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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8 690호 내 인생의 선물

인생을 어느 만큼 살고 보니, 이제야 ‘선물’이라는 단어의 테두리가 어디까지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젊은 날의 내게 선물은 그저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대가 없이 주고받는 물건이나 행위에 불과했다. 상대를 기쁘게 하거나 관계를 돈독히 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일방적인 나눔, 그 안에는 감사와 사랑, 혹은 사과와 축하 같은 선명한 감정들이 담겨 있었다.그

  • 장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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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8 690호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주변이 산과 논밭으로 둘러싸인 외진 곳이었다. 그곳에 덩그러니 저층 아파트 16개 동이 있었다. ‘영남들국화아파트’였다. 역곡역으로 출발하는 주민 전용 버스 2대가 교통수단이었다. 신혼부부인 우리는, 그 아파트 맨 끝자락에 자리한 1동 5층 꼭대기 16평에서 삶의 둥지를 만났다.새소리로 아침을 맞이하는 날이 다반사였다. 부엌 창문을 열면 찾아오는 이 없는

  • 이순미(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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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8 690호 아기는 우리의 희망이자 미래다

살아오면서 출산에 관한 일을 수없이 보고 들었다.출산은 인간세상을 이어가는 인류의 대서사시다. 1960∼70년대만 해도 남아선호 사상이 팽배했다. 그 시절엔 출산에 따른 여성의 희비가 교차했다. 그러한 시기가 지나고 남녀평등시대가 도래하자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고 생활은 윤택해졌다. 하지만 교육문제와 주거비 상승으로 젊은이들의 결혼 기피 현상은 사회문제로 대

  • 이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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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8 690호 여름을 열다

“여름” 하고 내뱉으면 우주 만물의 에너지가 파도처럼 밀려와 내 안에 꽉 들어찬다. 온통 짙은 녹색으로 절정에 다다른 풀과 나뭇잎은 청량하다. 애벌레는 밤낮 구분 없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를 찾고 온전한 모습을 위해서 안간힘을 쏟는다. 미처 증발하지 못한 이슬은 자꾸만 꽃잎 아래로 스며들지만 문전박대를 당한다. 기다리는 벌, 나비가 아니기에 매몰차게 거절하는

  • 박명순(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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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8 690호 시간을 잇는 선물

선물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징검다리다. 주는 이의 손끝에서 받는 이의 가슴까지, 그 온기는 식지 않고 자리를 잡는다. 물건의 형상을 빌려 마음이 건너가는 가장 고요한 인사, 그것이 바로 선물이다.나이테가 선명해진다는 것은 낯익은 것들이 하나둘 조용히 내 곁을 떠나는 걸 의미한다. 그러나 가끔은 뜻밖의 연유로 내민 손길이 생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어

  • 남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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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8 690호 개똥벌레 목욕탕

자기가 밤하늘의 별인 줄 알았던 개똥벌레가 있었다. 어느 날 자기가 별이 아니라 벌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슬프고 충격적이었지만, 우주에서 날아온 별이 반딧불로 다시 태어난 거라 믿으며 ‘그래도 괜찮아, 난 빛날 테니까’라고 노래한다. <나는 반딧불>이라는 유행가 내용이다. 나도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인 줄 알았다.집 앞에는 오래된 목욕

  • 한미경(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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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8 690호 함께 걷는 시간 ——낯선 도시에서, 아이와 나란히

예순하나, 만으로는 예순이 되는 생일을 맞아 우리는 길을 떠났다.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시작점에 선다는 말처럼, 그 나이는 단순한 숫자라기보다 삶을 잠시 멈추어 되돌아보게 하는 조용한 경계선처럼 느껴졌다. 그 경계 위에서 떠난 여행은 일본 후쿠오카라는 낯선 도시에서 시작되었다.이번 여행은 조금 특별했다. 아이가 항공과 숙박을 모두 준비해 주었고, 나는 소풍

  • 신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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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8 690호 그 땅에 남은 노래

땅은 늘 노래하고 있다. 나는 그 노래를 고향의 새벽에서 들었다. 앞산에는 소나무가 가득하고, 서쪽으로 돌아 노송이 빽빽한 뒷산으로 이어진다. 앞마당의 작은 연못에서는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여명의 빛이 그를 두드릴 때 영인산 꼭대기에 붉은 빛이 스며들며 땅의 노래를 지휘한다.부지런한 텃새들은 여기저기서 교향악에 동참하고, 여명의 빛은 천천히 밝아와 그를 어

  • 정복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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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8 690호 화장실 예찬

전철을 타고 가다 점심을 먹은 것이 잘못되었는지 배가 몹시 아파, 열차에서 내려 다급하게 인상을 쓰며 화장실을 찾는다. 평소보다 작아진 듯한 표시판을 보고 급하게 화장실로 향한다. 그러나 화장실에 나보다 먼저 온 사람이 두 명이나 기다리고 있다. 그들도 나처럼 급한 표정을 지으며 서 있다. 나는 당황한 모습을 감춘 채 그들을 모른 체한다. 그러나 그 표정은

  • 이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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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8 690호 삶의 길을 찾아서

인생에서 중요한 세 가지를 철학자 고 안병욱 교수는 저서 『인생론』을 통해 “누구와 무엇을 하면서 어떻게 살 것인가?”와 같이 아주 쉽게 요약했다. 이것은 그 사람의 결혼관, 직업관, 인생관을 의미한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에 대한 철학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한데 사실 젊어서 삶의 관(觀)을 빚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떻게 나의

  • 신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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