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맵

2026.5 687호 이것은 내가 아니다

세정제를 뿌려 닦는다돋보기를 찾아 걸친다복숭앗빛 얼굴, 어깨를 넘실거리던 머리채는 그 속에서 익사한 지 오래주름 잡힌 물결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이 은도끼같이 떠오르고 훑고 지나가는 바람의 가닥 예배 갈 때 쳐다본다빗질한 누군가가 보인다약속에 나갈 때 바라다본다분칠한 누군가가 보인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허무를 폭로하고정직하다고

  • 이현숙(광주)
북마크
11
2026.5 687호 의상대 소나무, 마음의 해를 낚다

어둠 굽이진 의상대 벼랑 끝천 년 풍파 온몸으로 견뎌온 소나무옹이진 가지마다 간절한 팔 뻗어새벽의 푸른 옷자락 붙들고 있네 동해는 차가운 은빛 이불 걷어 올리고파도마다 흰 갈기 세운 붉은 말 달려오니 병오년(丙午年) 첫 태양, 그 뜨거운 심장수평선 너머로 거침없이 솟구치네 소나무 가지 사이 낚아 올린 저 황금빛 세상 단숨

  • 류성춘
북마크
11
2026.5 687호 나는 아버지다

너희들을 만나 아버지가 되었고자라는 모습을 보며 행복에 겨워 바람이 불면 바람을 막아주고 비 오는 날엔 우산이 되고 뜨거운 태양 아래서는 그늘이 되어주겠다고스스로 다짐한 약속 지키지도 못한 채 세월만 흘렀다 푸르던 젊은 날내가 그리던 꿈도 욕망도 이상을 향한 열정도이래저래 허둥대다 가슴에 묻고 살아온 세월그 얼마이던가 아

  • 김진중(하남)
북마크
10
2026.5 687호 박물관은 사유한다

저 캄캄한 밤하늘에 푸른 점 하나 지구 행성으로보이저 2호 통신이 아직도 살아 너른 요동벌판으로검은 일점이 클로즈업 되어 다가온다 영혼이 젊은 위상은 메마른 평원에거친 말발굽 기둥삼아 돌비석이 하늘을 괴고각색된 유리지붕에 들어 앉아국강상광개토경 평안호태왕비國岡上廣開土境 平安好太王碑너른 세상으로 나올 채비를 염원한다 런던 대영박물관 로제타스

  • 조영래
북마크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