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발표 2026년 3월 1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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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란 나에게 있어 아이의 울음과 몸짓이 보내는 신호를 예감하고 해독하며 안식처가 되어 주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입니다. 어디론가 훌쩍 떠났다가도 결국 되돌아오게 되는 곳, 그래서 시는 어머니와 닮아 있습니다.
시는 내가 넘어졌을 때 일으켜 세우기보다 그 자리에 함께 앉아 있는 방식으로 나와 함께합니다. 세상이 나에게 속도를 요구할 때 시는 속도를 늦추라고 말합니다. 빠르게 판단하지 말고 쉽게 결론짓지 말고 조금 더 오래 바라보라고요. 시를 쓸 때마다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기보다 잃어버렸던 감각을 되찾는 느낌으로 조용히 마음에 심지를 당깁니다.
‘나목의 반전’은 겨울 산행에서 마주한, 잎을 모두 떨구어 낸 자연의 이미지와 인간의 상실을 겹쳐 놓은 채로 보고, 잎이 돋아나는 과정은 또 다른 삶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며 쓰게 된 시입니다. 나에게 있어 시는 내 언어의 어머니이며 목적지까지 나를 데려다주는 안내자이기도 합니다.
도전의 결심과 가르침을 주신 나정호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저에게 신인상 수상의 기회를 주신 『월간문학』 심사위원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어느 순간, 나의 중심으로부터 너무 멀리 와 있다고 느낄 때, 혹은 나를 잃어가고 있다고 생각될 때, 나는 언제나 시를 쓰는 쪽으로 다시 몸을 돌려 제자리로 돌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