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때부터 떠날 준비를 하는 너아름다운 이별을 위해봄부터 수의를 짓는구나이슬에 햇살 입혀 옷감을 짜고보슬비로 촉촉히 물감 들여서하늘의 구름 따서 마름질하여바람결에 촘촘히 바느질하고매몰찬 폭풍에 구겨진 주름뙤약볕에 나긋나긋 다림질해서치맛자락 가득히 봄 새겨 넣고너만의 멋을 살려 품위를 갖춰 입고 꿈 심을 묘지 찾아 나풀나풀 가는구나 이내 몸
- 한부연
올 때부터 떠날 준비를 하는 너아름다운 이별을 위해봄부터 수의를 짓는구나이슬에 햇살 입혀 옷감을 짜고보슬비로 촉촉히 물감 들여서하늘의 구름 따서 마름질하여바람결에 촘촘히 바느질하고매몰찬 폭풍에 구겨진 주름뙤약볕에 나긋나긋 다림질해서치맛자락 가득히 봄 새겨 넣고너만의 멋을 살려 품위를 갖춰 입고 꿈 심을 묘지 찾아 나풀나풀 가는구나 이내 몸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의 들판에 발자국을 먼저 놓는다 바람보다 먼저 달려간 꿈이 뒤돌아 손짓한다 다 닳은 시간의 끈을 쥐고 한 번 더 바람 쪽으로몸을 기울인다 넘어져도 좋다길은 끝나지 않기 위해스스로 끊임없이 펴고내일의 이름으로 흔들린다 미래는 저기 있는 것이 아니라 달려가는 심장 속에서
끊임없이 부풀고 오므라드는 숨그 사이를 건너온 수많은 계절의 물결 때로는 저녁보다 무거운 어깨를 내려놓고 담장 너머 바람이 먼저 가 있는 곳을 꿈꾼다 한철 꽃들이 제 몸을 환하게 여는 날과 무채색 하루를 묵묵히 건너는 날들 사이 마음에는 어느새이름 모를 통증 하나 스며든다 자 이제 발걸음을 놓아 주렴괜찮
라오스 방비엥 이른 아침 구름 한점 없다하늘 높은 행글라이더 산등선 능선 따라 날으고열풍선 떠올라 바람 타고 흔들리며 흐른다 카르스트 둥그런 산들은 고요 속 강물 속에 비추니 휘돌아 흐르는 강물에감기어 흔들린다 카약보트 노 젓는 사공강물 위로 살처럼흔들리며 흐른다내가 살아가는 삶이흔들리며 흘러간다 흔들리며 유유히 흐르지 않는 것은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싸늘한 공간그곳으로 향하는 이동식 침대 위깡마른 육체가줄줄이 늘어진 생명줄에 꿰인 채바람 빠진 풍선처럼 뉘어 있다 반쯤 감겨 있는 눈 주위에덜 마른 눈물 자국이 얼룩져 있고초점 잃은 눈동자에익숙한 듯 낯선 모습이 어슴푸레 지나간다 ‘내가 이곳 풍경을 다시 볼 수 있을까?’ 혼미한 의식이 잠깐 흔들리는 사이&n
마당 한편화려하지 않은 회색그저 그런 펑퍼짐한 돌절구 멋냄도 꽃 대우도남의 이야기 돌 무게에울 안에서 한 평생온몸 울퉁불퉁 거북등한숨 바람꽃 피었으리 배곯던 시절풀떼기 곱게 갈고보드라운 보리쌀로나의 입과 배는 촉촉했었지 보리밥 마늘 풋고추쓱쓱 갈아겉절이 갓김치나물 살찌우고 미꾸라지, 칠게곱게 갈아옹골찬 내 뼈를세
바다는 오늘도묵은 사연 하나를 들려준다희미하게 아른거리는 옛이야기철썩이는 파도 위에 미련처럼 돌아앉는다 이룰 수 없던 너와 나추억 한 장 잊힌 눈물로 젖어떠나야 했던 그대의 뒷모습을나는 아직도 모래알처럼 셀 수 없이 떠올린다 잊어야 하는 마음그러나 잊을 수 없는 이름그리움 한 줌 철썩이는파도에 실어오늘도 나는 바다에 띄워 보낸다
많은 날에 걸쳐 자주 불을 껐다.나름 나의 무대를 찾으려애써 다가오며 보이거나 들리는 것은내보이듯 잘 정돈된 기성품나의 무대는 허름한 구석에일렁이는 한 줄기 바람을 품고 있다.언젠가 잃어버린 보석도 인양하고 싶어 고독할 때가 그에 가까우리라 생각하며 바람조차 숨죽인 심연의 환상 같은 기억들 언젠가는 빛 닿은 품으로 돌아오기를미련처
편백 향기 가득 찬 고요한 숲길쏟아지는 볕늬 사이 다람쥐 날고황금잉어 떼 노니는 연못에는자라 가족이 바위 타고 놀았지 수국꽃 무리에 나지막이하고픈 말 켜켜이 심어주다가하늘에서 뚝 뚝 시가 떨어진다며나의 등단을 기뻐한 너는 항암치료 중 세상 울분 황톳길에 다 내려놓고 맨발로 걷고 뛰고 다짐도 하며조각난 웃음 속에 아픔을 파묻고&nb
모든 꽃들은 다 꼿꼿하다 봄을 환하게 밝히는 것은 꽃이다 가장 아래에 붙어 있는 땅꽃도 드레스로 활보하는 저 이팝,봄날의 무법자들로 주눅듦이 없이 다 꼿꼿하다 그래서 꽃이다 너의 이름이꼿꼿을 줄여 꽃인 것이다 너는당당함의 다른 말 너는 꽃처럼 당당할 수 있나너도 꼿꼿하게 허리 펴고 가슴 펴고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