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아들이꼬부라진 혀로삶이 고달프다중얼거린다 그래 산다는 건외롭고 힘든 거야패배와 승리가슬픔과 기쁨이괴로움과 즐거움이파도처럼 무한 반복하지 끝이 없는 동굴은 없어끝이 있는 터널이 있을 뿐이지 산은 첩첩하고물은 겹겹이라길이 없나 했더니버드나무 우거지고꽃 만발한 마을이 또 있지*마지막 연은 남송 시인 육유(陸游)의 시구중 산중수복의무
- 조승관
둘째아들이꼬부라진 혀로삶이 고달프다중얼거린다 그래 산다는 건외롭고 힘든 거야패배와 승리가슬픔과 기쁨이괴로움과 즐거움이파도처럼 무한 반복하지 끝이 없는 동굴은 없어끝이 있는 터널이 있을 뿐이지 산은 첩첩하고물은 겹겹이라길이 없나 했더니버드나무 우거지고꽃 만발한 마을이 또 있지*마지막 연은 남송 시인 육유(陸游)의 시구중 산중수복의무
잿빛 구름 부스스 내려앉는나지막한 산언덕맨발의 햇살마저 저만치 물러선다 죽은 듯 엎드린 나무칼바람에 흩날리며 갈기 세운 우듬지 빗질조차 못한 엉클어진 시(詩)다 마른 가지 끝에서 허둥대며바스락거리는 낱말들나뒹구는 시어들을 모아행간에 온기를 채운다 숲을 떠나지 못한 새들은연과 연 사이를 날아다니며은유를 노래한다 땅
완도에는 밤이 없다멀리 나갔던 배도 돌아오고 높이 날던 갈매기도 내리고종일 출렁이던 파도도 잠잠해졌어도 하늘과 땅 뭇빛들이 어둠을 쫓아내고 그새 환한 새벽을 끌어오고 있다 그 옛날벌써 참 많은 시간이 흘렀어그때도 이곳엔 밤이 없었지하늘과 바다, 땅에서조차온통 불빛이 환하게 춤을 추었고우린 그 속에 하나의 빛이 되었지&nb
깊고도 드높은 산그 이름 지리산이여 하늘과 맞닿아 세월을 견디고 뿌리 깊이 대지를 껴안았네 천왕봉에 해 솟아오르면침묵의 골짜기 다시 깨어나 흘러간 이야기 들려주네 피 맺힌 역사가 잠들고외로운 발걸음도 스며들어 바람에 실려 능선 따라 달리네 수많은 생명을 말없이 품고 흐르는물, 소리 없이
빗물보다 천둥·번개가커다란 내를 먼저 건너 한참을 서성이다먹구름 속으로 숨어든다 굵은 빗소리를 떠안고터지도록 불어난 작은 도랑 혼자서는 감당하기 버거운지 참았던 눈물이 터져 넘친다 눈썹이 예쁜 파란 눈동자의 가냘픈 달개비꽃휩쓸고 지나가는 흙탕물 속에 파란 꿈도 둥둥 떠내려간다
어둠은 검은 것만은 아니다하얗게 부서지는 그림자도 있다 가장 밝은 자리에서가장 오래 잃었다 무채색 마음속에묵음으로 자라는 말이 있다잊히는 것들은 항상 흰색에 가깝다 그림자는 빛의 반대편이 아니라 기억의 농도다당신이 남긴 말의 가장자리에서 나는 자주 투명해졌다 몸이 뒤틀리면감정도 음영을 바꾼다내가 뒤늦게
모란이 그려진오동꽃색 비단 보자기였다고슴도치 같았던 당신의 생을멀리 여행이라도 떠날듯곱게 매듭 지어 싸놓았구나 등골 휘어지던 삶이 속을 휘저었을 텐데 무릎에 도리깨 소리 나던 그 시절꼬깃꼬깃 죽음을 장만해 놓았다니 이곳저곳 사람 냄새 피우며북적대던 그때에 갇혀서얼마나 오목가슴 시려웠을까 천기누설이라도 될까 봐꼭꼭 묶어 깊
엄동설한 찬바람에 짓눌린영혼의 해빙처럼대지가 뿜어내는 약동달콤한 바람에 꽃잎이 자욱하다. 가끔 춘설이 흩날리더라도심장에 휘감기듯봄이 온다. 더 짙을 수 없는 초록에 백색으로 작열하는 태양에 눈이 부시는 윤슬로여름이 흐른다.순수의 열정과미지의 눈망울이이리저리 정처가 없다. 모든 것이절정으로 치닫는 때 후일
금강물 굽이굽이 유유히 흐르던 곳강 건너 백양나무숲 금빛 모래밭넓디넓게 펼쳐 놓은 끝없는 자갈밭수없이 많은 인걸 발자국 그려두고 까마득히 먼 날들 상기하며 그리네태어나 나를 키운 두메나 산골 함티선대부터 부모님 오라버니 계신 곳한 말씀 할 법도 하온데 고요한 침묵만 흐른다 선산의 푸른 송은 변함이 없건만은이 몸이 살아서나 열심히 찾아올까죽
하늘을 휘날리는 푸른 휘파람 소리주민들의 귓가를 맴도는 하얀 빗소리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하늘 아래서괜한 슬픔으로 흉터를 지웠다 파도에 어울린 검은 밤하늘 소리물고기들을 울리는 빨간 달 소리따뜻함을 추구하는 땅 위에서괜한 슬픔으로 흉터를 지웠다 심장을 울리는 팔꿈치의 노크가시퍼런 혈관을 타고 머리에 울리고이빨을 보이는 마지막의 맹수는하늘을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