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정제를 뿌려 닦는다돋보기를 찾아 걸친다복숭앗빛 얼굴, 어깨를 넘실거리던 머리채는 그 속에서 익사한 지 오래주름 잡힌 물결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이 은도끼같이 떠오르고 훑고 지나가는 바람의 가닥 예배 갈 때 쳐다본다빗질한 누군가가 보인다약속에 나갈 때 바라다본다분칠한 누군가가 보인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허무를 폭로하고정직하다고
- 이현숙(광주)
세정제를 뿌려 닦는다돋보기를 찾아 걸친다복숭앗빛 얼굴, 어깨를 넘실거리던 머리채는 그 속에서 익사한 지 오래주름 잡힌 물결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이 은도끼같이 떠오르고 훑고 지나가는 바람의 가닥 예배 갈 때 쳐다본다빗질한 누군가가 보인다약속에 나갈 때 바라다본다분칠한 누군가가 보인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허무를 폭로하고정직하다고
캄캄한 겨울의 암실에서 나온 삼월들판이 노랗게 인화되었다 흙의 이력이 적힌유채꽃이 떼지어 바다를 건너오면설문대할망 손에 심어진 뿌리가 태동을 느끼고 출산을 시작했다풀잎은 흙을 뚫고 나와 키를 다툰다 초침에 보폭을 맞춘 봄볕의 속도찬 겨울이 몸 안의 봄물로 영산홍을 가봉해 두었다 삼월이 재단을 서두른다 여러 겹의
해 뜨거울 때별 차가울 때 눈을 감고입술을 깨물고 으르렁거리며울어본 적 있나요. 두 눈을 칼같이 부릅뜨고 어금니를 다쳐가며소리 죽여울어본 적 있나요. 수만의 불화살을 쏘아올리며 두 주먹으로세상을 내리치며울어본 적 있나요. 잠깐 해 뜰 때잠깐 해 질 때우리는 그때만 울고 맙니다.
밤을 기다렸을까 어둠을 조금 걷어내니눈물자국꽃잎 위에 깃들고 흐린 날들은지나가는 법을 배웠다 기억은빛이 떠난 뒤에온기를 간직한 자리 이슬은체념의 둘레를 걸어나온 견딤의 다른 이름 꽃은탁류의 심연에 자신을 드러낸다
어둠 굽이진 의상대 벼랑 끝천 년 풍파 온몸으로 견뎌온 소나무옹이진 가지마다 간절한 팔 뻗어새벽의 푸른 옷자락 붙들고 있네 동해는 차가운 은빛 이불 걷어 올리고파도마다 흰 갈기 세운 붉은 말 달려오니 병오년(丙午年) 첫 태양, 그 뜨거운 심장수평선 너머로 거침없이 솟구치네 소나무 가지 사이 낚아 올린 저 황금빛 세상 단숨
상행선 안성을 지나 만난 오산,이정표가 백미러에 실려오늘 있었던 일에 대한 자기 식으로 걸어오는 말 오산의 다른 뜻이막대그래프처럼 옆에 서서하는 자기표현 (잘 못 된 계산)생각을 잘 못한 것을 밝히는 것도용기라며 정리하는 주변 그가 선택한 오픈,많이 망설이지 않은 표정솔직하게 펼쳐 걸어놓고합리화 하지 않으며명징한 삶을 그려가는 A
너희들을 만나 아버지가 되었고자라는 모습을 보며 행복에 겨워 바람이 불면 바람을 막아주고 비 오는 날엔 우산이 되고 뜨거운 태양 아래서는 그늘이 되어주겠다고스스로 다짐한 약속 지키지도 못한 채 세월만 흘렀다 푸르던 젊은 날내가 그리던 꿈도 욕망도 이상을 향한 열정도이래저래 허둥대다 가슴에 묻고 살아온 세월그 얼마이던가 아
저 캄캄한 밤하늘에 푸른 점 하나 지구 행성으로보이저 2호 통신이 아직도 살아 너른 요동벌판으로검은 일점이 클로즈업 되어 다가온다 영혼이 젊은 위상은 메마른 평원에거친 말발굽 기둥삼아 돌비석이 하늘을 괴고각색된 유리지붕에 들어 앉아국강상광개토경 평안호태왕비國岡上廣開土境 平安好太王碑너른 세상으로 나올 채비를 염원한다 런던 대영박물관 로제타스
원래태어날 때혼자가 아니었더냐 살아오며맺은 인연들모두가 시효 있음이라시효 지나 떠난 사람들 그리워하면 어쩌겠니 끝내는혼자되는 운명두려워하지 말거라혼자서도 버틸 줄 알아야지 독백하며 살아 보거라 독락(獨樂)혼자서 즐기는 거다 혼밥 혼술 뭐 어때서
밤하늘 반짝이는 별들은밤새도록 톡 창에수많은 별빛을 쏘아 올렸다 지우듯 손끝으로 그려낸 나의 글도폰 화면에 새겼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그리움에 홀린글이시간과 공간을 매우고 헤매다 여명의 빛이하루라는 오늘이 현실로 다가와도 마음속 피어오른 그리움은 영롱한 빛을 잃지 않고 여전히 살아 숨 쉰다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