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2회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발표 2024년 12월 1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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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병에 걸려서일까. 공학의 예리함과 이분법적인 논리에 익숙한 나는 스스로 대화나 사고방식이 딱딱하고 감성이 메마른 것을 종종 느낀다. 그러나 내 기억 언저리쯤에 있는 일을 생각할 때 갑자기 가슴 속에서 스멀거리는 알 수 없는 느낌이 어느 때는 묵직하게 얹힌 듯했 고, 어느 때는 활활 타는 듯이 뜨거웠다. 내 안에서 벌어지지만, 나 자신도 알 수 없는 무엇인가를 알아보고 싶어서 수필을 써보기 시작하였다. 실타래와 같이 엉킨 마음을 풀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도 그 과정에서 나도 미처 몰랐던 자신에 대하여 좀 더 알 수 있었고 주위 사람들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하나의 글이 나올 때마다 희열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내가 완전한 참글을 쓰는 것은 아직도 먼 이정표에 적혀있다. 그러나 이번 수상은 계속 정진한다면 부족하더라도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격려이며 채찍일 것이다. 한 걸음 한 걸음씩 나간다면 못 갈 것도 없는 길이다. 단어 하나나 문장 부호 하나를 사용해도 허투루 하지 않고 예리한 의견들을 교환하며 수필을 함께 배우는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반 문우들, 그리고 한경선 선생님, 미흡한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과『월간문학』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