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_ 법우(50대 중반. 충청도 말씨. 파계승. 한쪽 팔이 없는 그다지 밝지 않은 과묵한 성격)|지법(40대 후반. 서울 말씨. 스님. 법우의 이복동생. 계율대로 살아가고자 하는 정돈되고 꼼꼼한 성격)때_ 현대곳_ 초암무대_ 이 연극의 무대는 초암 내부이다. 다시 말해서 허름하게 지어진 작은 암자라고 할 수 있다. 무대 뒷쪽은 벽면으로서 회칠이 군데군
- 김영근
등장인물_ 법우(50대 중반. 충청도 말씨. 파계승. 한쪽 팔이 없는 그다지 밝지 않은 과묵한 성격)|지법(40대 후반. 서울 말씨. 스님. 법우의 이복동생. 계율대로 살아가고자 하는 정돈되고 꼼꼼한 성격)때_ 현대곳_ 초암무대_ 이 연극의 무대는 초암 내부이다. 다시 말해서 허름하게 지어진 작은 암자라고 할 수 있다. 무대 뒷쪽은 벽면으로서 회칠이 군데군
1. 들어가며이 글은 2013년 7월에 「한국 대표 명시선 100」의 하나로 발간된 김종철 시인(1947-2014)의 자선 시선집 『못 박는 사람』(2013, 시인생각)에 실린 ‘못’에 관련된 시를, 분석심리학(Analytical Psychology)의 시각으로 읽은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평생 ‘못’에 관한 많은 시를 썼지만, 시인 자신이 그중에서 골라
쿵, 쿵, 쿵!마치 산이 무거운 몸을 끌고 오는 듯이 느릿느릿하면서도 커다란 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까이 다가왔어요.나는 숨을 훅, 삼키며 책상 밑으로 들어가 몸을 웅크렸어요. 숨 죽인 어둠 속에서 잔뜩 긴장한 채, 내 귀는 토끼 귀처럼 쫑긋거렸어요. 쿠웅! 발자국 소리가 멈추더니 달빛 가득한 창문 위로 커다란 그림자가 산처럼 불쑥 솟아올랐어요.잠시
동동동 떨어져물무늬를 그린다 꽃잎에풀잎에 비 맞은 꽃들이 세수를 하고 있다 동동동 떨어져물 메아리 그린다 내 얼굴에내 마음에 친구와 싸웠던내 미움이도르륵 씻기고 있다
눈 내리네. 함박눈이 내리네.안개꽃 같은 꽃눈하늘 가득 흩날리네. 먼 길 흩날려와아리따운 신부 볼에 닿았다간 반짝 눈물 되어 스러질 한 잎 꽃눈. 뭉치면 달라지지.똘똘 뭉친 눈덩이는 눈싸움 무기 고드름도 덩달아 찌를 기세지. 얼음, 눈덩이 꽁꽁 쌓으면 맹추위도 피할 수 있는 이글루 얼음집 돼.&
연꽃이어쩌면 그렇게아름다운지 아니? 진흙에서 핀연꽃더러운 자국 남을까 봐 연밥이물을 뿜어 다시씻어주고 있기 때문이지 연밥 샤워기하나우리 집에도 있었으면…
엄마의 따스한 손숲속 노래를 실어내는 도랑물어둠을 밝히는해님과 달님 별님들까지 그윽한 향을 내어주는 꽃맑고 푸른 하늘넓은 바다 노래까지닮고 싶어요. 땀방울 닦아주는 바람가뭄에 내리는 소나기까지 새들의 고운 노래나비들의 춤방글방글 웃음꽃 피우는 아가의 모습 닮고 싶은 게 많고 많아요.
장독대의 시간 속에곰삭은 숨결로 피어나너와 나, 세대를 잇는전통 장의 온기가뚝배기 웃음에 실려밥상에 머물렀네 고집처럼 완고한기다림의 미학이몸과 마음 이끌어흉금을 허무라네투박한 엄니 손끝이 빚은 맵짠 맛, 농익은 향기여
햇빛에 데인 듯이 붉어 가는 살결이그 속내 다 감춘 채 서늘한 숨 고른다덜 익어 반듯한 슬픔 퍼렇게 눌러앉아 이제나저제나 덩그러니 맞닿은 공기 속에 혼자 웃고 혼자 그쳐 더 깊어진 안을 본다 누구도 듣지 못한 척 어둠을 밟고 있는 묵은 말 몇 조각이 천천히 물이 되고조금씩 누군가의 단내 따라 후숙 중침묵은 완숙으로 가서
잃은 것일까, 버려진 것일까식은 장갑 한 짝 너는 나의 빈 손 나는 너의 그림자 뒤쫓아 나를 찾지만 끝내 닿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