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발표 2025년 12월 1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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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이 풀려
갈 곳이 사라졌어
집을 잃고
길도 잃었어
밤중에 놀이터에 가면
희뿌연 애벌레 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
얼키설키 뒤엉킨
솜뭉치 속에서 잠을 자고 싶은데
배도 고프고 추운데
대낮에 정글짐 속에서
먹다 만 스낵은 있을까
실로 짠 옷을
한 올씩 풀다 집에 간
구름도 잠이 들었겠지
어디로 가지
잠이 든 유린이가
이리저리 풀어헤친 꿈 때문에
한 번도 간 적 없는
사막으로 가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