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된 바람 한 잎창가에 서성이면일어서 맞이하는겸허한 몸짓이다.하루의 소중한 일상다가오는 설레임. 숨은 기운 다잡으며움직이는 보람 속과거를 돌아보아미래를 다짐하고자사는 법 밝히며 간다새 등불을 켜고서.
- 김길순
정제된 바람 한 잎창가에 서성이면일어서 맞이하는겸허한 몸짓이다.하루의 소중한 일상다가오는 설레임. 숨은 기운 다잡으며움직이는 보람 속과거를 돌아보아미래를 다짐하고자사는 법 밝히며 간다새 등불을 켜고서.
내려다본다스러져 가는 것들 사이내 뿌리의 대부분은 천둥벌거숭이로바위틈에 반쯤 걸치고 있다 어디인지차가운 구름 끝나는 곳에따뜻한 바람이 불고 있단다때리는 파도 끝에비 나리면 부푸는 땅이 있단다 고개를 든다에리는 바람보다날카롭게 나를 살리는 온기가 있다그 희미한 것이 꺾일 듯 흔들리는 나를 붙잡는다 산등성이 끝눈을 감아도 선명하게 울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이 꽃이라는데,목련꽃 장미꽃 백합꽃 등, 꽃이라는 이름표를 달지 않는 꽃도 많다 봄의 입김에 살짝 고개를 내민 새싹도, 대지 위를 알랑거리는 아지랑이도초원을 뛰어노는 토끼도 꽃이다 옹달샘에서 보글보글 솟아오르는 물방울도 꽃이고 폭포 위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도 꽃이다밀물과 썰물을 안고 사는 섬도
중고서점에 갔어요그곳은 지나간 시간이 돌아와 있었지요빛바랜 책 속에서눅눅한 시간의 딱정벌레가 기어 나왔어요딱정벌레에 이끌려 그곳을 찾는지 모릅니다인스턴트 음식으로는 허기를 채우지 못합니다 읽지도 않을 책을 삽니다 배가 고프기 때문이지요 침묵이 환하게 문을 여는 때도 있습니다 고양이의 우아함과 영묘함을 사랑한다던나의 아버지말을 하지
무명(無名)태허 우주설계개벽(開闢) 알(○)태초 하늘 사막 소리 듣는다. 허정(虛靜)하늘 숨결 되새긴모래알 바람소리온몸 품는 성자(聖者)로 선다. 광야(曠野) 모래언덕두 성소(聖所)메카(Mecca)와 메디나(Medina)수호자 쌀만 빈 압둘아지즈(Salman bin Abdulaziz). 여명(黎明)천명(天命) 아잔(Ajahn) 소
매일 밤 꿈속에서낯선 거실 한구석에 웅크린다. 몸을 둥글게 말고 앉은 그림자는 묵은 시간처럼 무겁고굼벵이처럼 느리게 숨을 쉰다. 커튼 사이로 불빛이 스며들고 내 그림자는 벽 속으로 사라진다. 어둠 속에 가라앉은 몸,움직이지 않던 손끝이저혈당처럼 흔들린다. 배고파, 어지러워.중얼거리며 눈을 뜨면냉장고 문이
여우 꼬리처럼 길게 늘어트린 햇빛이집주인 허락도 없이 아파트 베란다로 기어 들어와 봄까지 지내겠다고 거실 깊숙이 누워 버렸다 인정머리 없이 불어닥친 한파가 얼마나 미웠던지나도 한기를 달래기 위해 햇살이 몰래 들어와도 모르는 척했다 꽃대는 며칠 동안 햇살을 안고 자다 보니 젖몸살을 시작했다 창문 쪽으로 반대 방향으로 옆으로
땅만 보며 달려온고단하고 지친 나의 인생길지나온 시간 모두가 헛된 삶은아니라고 오늘도 자부하며 산다. 기억조차 더 흐려지기 전에오래 간직하며 남겨야 할 사랑과 버려야 할 미움들을 골라내고헛된 욕망의 잔재 털어버려야겠다. 하얀 길 위에 이정표 앞에길 묻는 초라한 늙은 모습을 보며 이젠 체념 글자에도 익숙해져 간다. 
귀 후비기를 한다 욕망과 불신, 분노와 슬픔 물 속에 잠기듯 세상의 일과 격리될 때기도하듯 귀를 후빈다 귓속 어딘가에 뿌리내리고 있을 귀지 -지혜로운 이는 귀를 밝히나니… 귀를 비운다는 것은소리의 창을 열어두는 일 잘못 새긴 막막함으로 마음 상할 때삶의 덧없음으로 슬픔이 고일 때&nbs
늘 푸르던 소나무솔잎 단풍 도로변에 카펫을 펼쳐 놓았다선선한 바람이 솔솔 불어온다가을을 노래하자고 자연이 선물한 황토색 솔잎 카펫새 신부처럼 살포시 걷고 있다발바닥 느낌 뽀송뽀송 자극이 온다자연 향수 솔향기에 잊고 있던 고향 친구 날 찾아온 듯 가슴이 벅차오른다가을 준비 없는 손에 낙엽 한 잎 들고서어여쁜 작은 새 눈에 이슬이 고여 온다신호등을 건너기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