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자셨습니껴. 쑥기니2)라도 요기(療飢)했소모진 추위 견딘 보리 들판이 초록 들 때소쿠리 넘치게 캐 담은 쑥보다 더 빈 쌀독 보리가 갓 익을 때 밭골 뛰는 아이 눈빛깜부기 먼저 따려 간식거리 챙취다먹을 것 아무것도 없는 춘궁기 빈농 애들 풋보리 바심3) 낱알 이웃끼리 나눠 먹기보리타작 준비할 즘 장마 지면 보리 썩어또 장리(長利)4)
- 김무원
아침 자셨습니껴. 쑥기니2)라도 요기(療飢)했소모진 추위 견딘 보리 들판이 초록 들 때소쿠리 넘치게 캐 담은 쑥보다 더 빈 쌀독 보리가 갓 익을 때 밭골 뛰는 아이 눈빛깜부기 먼저 따려 간식거리 챙취다먹을 것 아무것도 없는 춘궁기 빈농 애들 풋보리 바심3) 낱알 이웃끼리 나눠 먹기보리타작 준비할 즘 장마 지면 보리 썩어또 장리(長利)4)
가만히 곁에 가서나무에 기대서면 가지 끝을 오르는물소리 들리는 듯 머잖아새잎 피우려나무 가슴 뛴다네
흐릿한 창 너머로 가로등은 참 밝다새로 난 길바닥은 불빛으로 반짝이고찬바람 소리도 없이 겨울 강을 건너간다. 짊어진 어둠의 길 갈수록 무거운데왔던 길 낯설어서 꿈결도 어수선한하늘의 먹장구름은 하얀 세상 만든다. 아무도 알 수 없는 내일은 다시 오고매서운 바람 끝이 살갗을 후비는데여의도 겨울 공화국 언제쯤 봄은 올까.
하늘 째는 나팔 소리 놀란 손이 잠재운 날탈 벗으며 하는 말 그 속내 알 것 같아산으로 배가 오른 날 절해고도(絶海孤島) 삼만리 믿는다 못 믿는다, 오른 거여 거꾸로야!소망의 꿈 뭉갠 손에 기다리는 자유 민주하늘이 열두 번 바뀌어도 민주의 꽃 피워야! 무슨 꿈을 꿨는지 때 놓칠까 서둘러깊게 한 번 생각하라, 때가 사람 따라야!검은 털 감춘
설날의 성묫길에 발견한 슬픈 사연누군가 바뀐 주인 긴 세월 살더니만고향 집 빈 땅만 두고 어디론가 떠났어요 안채와 외양간에 여닫던 사립문도몇십 년 눈에 띄어 그대로 섰더니만삭막한 대지 위에는 추억들만 맴돕니다 부모와 형제자매 한 삶을 영위하던수많은 희로애락 숨겨진 그 터전이옛것만 한가득 품고 소용돌이 칩니다
기왕에 품 팔러 온 세상 발목 잡는 일 한두 가지쯤 그러려니 하더라도 꽃잎에 잡히다니 목련에 발목이 잡혀 가던 길을 놓친다
경기가 어렵다더니명품 백화점 문을 닫네 잔치는 끝이 나고탄생한 임대 상품 임차한 내 인생의 문(門)도곧 닫히게 될 것이니
한 생애 휘달려 온 꿈비폭에 젖어 본다 단 한 번 쏟아지면다시금 되돌릴 수 없는 그렇다무릎을 탁 치며깨쳐주는 저 설법(說法)*옥계폭포: 충북 영동군 심천면 옥계리에 위치한 명소지. 악성(樂聖) 난계(蘭溪) 박연 선생의 고향인 이곳을 수시로 찾아 대금을 불었다는 전설이 있다.
석양이 비켜선 하늘 모서리한쪽 얼굴을 가린 상현달이나머지 한쪽으로밤의 모퉁이를 끌어오고 있다 감춰진 마음은 늘 어둠의 몫이었던가환하게 밝은 한쪽의 얼굴로도흔들림 없이 밤새 어둠을 건너가는 달순한 달빛의 유혹 때문에밤마다 꽃이 떨어지는 저 고요를못 본 척하기 위해 달의 반은 어둠으로 짙다 강물 위 붉은 저녁으로 번지던 복사꽃누구든 저물면 저
독거노인 아파트는 적소(謫所)다이웃은 벽으로 막혀말이 트이지 않는다복도 센서등은 발길 사라지면어둠을 켠다발자국은 그림자도 남기지 않는다 까마귀가 음식 수거용 통을 뒤진다심한 악취가 입맛을 당기자허기진 눈동자에 광채가 인다저녁이 냄새로 썩어 가자충혈된 동공은 실핏줄에 점령된다내다 버린 음식물로 배를 채우고달빛 물고 둥지로 날아간다 까마귀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