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가진 피로의 무게싫어하지 않으니가벼워질 때까지등을 내어주는 몸 의자라고 누구라도선택이나 차별하지는 않지만 다가설 수 없으니누가 앉을지 궁금할 뿐이다 다리가 넷인 아름다운 자리견고한 어깨는 피로함도 않고 그 자리 묵묵히 지키는 의젓함은 흔들리는 당신의 마음을온몸으로 받쳐든 천하장사 내 자리, 네 자
- 김영제
당신이 가진 피로의 무게싫어하지 않으니가벼워질 때까지등을 내어주는 몸 의자라고 누구라도선택이나 차별하지는 않지만 다가설 수 없으니누가 앉을지 궁금할 뿐이다 다리가 넷인 아름다운 자리견고한 어깨는 피로함도 않고 그 자리 묵묵히 지키는 의젓함은 흔들리는 당신의 마음을온몸으로 받쳐든 천하장사 내 자리, 네 자
낮게 더 낮게흐르고 흐르며 더 낮게하늘에서 낮은 곳으로땅에서 낮은 곳으로 계곡을 타고 강을 건너바람에 날려도숲이 젖어버려도 낙엽이 떨어져 어디로 가나바람은 불다가 어디로 가나우리가 죽으면 어디로 가나 구름은 흐르고 흐르다가 비로 내려서 굶주린 대지를 살린다 세월 오래 소비해도 바위를 부수고흙을 살리고씨앗
하늘의 갈증이 땅의 심장으로 쏟아지는 찬란한 낙화(落花)악마의 목구멍, 그 아득한 나락이 입을 벌리면은빛 갈기 세운 물줄기들은 제 이름을 버리고 몸을 던집니다거세게 소용돌이치는 저 하얀 소멸의 골짜기는무너짐이 아니라, 온몸을 부수어 하늘로 되돌리는 비상의 길입니다 가만히 눈을 감자 거대한 굉음은 고요한 명상이 되고자욱한 물안개는 나를 가두었던 단단
참나무 타고 오른 다래넝쿨메말라 생기 없어도오솔길 논두렁엔 새싹 돋아나고 밭고랑 모퉁이에 앉아나물 캐며 반겨 주시던 외할머니 싸리문 들어서면낮잠 든 누렁이올망졸망 꼬리 흔드는 강아지들 우물가에 앵두꽃 방긋방긋낮달도 빼꼼 얼굴 내민다 상에 오른 달래 냉이된장찌개 입맛 돋우고갓 구운 고구마 한 바가지 이야기 보따리
풍경 소리 바람 타고길목에 서성이고 세상풍파 잠시 걸쳐앉아한바탕 꿈들의 조각 모아모아 물감 한 방울에천년의 때깔을 드러내는 양지 바른 언덕 위작은 그림방 발자국이 멈춘 자리마다 별들이 모이고산사의 종 소리는 초승달 아래그림자로 내려앉는다 말을 잃은 하루너는 다만한 폭의 비망록 갤러리 안
눈살맞고 선듯해진 저녁어둑하게 나이든 동네의주름진 골목길이구부정한 대추나무처럼한층 더 늙었다 사람이 나이 드니솟을대문마저 삭아 기울어동네도 편안하고오래된 이웃들도느티나무 그늘같이 넉넉하다 정원 없는 돌층계마다사시사철 고운꽃을 키우시던 할매도굽은 허리로 박스 줍던 한씨네도 살 만한데도 여적 동네를 끼고살고 반장도 아니면서봉
하늘에 뭉게구름 두리둥실 떠 있다 순풍에 돛을 단 듯근심걱정 등에 업고바람 따라 가는 순리의 길새 모양 동물 모양 사람 모양구만리 장천 커다란 산이 되기도 한다 뜨거운 태양을 막아 쉼을 주고 검은 비구름 되어 산과 들에 생명의 물 내리고오염된 세상 하나하나 지워 간다 인생은 바람과 유수처럼 덧없이 흘러가
적막함 우르르 몰려와온 집 안을 뒹구는 오후개 짖는 소리 멀리 있어아련함 더해지고갈 수 없는 고향길. 가시 세운 아카시아울타리를 지나네 그리도 붉던 사과나무봄을 외면하고 깊은 동면 중이네 두꺼비 손으로 사랑 만들어 내시던 큰어머니 지랄하네 팥죽 끓여 놨는디 왜 그냥 가는겨한 그릇 처먹고 가 걸쭉한 욕 한
알게 모르게평생의 계절 안에서 따스한 의미들이봉오리로 가늘게 눈을 뜨고 있다 걷다 보니까치가 주인이 된 시골집옹기종기 앉아 있는 돌나물꽃 등 굽은 유모차눈 어둡고귀 어두워도서로가 서로에게 말할 수 있는 이웃사촌들 자연산 인정이 가득한 곳 하루하루 다독이며 가고 있다
혼자여서 싫다외로움은 싫어혼자여도 좋다때론 외로움에 슬퍼하고 때론 고독을 즐긴다 항상 동행하는 그림자남들은 하나뿐인 그림자지만 언제부터 복시*로내겐 특권인 양 두 개다 연인의 두 그림자가 아닌 혼자여도 연인처럼따라다니는 두 그림자 하나는 외로움을하나는 고독을 앞서거니뒤서거니먼 길 동행하네&n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