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흘리는눈물이 아니라어린 날 잃어버린유리구슬 몇 알을다시 세상으로굴려 보내는 일이다. 창문을 구르는 빗방울한 번 웃었던 얼굴이 비치고 한 번 울었던 마음이 보인다. 비 오는 날은젖는 날이 아니라옛일이 맑아지는 날이다.
- 李普英(경기)
하늘이 흘리는눈물이 아니라어린 날 잃어버린유리구슬 몇 알을다시 세상으로굴려 보내는 일이다. 창문을 구르는 빗방울한 번 웃었던 얼굴이 비치고 한 번 울었던 마음이 보인다. 비 오는 날은젖는 날이 아니라옛일이 맑아지는 날이다.
감나무 세 그루 품은돌담 아래하얀 옥잠화 한 송이사부작 꽃을 연다 차마 다 전하지 못한 말아흔 해를봉오리에 품었다가한여름 밤향기로 터뜨린다 은비녀 꽂고집으로 걸어올 것만 같은 어머니 꼬리 살랑이는 누렁이가 먼저 골목을 돌아나가고 달빛이 들어온 뜰에는 옥잠화 향기만마냥 대문을 바라본다
폐지 모으는 할머니지나가는 아이를 보며 웃을 때 나도 웃었다 왜 웃는지 몰랐지만웃었다 골목 한구석 상처 난 딱지처럼 찡그린 주름처럼버려졌던 폐지 한 무더기를흩어진 조각까지 깨끗이손수레에 싣고 나서 허리를 펼 때 마침 지나가는 여자아이를 보며 웃었다 그날 잠들기 전에 그 생각을 하면서&n
함박눈 내리던 날쇼윈도를 스치던 발걸음순간, 향기에 붙잡히고 이끌리듯 들어선 찻집창가에 앉아 바라보는고요한 은빛 풍경 테라스 난간엔나비처럼 살포시 내려와겹겹이 쌓이는 눈송이들 둥근 식탁 위하트가 퍼져나가는눈송이 소복한 라테 한 잔 수백 겹 내공이 쌓인 층층의 얇은 결 이국 공주의 부드러운 입술로초승달 전설을 건네
두 팔 활짝 벌리고스치는 바람에도안간힘으로 버티는 하루 잠깐 쉬며 떠들다 가는 새 떼들 점점 낡아 가는 옷가지처럼희미해져 가는 생각들홀로 고독의 노래를 불러야 하는 기약조차 없는 외로움이여 자신이 누군지도 모른 채온종일 들판을 지킨다고하늘 향해 헛손질만 해대는 하루가 저물어어깨 위로 별빛 내려앉으면 오지
그대 온몸 녹아 내뿜은 알알한 숨결어둠은 사르어 잔잔한 이슬로 흐르고 그 이슬은 검은 세상 잠 취한 모든 것을함초롬히 적시어 깊은 숨 내쉬게 하니 나는 쓸쓸한 듯 쏟아지는 그대 모습 볼 적마다가련한 마음보단 부러운 마음이 앞에 선다 언젠간 분명이곳을 떠나가야 할 나이기에 나 떠나면 그대처럼 어둠 속을 뚫고 쏟아지는잔잔한
새록새록 잠자던 풀잎 깨어나 방긋 웃으며 속삭인다 마음을 열면 그대 두 눈에 머물까 미소가 햇살처럼 밝히는 참 좋은 아침
사각 틀 밑으로 주르륵 파도가 빠져 나간다 한 장씩 떠낸 바다를 발 위에 얹어 놓고소금기 먹은 단어를 해풍에 말리고 있다 풍랑의 밤을 지그시 눌러 놓은갈매기의 울음은 잘 마르지 않아반듯한 낱장에 이따금 구멍을 냈다끊어진 문장을 건져 올려 덧댄 페이지는국적을 알 수 없는 번역체 외래어더 검은 각주로 달려 있었다 구석구석 지워진 문맥
험한 세상 살아가려살을 저며 뼈를 만들어 썼어 이따금 버겁기도 하지만존재의 이유 있으니버티며 살아갈 거야 느리다고 말하지 마,저 강을 넘고 말 테니 어쩌다 날개 펼친 때까치 만나고 거친 바람에 구르기도 하겠지만 세상 보는 눈 만들어 세우고 행복 찾아 사랑 찾아묵묵히 내 길을 갈 거야 살다 보면
자동차 정비소 앞을 지나는 길목신호를 기다리며 잠시 차가 섰을 때금속 부딪히는 소리와 아이돌 가수 노래가 들렸다 토요일 오전 젊은 수리기사는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모르핀처럼 맞고콧노래 부르며 싸게싸게 일하겠지 건너편 여행용품 가게 벽면에는텐트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걸려 있고 통유리 넘어 옷걸이에 어깨 꿰인 옷들 붉은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