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번 구겨지고 나서야제대로 된 기둥 세울 수 있을까 검은 뼈들이 수북이 쌓인 것처럼한 형태로 오르지 못한 획들이몸을 잔뜩 구부리고 있다 종이의 입술이 낙서라고 말한다 부서진 선의 집착을 내려놓은 나는 자유로운 얼룩이라고 변명한다 찌그러진 주름 사이에빗나간 선들은차마 뱉지 못한 기침처럼 남아 있다 버려
- 태라
수천 번 구겨지고 나서야제대로 된 기둥 세울 수 있을까 검은 뼈들이 수북이 쌓인 것처럼한 형태로 오르지 못한 획들이몸을 잔뜩 구부리고 있다 종이의 입술이 낙서라고 말한다 부서진 선의 집착을 내려놓은 나는 자유로운 얼룩이라고 변명한다 찌그러진 주름 사이에빗나간 선들은차마 뱉지 못한 기침처럼 남아 있다 버려
긴 시간 달려와해 질 무렵 만난 거제 봄 바다출렁이는 파도 소리바다가 성큼 거실로 들어와 반긴다 점점이 모여 선 섬과 섬붉은 노을 스며들어 잔잔하게 일렁인다 여명이 밝아 오기 전힘차게 어선들 출항 소리 들려오고 뒤척이는 새벽 잠 밀어낸다철썩철썩 바다는 다시 하루를 시작하고 해변가 산책길 반짝이는 물결청량한 새벽 공기 심호
시 한 줄 건지려밤의 어둠을 태운다 마음이 아프지 않으면노래가 되지 않더라 가슴을 찢어종이 위에 눕히면그제야 한 줄살아 움직인다 쓰지 않으면내가 사라질 것 같아오늘도 나는내 심장을 불 속에 던진다 나는 죽지 않는다 내 시가누군가의 가슴속에서 조용히 울고 있다면 나는 죽지 않는다 어느 외
어둠은 햇볕 속에서 그림자를 그리고밝음은 어둠 속에서 점을 찍는다 밥맛도 모르는 숟가락으로 간을 보고기역니은도 모르는 안경을 끼고 신문을 본다레일 위에 갇혀 있는 기차를 타고 세상 어디든 간다 하고 홀로 서지도 못하는 지팡이에 기대어 인생을 산다이 세상 어느 곳도 가보지 못한 이정표에게 길을 묻고 걷지도 못하는 신발을 신고 뛰고
달리는 차창 밖 풍경처럼휙휙 지나온 시절날씨가한파주의 겨울밤이었다고나만의 기상캐스터가 중간보도하네 설마…푸른 바다 건너온복사꽃 벙글던 해맑은 햇살 내게인들 그닥 인색했으랴 저장된 날씨를 곰곰 검색해 연분홍빛 고기압을 더러 찾았네 찾아낸 고기압과검은 차창에 내 얼굴만 비치던 겨울밤을믹스커피처럼 잘 섞으니&
기억은 뿌연 안개 속에 머물러 있고물살 가르며 유영하던심연의 바다아마 그곳이 고향이었던 거 같애 지느러미 춤사위로 물살 가르다가 하늘이 바다인 줄 알고 뛰어올라 손 뻗어 봤지별이 같고 싶어서 염장해서 겉보리 단지 속에 묻힐 때그때 알았지있어야 할 곳은바다라는 것을 욕망을 쫓던 육신은 찢기어져 흔적이 없고 빈 접시
하늘과 맞닿은나뭇끝 잎사귀의 신록은젊은 날 열정적꿈 안의 시절이어라 가슴 저리도록청춘의 정열로꿈을 키우고마음을 태우며 싱그러운 초록빛나뭇끝 잎사귀를바라보던 날 봄꽃들의 진한 향기가시리도록 코끝에와 닿던 기억은 지금도 나를나뭇끝 잎사귀에 벅찬 감동으로 머무르게 함이더라
그녀는 25분을 5시로 읽는다“큰애야 밥 주라, 약 먹고 저녁밥 먹을란다”은빛 이슬에 세수를 하고고마운 아침 햇살 한 줌 주워 먹는다 몇 해 전, 미운님 먼 길 떠나보낸 후기억은 구멍이 뚫리고 단단했던 추억은 말랑해졌다사랑도 죄라고, 용서할 수 있는 죄라고조팝꽃 같은 그녀의 머리카락에 땅빛 세월이 물든다 “예쁘다, 예쁘게도 생겼다”당신이
소리없이 밤새 내린 단비 온 대지 촉촉히 파고들어 생명 불꽃 피어 오른다 메말랐던 나뭇가지 새 생명 잉태하고 몽실몽실 꽃 봉우리 어느새 활짝 피워 겨우내 움추렸던 가슴 설렘으로 다가선다 손끝 저리게 매서운 한파 담담히 이겨내고 저리도 담대하게 
현무암 숨결로 쌓여진제주 바람은 조용히 스치며낮고 검은 돌 틈으로억새 한 올 하루를 붙든다 막지 않았기에 무너지지 않고 맞서지 않았기에 오래 서 있는 담 파도 소리 밀려오면짧은 그림자를 눕힌다 바다는 낮게 숨 쉬고하늘은 구름을 풀어 헤치면 담은 벽이 아니라바람을 쉬게 하는 어깨 손바닥만 한 밭을 감싸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