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2월 6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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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자에 앉아 귀를 열면 또 다른
나무의자에서
누군가 노래한다
노래는 굴참나무 산벚나무 은행나무에서 들리지만
노래 너머에서 들린다
너머 아득한 곳… 새들의 귀향처럼
모가지를 뺀다
아련하고도 선명한 옛 고향집
떠올리면 어딘가로 흘러가는 나무의자… 흰 구름의 상냥함을 보는 지척에서
선잠처럼
늙은 나를
어린 꿈으로 데려간다
나무의자가 푸른 잎이었을 때
꽃 피우며 열매를 키우며
흘러 지나간
훗날의 오늘에서, 이따금
길 가던 걸음이
볕을 쬐며 언 발을 녹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