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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1 693호 내 안에 적이 있다

칠흑 같은 어둠이 의식을 덮치고꿈의 국경을 넘어서는 순간정체 모를 놈이 달려들었다.내 생의 소중한 것들을 앗아가려검은 그림자가 숨통을 조여 왔다. 나는 필사적으로 그놈의 손목을 낚아챘다 놓치면 죽는다는 일념으로뼈가 으스러지도록 움켜쥐고 버텼다 놈은 비명을 지르며 뿌리치려 했고나는 온 힘을 다해 그 악력을 견뎌냈다. 사투의

  • 조화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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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1 693호 고불매, 향운 한 점 남아서——전남 장성 백양사에서

다리 너머 건너지 않을래요굽이치는 냇물이 그윽한향기랑 물거품으로 부풀어 튀네요 암울한 때 불러들이네요어둑한 뒷방,밤에만 호롱불 켜던 때햇살 핀 날은논밭에 나가서 몰랐네요 먹장구름에 방 안은 잠겼다가도치는 빗발이 튕겨낸 하얀 빛살 배어나고 문살에 어리는 밝음 속에서큰 글씨가 뿌리털처럼 번지며 더듬듯 읽어내던 그때 불러내네요

  • 김옥중(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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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1 693호 빗소리

새벽 3시가 지난 시간누군가 두두두두조심스럽게 창을 두드리는 소리, 설마이 시간에 누가 찾아올까,잠을 청하는데 시간이 지나갈수록 다급하게러닝머신을 타는 젊은 발걸음처럼, 후드득 완연한 정체를 드러내는이제 제법 장단까지 맞춰 가며쏟아지는 저 빗소리 뉴스 시간마다 보여주는타들어 가는 논밭식수까지 위협을 받는다는 한숨의남쪽 지역 주민들

  • 신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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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1 693호 휴식의 선물

서 있는 것보다는 앉는 것이 편하다.앉는 것보다는 눕는 것이 더 편하다.그러니까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는등을 붙이고 눕는 것이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누워 하룻밤을 푹 쉬고 나면새 힘이 솟는다.그러니까 가장 편안한 자세에서힘이 솟아나는 것이어서우리가 누워 영영 깨어나지 않으면엄청난 힘이 축적되는 것이다. 그래서 죽으면 축적된 힘으로영혼이

  • 김종(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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