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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은

책 제목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발표 2026년 3월 1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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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유난히 흔들리던 잎을
가장 먼저 내려놓는다

 

포플러 나뭇잎은
바람에 부딪던 노래를 잊고
마지막 상실의 한 잎을
기꺼이 떨구어 낸다

 

초췌한 지탱의 시간이 지나
한 생의 통과의례를 치른 후
나목은 비로소 제 이름을 떠올린다

 

문틈 사이로 스며든 찬 공기가 
얇은 문지방을 넘고
나목이 된 나도 바람에 흔들리다 
어디쯤에 흩어진
푸르렀던 잎을 기억한다

 

가지 끝에 매달린 하늘에서 
밤마다 흰서리 내리고
잎이 떠난 옆구리에
이별의 매듭이 하나씩 엮인다

 

깡마른 나목이
몸의 스위치 올리는 날
포플러 나무에는 이파리가 달려 
꽃대가 솟아오르는
생의 반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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