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골집엔 긴 싸릿대로 엮은 사립문짝 열고 들어가면마당 한쪽엔 싸리 빗자루 졸고 있고받쳐 놓은 지게의 싸릿가지 바지게엔 땔감용 싸리 서너 단 들어있었다 지붕에 펼쳐 놓은 싸리 채반 위에서 빨간 고추는 마르고뜨락의 싸리 광주리엔 갓 따온 옥수수가 들어 있었으며부엌 바닥에 있는 싸리 소쿠리에는 저녁 땟거리 감자가 굴렀다 마루 천장에 매달아
- 유유
옛 시골집엔 긴 싸릿대로 엮은 사립문짝 열고 들어가면마당 한쪽엔 싸리 빗자루 졸고 있고받쳐 놓은 지게의 싸릿가지 바지게엔 땔감용 싸리 서너 단 들어있었다 지붕에 펼쳐 놓은 싸리 채반 위에서 빨간 고추는 마르고뜨락의 싸리 광주리엔 갓 따온 옥수수가 들어 있었으며부엌 바닥에 있는 싸리 소쿠리에는 저녁 땟거리 감자가 굴렀다 마루 천장에 매달아
민둥산, 갖은 이유로 베어내는 것도 모자라 뿌리까지 캐내어 어린 초등학생들에게까지 숙제를 내주어 학교로 가져오게 했던 관솔 뻘건 황토 옷을 입고 있는 산 산 산 산 여름이면 장마에 토사가 흘러내려산사태가 마을을 덮치고 개울을 메워농지로 흘러든 황토는 농부의 가슴을 찢고 굶주림에 허덕이는 농민들은 망연자실 
아무도 모른다그저 메아리처럼 들리다가멀어져 가도 그뿐인 것만 같은 무덤덤한 소리다 소음의 공해 속에살다 보니 이제 어지간한소리쯤은 귀 막고 살지 않아도 이력이 나서 괜찮을 법하다 소리에 날개가 달려날아가다 맞닥뜨린 절벽에 부딪쳐 무참히 깨지는 아픔의 소리조차 그저 그러려니 여긴다 지난날 동병상련
핸드드립 커피 한잔 내립니다이렇게 바람 부는 날에는파나마 게이샤가 좋습니다야생화 피어나는 언덕을 오르면카리브해 에메랄드 바다가 펼쳐지고 비밀의 화원을 만날지도 모릅니다 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습니다갈 길 잃은 작은 소년처럼창백한 얼굴이 되어빛이 들지 않는 마음속 작은 방사랑은 혼자 쪼그리고 앉아 있습니다 가끔은 잊혀지는 사람으로 살
청계산 사랑하기에나 여기 왔다 불러주지 않았어도또찾아왔다 덩실덩실 춤추며돌문바위 돌고 돌아쉼없이 오른다 매봉 표지석 기운 받고삶의 활력으로 승화시킨다.
마당에가을 달빛이 내리니바이올린, 첼로를 든 풀벌레가 연주를 시작한다 창문을 여니반딧불이가 연주곡에 맞춰깜박깜박 꼬리춤을 공중에 그린다 파란불 신호등정지 신호가 없는 밤하늘에나는 악기 없이 휘파람만 내내 불었다
보십시오. 저 빈집들을 확인 사살하려는 포크레인을, 무장 해제당한 침묵들이 비가 오기 전 피난하는 개미 떼의 행렬로 변하는 걸, 퇴락한 골목길 밤을 밝혔을 전주에 붙은 알전구가 한때 무수히 적멸했을 부나방 그림자를 데리고 세상 끝 바닥에 떨어져 깨어지는 소리를 포크레인의 배경으로 서서 나뭇잎 하나 피었다 지는 시간만으로 허공을 높이 기어 오른 건너편 아파트
기세등등천년만년 살아갈 듯한인생길 육십갑자 한 바퀴 돌고 나면고장 난 벽시계처럼시간이 멈추기 전에리모델링이 필요한가 보다 인생은 늘배배 꼬아서 만든엿가락처럼달콤함이야 있겠지만구멍 숭숭 뚫린지난날을 되돌아 회상하면뼛속 깊이 한기가 몰아친다 고장 난 레코드판에뒤엉켜 늘어진 테이프의노랫가락처럼웅성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때로는너울
세상의 끝에서하루의 끝에서이별의 끝에서날짐승 같은 소리를 낸다. 바라본들느껴본들지나가 버린들 비로소그리고마침내내 고백은무언으로 남을 것
우리가 언제 함께였던가올 때도 울며 홀로 왔고살면서 울음 삼키며 홀로 해결하였고가면서 말 못하고 눈물지으며 홀로 갈 텐데 그 누구에게 마음 열 수 있을까홀로 가는 길단단한 마음만이 친구라그 길에 다칠 일은 없어마음만 단단히 먹으면마음이 문이 된다누군가 알아주는 사람 있으면그를 따라가면 되고그때마다 맡은 배역 통과하면다음 길로 가는 길 이어져울음 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