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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9 76호 시(詩)집과 시(媤)집

2023년, 이제 준비해 온 첫 시집을 내볼까 하고 시를 하나씩 정리하는데 장성한 큰딸이 상견례날을 잡았다 하여 그만 접어두게 되었다. 이듬해 이제는 시집을 낼까 하였는데 둘째딸이 기다렸다는 듯이 11년 사귄 남자친구와 결혼을 한다 하여 또 멈추게 되었다2025년 새해 아침! 남자친구가 있는 막내딸을 앉혀 놓고 올해 결혼할 계획이 있느냐고 물어보니 웬 시집

  • 손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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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9 76호 어머니의 가을

세월의 무게에수평선으로 기우신 어머니505호실 어머니의 배는움직이지 않고 정박해 있습니다 할 말이 많아 말을 잃으신 어머니 귓가에 전한 사랑의 메시지메아리 되어 파도칩니다 추억 속의 어머니를 불러내어함께 웃고 거닐어 봅니다그날 버스에서 내릴 때팔 내밀어 손잡아 주는 나에게답삭 안기셨죠 낙엽은 어머니를 위해 더욱 붉고&nb

  • 김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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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9 76호 홀연히 홀씨처럼

겹겹 본뜬 삶의 치수는 어떤 모양의 도형입니까 마름모꼴로 잘려버린 생의 깊이는어느 쪽에서 보아도 사각형입니다. 구간마다 쏟아지는 소나기를 피하지 못해 꿀꺽꿀꺽 삼켜야 했던 그때는눈물이 넘칠 것만 같아고무패킹 마개로 채워야 했습니다 굴피천 물억새에게는 짜디짠 눈물흘러들지 않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원미산에 오를 때마다

  • 심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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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9 76호 아파트 이야기 ——그때는 그랬다

개발연대의 광풍 속에서 우후죽순처럼아파트가 생겨날 즈음 전철 3호선을사이에 두고 한강을 건너서는 초입에건설되어 강남의 상징으로그리고 강남의 중심으로자리매김했던 그 아파트당시엔 고관대작들의 ‘진상품’으로서민들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고하기야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으면나는 새도 떨어뜨린다고 소문난 현직을그 아파트와 바꾼 친구도 있었으니까?가벼운 눈인사로 지나가는

  • 정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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