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4회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발표 2025년 6월 1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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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산봉 그림자가 일렁이는
아우라지 물이
은하수처럼 반짝거린다
오가피나무 연둣빛 귀가
피라미 새끼들이 몰려가는 강쪽으로
구부러져 있다
아린 새 주둥이처럼
잎을 내민 나뭇가지에 앉아
짝을 부르는 멧새의 맑은 울음소리가
은파처럼 눈부시다
강가에 내려와 물을 적시는
고라니 콧등에
아직도 처녀적의 순수한 햇살이
살아서 파닥거린다
고달픈 것은 흘러간다
휘돌아나가면서 푸른 힘을 되찾고
모든 것들이 살아나도록
생기를 불러일으키는
정선 아우라지 물
부딪치면서 아래로 흘러가는
두 갈래의 물줄기가
한데 어우러져
멀고 험한 길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