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바다 한가운데서채낚기 어선으로 오징어를 잡는 프로그램을 본 후 우리 가족은 바다 여행을 떠났다.바닷가 횟집 수족관에서 바닷고기를 구경하다가둥글고 붉은 몸뚱이로 헤엄치는 오징어가 가득한 수족관에서“오징어가 살아 있을 땐 이렇게 몸이 둥글단다. 헤엄치며 노는 것을 잘봐,깊은 바다에서 저렇게 살아.” 엄마의 설
- 김성기
드넓은 바다 한가운데서채낚기 어선으로 오징어를 잡는 프로그램을 본 후 우리 가족은 바다 여행을 떠났다.바닷가 횟집 수족관에서 바닷고기를 구경하다가둥글고 붉은 몸뚱이로 헤엄치는 오징어가 가득한 수족관에서“오징어가 살아 있을 땐 이렇게 몸이 둥글단다. 헤엄치며 노는 것을 잘봐,깊은 바다에서 저렇게 살아.” 엄마의 설
여름밤에 하늘을 보면 은하수가 훤히 나타나는 청정지역에서 나는 태어나고 자랐다. 책 읽기를 좋아해서 작은 학교의 도서관에 있는 책은 모조리 읽었으며 언제부터인가 나는 동네의 스토리텔러가 되었다. 우리 할머니의 친구분들로 구성된 그룹에서 나는 요즘의 아이돌처럼 사랑을 받았고 보답하듯이 도서관의 책들을 부지런히 날라다 읽어드렸으며 도시의 자녀들에게 편지도 대신
따뜻한 언약인 듯 태양은 날마다 환하게 떠오른다. 미래는 알 수 없어도 인간은 저마다 삶을 향유하고 인간사 희로애락은 여전히 이어진다. 오래전에 살다간 사람도 인생에 대해 궁구하고 피치 못할 현실에 괴로워하다가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천명이라며 순응했을 것이다. 고전을 읽는 것은 앞서 산사람들의 사상과 지혜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내 삶의 길을 닦는 일
두 여자의 음성이 겹쳤다. 높고 날카로운 걸 보니 또 윤희의 딸이 온 모양이다. 모자라는 것 없이 잘 사는 사람들 인데 마치 도끼를 든 엄마와 바늘을 든 딸이 서로 이기려고 필사의 힘을 실어 겨루는 듯하다. 친모녀의 소통도 미인도 감상과 흡사하다. 청자의 얼굴에는 고소가 번진다. 한 때는 우리 모녀도 저랬다. 으르렁거리는 어미와 왈왈거리는 새끼. 칠십이 넘
족두리 쓴 섬 여인바닷길 빛 펼치네금빛 광배 너울 쓰고솟대 끝에 바람〔願〕매어새 아침 빛무리 속을아기 햇님, 축! 탄생 단 바람 훈풍 속에고향을 찾으리라항로에 닻 내리고윤슬로 반짝이던온 누리, 밝히는 빛무리 한반도에 평화를!
등장인물_ 정소영(33세, 딸)|모성자(59세, 엄마)무대_ 원룸 형태의 공간. 좌측은 침대와 1인용 쇼파가 있는 개인공간이고 우 측은 부엌과 식탁이 놓인 공용공간이다. 부엌 뒤쪽 출입구를 통해 세 면실 및 다른 공간으로 연결된 통로가 있지만 무대에서 보이지는 않는다.칠흙 같은 어둠이 내려앉은 집 안. 키폰 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열리고 검은 정장을 입은 소
돌이 웃고 있다바람결망초꽃떼미같이어느 날한 사람이 지나가다가이 미소에 반해돌 속으로 들어가정답게 가지런히마음을 합쳐서 웃는 듯두벌 기쁨의 웃음
긴 실마리문학현상론적으로 김남조(1927∼2023) 시인의 위상은 한국 현대 시업 (詩業)의 정상에 자리해 왔다. 작가·작품·독자 간에 조성되는 소통의 역학 쪽에서 김남조의 시는 20세기 후반 폭발적 기대치를 과시한 바있 다. 시와 수필이 시너지 효과를 높이며 김남조 문학은 베스트셀러 행렬 의 현저한 깃발이었다.김 시인은 첫 시집 『목숨』(1953)을 시작
다섯 번째 평론집 『문학 비평과 문예 창작론』을 상재한 지도 세 해가 지났다. 출판사에는 재고가 쌓여 있다. 앨번 커넌이 충격적인 저서 『문 학의 죽음』을 낸 것이 1990년이니, 시·소설·희곡은 물론 평론은 독자들의 관심권외에 방치된 지 오래다. ‘너도나도’의 수필은 보편적 속성 상 다소 읽힌다는 소식이다. 우리나라 문학 인구 1만 명대에, 그나마 노년층
내 창작 산실은 우석서실(隅石書室)이다. 모퉁잇돌이 되고픈 신앙적 고백을 짙게 품은 명명이다. 그럼에도 묵중한 엄숙주의는 경계한다. 내 서실은 ‘홀로’의 공간이나, ‘더불어’정신이 생긋생긋 눈짓하는 곳이 기도 하다. 정신적 아버지 구상 시인의 에세이집 『홀로와 더불어』가내 서가에서 불침번을 서는 이유다.내가 문인이 된 길은 옛글 그대로 구절양장이었다. 한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