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이 질 때까지 살아 있어라꽃들이 둥지를 틀고 부지런히 새끼를 키울 때까지살아 길을 가거라꽃을 보며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은아직 꽃들이 나를 그리워한다는 것이다사나운 발길에 차이고 나뒹굴 때에도단 한번 뜨겁게 안아주지 못한 것은무겁게 짓누르던 짐의 무게 때문이다이제 눈물의 짐 다 내려놓는다너는 이제 나를 떠나 봄이 되어라꽃들이 질 때까지 살아 길을 걸어
- 신규철
꽃들이 질 때까지 살아 있어라꽃들이 둥지를 틀고 부지런히 새끼를 키울 때까지살아 길을 가거라꽃을 보며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은아직 꽃들이 나를 그리워한다는 것이다사나운 발길에 차이고 나뒹굴 때에도단 한번 뜨겁게 안아주지 못한 것은무겁게 짓누르던 짐의 무게 때문이다이제 눈물의 짐 다 내려놓는다너는 이제 나를 떠나 봄이 되어라꽃들이 질 때까지 살아 길을 걸어
머리카락 틈새로 들어오는 환한 빛줄기 가슴 설레인다 사월 훈풍 속삭임 속에피어나는목련꽃 하얀 미소이건만 가물거리는 지난날긴머리소녀달빛 새어드는 봉창 아래서 낭만에 취해 울먹이던 모습이 흰 꽃잎 흔들리는 속으로 애증어린 세월피안의 늪속으로 보내고파 비바람 걸머지고 오면 아리따운 그모습고이
신비한 기운이 감돕니다오랜 탐라의 향취입니다신들의 정원에 떠다니는귤림의 추색 정령입니다찰랑찰랑 황금물결 치면주렁주렁 꿈도 영급니다아름답게 물든 가을색에바람 소리가 노랗습니다숨결 소리도 노랗습니다이 땅의 귤꽃향기입니다.
산골 마당 퍼진 햇살 아래소쿠리 가득 따온 나물을 펼쳐 놓는다 아기손같이 보들한 오가피 다섯 잎손에 가시가 박히는 줄도 모르고 살살 떼어낸다어떤 것은 가시에 찔려도 모를 만큼 소중한 것이 있다 둥근 머위대는 툭툭 꺾어 담는다딸 때도 수월하더니 끝까지 풍성하다호박잎처럼 동그라니 쌈으로 먹는다사는 날들도 이렇게 둥글었으면 낮게 엎드려
올레길이 설렌다.이미 저만치 달려가 있다고래를 닮았다는 마라도까만 절벽에 풍경이 묻어 있다 걸으면 생의 힘을 얻는 길한 편의 시가 보인다는 길바다가 유난히도 검 녹색이다.하얀 포말이 까만 모래 위를 애무하곤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는 듯물속으로 숨어들고절벽을 때리며심술부리는 파도를 누가 말려 마라도는물속으로 이어진 어마어마한 협곡이 있어&nb
바람결에 날려온 꽃잎 하나어느 시인이 흘려준 노랫말인가내 귓전을 적시는 멜로디는잃어버린 영혼을 깨우네 다소곳 음율 몸 맡기고 아련한 빛깔 들추니숨었던 미련 속 창 열려 망설였던 지난날의 입김 아쉬움으로 가득 채우니 묻지 않아도 대답하네 영원히 간직하겠노라고.
우리나라 삼천리산은 웅자하고강은 넓고 길어 오랜 옛날부터불려오던 이름인데 지키지 못하더니 국력 배양하자비로소 보살펴줘 이제 강산이 살아나 백두에서 지리까지 자랑스러운 강산 꿈은 이뤘지만 북녘 땅 아직도 언제나 가볼런가 희망은 이뤄지리라
솔가지 잘린 자리에 부릅뜬 눈총 태양열에 달궈지는 솔개의 부리날마주치는 섬광에 표적을 놓친다 빗나간 도끼날에 얼키설키 간솔 지상에 추스른 옹이의 힘살은검붉은 연기에 불꽃을 더한다 솔수염하늘소에 속살마저 내어주고 그 향기로 잿빛 하늘 씻어질까 뭉개진 씨줄은 하늘 날줄도 모른 뻘건 눈의 장작개비솔장
높이 날아오르다가 활처럼 휘어진 푸른 등허리 뛰어오르는 순간 사라졌을 것이다화석이 되어 웅크린 채 실종된 잠멸치가 눈을 하얗게 뜨고 밤으로 걸어 들어왔다 앙상하게 마른 놈 통통하게 찐 놈 활처럼 휘어진 놈아가미는 잠자리 날개처럼 버쩍 말라붙어 있고 은빛 모래처럼 번쩍이는 옆구리는 물속보다 더 빛났다뭔가를 말하려고 입이 움직였으나 말소리가 들리지 않
원초적 본능이관능의 몸짓으로 한데 엉켜 미처 정제되지 못한숨가쁜 희열의 언어를쏟아내는 액정화면 숨소리 조차 죽여가며그 속으로빨려 들어가는야릇하고 비밀스런 저 눈빛들 저마다의 심장에 꽂히는큐피트의 화살이마침내 에덴의 숲에 꽂힐 때 활을 메고 비상하던 에로스 날개를 접고 내려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