용히 졸고 있던 산사가 놀라 깨며 꿈틀거린다며 산사의 동적 풍경을 보여준다. 정적 속에 나타나는 동적 움직임을 포착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수에서는 그런 동적 움직임 속에 소나기 한 줄기가 잠깐 소란을 보태지만 그것은 오히려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는 상념까지 묻는다. 작은 동적 움직임 속에서 더 깊고 그윽해지는 초저녁 산사의 정적과 고요를 표현하고 있다. 외부의 움직임이 잠깐 산사의 정적을 깨우는 듯하지만 정반합 속에서, 작은 동적 움직임조차 껴안으며 가는 산사의 고요하고 평화스런 모습을 보여준다.
셋째 수에 오면 저녁내 스님을 따라다니던 늙은 개는 오래된 이 절의 역사를 알고나 있는 듯 법고와 저녁 범종 소리에 두 귀를 쫑긋 세운다며 스님과 개를 등장시키지만 주체라기보다는 이것도 고요한 산사의 한 풍경으로 그려 낸다. 산사 모습을 관조하는 관찰자의 눈에 스님도 개도 하나의 풍경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듯 이 작품은 사물을 객관화시키고 바라보는 관조자의 입장으로 쓰고 있으며 천 년 고찰의 해질녘 고요한 풍경을 잘 묘사한 작품이라 생각되어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이현주 님께 축하를 드리며 앞으로 더욱 좋은 시조 작품으로 독자들로부터 사랑받는 시인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