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그리움이 가득 걸려 있습니다 비운다는 것다 내려놓는다는 것마음 하나 먹기 달렸는데 비로소 고요해진 마음 한편이 또 아려 오는 까닭은 내 울타리 안의해맑은 아이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까닭이요그 소망은 기다림조차도 무의미해진 까닭입니다 긴 침묵에서 깨어나문틈으로
- 김정순(수련)
가을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그리움이 가득 걸려 있습니다 비운다는 것다 내려놓는다는 것마음 하나 먹기 달렸는데 비로소 고요해진 마음 한편이 또 아려 오는 까닭은 내 울타리 안의해맑은 아이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까닭이요그 소망은 기다림조차도 무의미해진 까닭입니다 긴 침묵에서 깨어나문틈으로
구름의 나이가 허공을 지난다거기 앞서가던 바람도 돌아설 때남루한 시간 이야기를 허공에 풀어 놓고 길이가 끝없이 길어서감을 수 없는 시간 앞에 앉아 있는세월이 아쉽다 내려놓은 것은 지난날의 미련이지만 더러 한 조각쯤 더듬을 수 있으면 좋겠다 살아 있는 마음에 짐을 가슴에남기지 않도록 할 수 있다면철 지나 말라버린 낙엽처럼부
바람과 파도가 다듬어 놓은 갯벌과 갯골 멀리서 바라보면 온통 깊은 상처 같지만다가가 가만히 들여다보면저마다 조그맣게 숨을 나누며 살아가는 따스한 터전 내게도 드나들던 좁은 숨구멍깊은 그늘 몇 자락 살고 있었다어린 날의 아픈 상처 비밀의 골짜기그 외롭던 자리마다 수없이 드나들면방개, 논개처럼 살아내던 내 삶의 숨구멍들이었다 숨이 막
매일 아침세상이 눈을 뜨면기지개로 우주선 열고새로운 행성에 첫발을 딛는다 걸어가는 숲속엔새소리 들리고신선한 바람은 나뭇잎에 눈짓하며 지나간다 느려진 시계의 초침 소리 자동차 속도가 느리다 사람들은 밝은 표정도시는 조용하다 새로운 탈을 쓰고축제장으로 가는 군상들 중력이 낮은 발걸음이다
운동 삼아 하는 일이지만가끔은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걸어 오른다오르는 계단의 첫걸음은 하나 둘로 시작하지만이내 이야기 하나를 쓰면서 오른다곧 잊어버릴지도 모를 한 구절을현관 앞에 서면 사라져 버릴 것 같은 문장을숨 가삐 붙들며 계단을 오른다잃어버린 방향을 찾아 멈추는 5층에서구절을 꿰어보려 멈추는 10층에서애써 쓴 이야기가 솔직하지 못하다며미화하지도 말고
1980년세상의 중심에서뜨겁게 살고 싶었던 전성기온통 푸르렀던 그해, 그 거리 메아리 없는어둠 속에서몸부림치며긴 통증을견디던세월 흘러도지워지지 않는 그날의 붉은 기억 오래 전 아파트 아이들 없는 텅 빈 놀이터엔 한 줄 바람이 그네를 밀어유령 찾는 그림자 아무 일없었다는
천년을 두고 살아보고 싶었습니다비바람이 불어도 힘있어 보였습니다강풍에도 흐느적거리며 소리도 질러 보았습니다 솔잎과 줄기의 조화가 안 이루어졌습니다뿌리는 아직도 생생하지만적게 내린 눈에 잔가지가 꺾였습니다적송은 밤새도록 울었습니다하늘을 보고 땅을 보고 눈물을 많이 흘렸습니다 쌓인 눈이 녹아 떨어지는 그곳을 보았습니다 운명이라고 생각
푸르던 잎새바람 따라 흩어지고 오색 물든 들녘엔가을이 익어 간다 곱게 물든 단풍은산길을 물들이고내 마음엔 그리움 하나 조용히 머문다 서늘한 계절의숨결은 깊어만 가고 억새는 은빛 물결로 가을을 노래한다 햇살은 평화롭게 들판 위에 내려앉아 황금빛 추억처럼 따스히 출렁인다&
추석을 앞두고 동생 가족이 왔다 내 몸이 훌쩍해진 모습을 본제수씨가 손을 잡으며아이고 시숙님 몸이 이게 뭔니까눈에 눈물이 그렁해진다 재미없는 지난 몇 달 간의 일상을 나누고는 어서 가라고 내몬다아쉬운 듯 일어나며제법 두툼한 봉투를 내밀며 맛나는 것 많이 사드시란다 그렇지 이것이 하일라이트지
나만한 친구가 없을걸학교 친구는 다 집으로 갔잖아 24시간 같이 있어 준친구가 있니? 세상에 나만나만이언제나 네 곁에 있을 수 있어 큰소리 뻥뻥 다른 친구 생각할틈을 주지 않는다 YouTube가 잠자리까지 따라 들어와 꼬드긴다 내가 재미있는 얘기해줄게 더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