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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8호 어두운 시대 참회록으로서의 소설 읽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작별하지 않는다」

1. 무엇을 참회할 것인가일제 식민지교육을 받고 식민지주체로 살았던 어느 정신적 난민은 역설적이게도 교단에서 “뼉따구 있는 사람이 되어라’고 훈시한다. 운동장에 모인 학생들은 웃었다. 학생들은 그의 위선적 훈시에서 웃은 것이 아니라 그의 강한 사투리 ‘뼉따구’라는 말에 웃었던 것이다. 이중의식에 길들어진 제자들은 다행히도 기생충보다 못한 한국사회의 불공정

  • 최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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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8호 우리 집

뚝딱뚝딱뚝딱뚝딱 탁탁툭툭.산어귀 아담한 공원에 망치 소리가 요란합니다. 큰 나무 아래에서 사람들이 고양이 집을 짓고 있습니다. 다 지은 고양이 집을 나무에 기대어 놓았습니다. 먹이와 물을 챙기고는 그들은 산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한참 있다가 엄마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슬금슬금 다가옵니다.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폴짝폴짝 뛰어 입구에 섰습니다.“엄

  • 이선희(안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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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8호 산마을

주르륵 비오는 날혼자 사는 할아버지 농막 집에파란 기쁨 솟아났어요.비 맞고 기다리던 아기 참외새 집에 이사 가길 기다리던 날이죠까만 덮개 구멍 뚫어쏘오옥 집어 넣은 율이와 유주 “참외야 얼른 커라”초록 비 열 번도 더 지나가고날마다 햇볕 마시며 기지개 요리조리 촤르륵 덩굴손 펼치더니참외형제 조롱조롱 달콤한 냄새 참외밭이 노랗게 물

  • 정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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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8호 고목에 꽃이 피다

귀는 인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의 하나이다. ‘귀가 잘생긴 거지는 못 보았다’는 옛 이야기가 있다. 귀는 모든 소리를 달팽이관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귀는 인간이 만든 현대의 안테나보다 우수하다.사람의 귀는 잘 생겼거나 못생겼어도 어느 귀를 막론하고 모든 소리를 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해준다. 사람은 태어나기 전에도 어머니 뱃속에서 자라면서 주변 환경의 소

  • 김용석(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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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8호 주머니 사랑

결혼 초 시골에서 시부모님과 함께 생활을 하던 시절 첫겨울, 사십오년 전에는 시골의 겨울이란 너무도 추운 날씨로 새벽이면 식사준비로 부엌에 나가면 마치 거리에 서 있는 것처럼 덜덜 떨려오고, 전날 저녁 빨아 놓은 행주가 꽁꽁 얼어 있고 아궁이에 불을 땔 때까지는 견디기 힘든 추위로 무서운 긴장 속에서 하루를 시작해야 했다. 시부모님께서 겨울만 나면 서울로

  • 이명선(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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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8호 참좋다

참좋다.잠에서 깨어나 커튼 사이로 스며든 햇살을 살며시 보면서 숨을 크게 들이쉬니 아직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서 참 좋다. 이렇게 또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그분께 기도를 올리고 나면 나도 모르게 산뜻한 의욕이 샘솟으니 더욱 좋다.아직 변호사 현업에 종사한다고는 하지만 일감이 적당히 줄어 이곳 양평으로 내려와 살면서 재택근무를 주로

  • 추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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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8호 산책길에서

이촌역 부근 돈지방 철로 건널목에서 한강대교 북단 방향으로 가는 아파트 뒤편에는 2차선 차도와 한적하기 짝이 없는 인도가 있다. 남쪽 차로 변에는 높이 세워진 방음벽이 있고 북쪽 인도 너머에는 경의중앙 선을 달리는 철로가 있다.지대가 훨씬 높은 이 길과 40미터쯤 떨어진 철로 사이에는 이름 모를 잡목이 빽빽이 들어섰다. 울창한 숲 때문에 철로는 잘 보이지

  • 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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