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랑이 따라 달리며 종달새 함께 날던앞 시냇물 소리 내어 꿈속을 흐르며염소 떼 몰고 오던 저녁 논 메시던 아버지 천수답 논 모내기 위해 둠벙물 퍼 올리시네 한 두레, 두 두레, 어느 새끼 백 두레두레질하시며 사백 두레, 오백 두레 어느 새끼 부모님 힘든 두레질도 장단을 맞추시며지금도 꿈결에 들려오는 부모님 두레질 소리
- 김홍섭(김포)
아지랑이 따라 달리며 종달새 함께 날던앞 시냇물 소리 내어 꿈속을 흐르며염소 떼 몰고 오던 저녁 논 메시던 아버지 천수답 논 모내기 위해 둠벙물 퍼 올리시네 한 두레, 두 두레, 어느 새끼 백 두레두레질하시며 사백 두레, 오백 두레 어느 새끼 부모님 힘든 두레질도 장단을 맞추시며지금도 꿈결에 들려오는 부모님 두레질 소리
어렸을 때누나가 백과사전 사던 날사은품으로 받아온 쌍안경 호기심에서 분해했다가다시 맞춰 놓질 못했다 참 좋은 쌍안경이었다고가족 모두 아쉬워했다 어른이 된 후쌍안경만으로도 별 관측이 가능해서 천체망원경 살 필요가 없다는 얘기를 외국 사는 친구에게서 들은 그날 꿈을 꾸었다별나라 공주님께서 우시고 계셨다&nb
깜깜한 것이 밤뿐인가 강변길 깜빡이는 가로등 밑으로 하루가 사라지고 있다 서소문 고가차도 아래서차를 마시고 일기를 쓰고산책도 한다 고개 숙인 풀꽃마다맺힌 이슬은낮의 소란인가 평안인가 CHANNEL 가방에 이름을 감춘 다양한 명품처럼 내일도색색의 사람과 만날 것이다 출구 없는 터널을 지나깜깜한 태
진한 커피를 마셔도 단풍잎 빛깔이 목에 걸려 자꾸만 가슴은 내려앉고 십일월을 넘기는 늦단풍이 마당 끝을 참새처럼 서성이다투명한 속을 한번 더 내보이며 회색빛 우수에 몸을 떨고 있습니다 가슴이 다 비치도록 그리운 당신의 이름을 불러도바람이 대답을 먼저 합니다그리움은 참는 것이라고매일 아침 보는 당신 얼굴처럼 당신이 이 순간 보고 싶습니다당신
사람은 늘한쪽 문으로 빛을 들이고다른 쪽 문으로 시간을 내보낸다 젖은 신발 한 켤레가현관에 오래 남아 있고 웃음은 잠시손등에 체온처럼 머물다가먼저 식어버린다 우리는잠깐 환해지기 위해불 꺼진 마음 하나씩 들고 살아간다 접어둔 약속들은서랍 속에서 천천히 늙어 가고 떠난 사람보다남겨진 그림자가더 오래 집 안을 걸어다닌
선돌의 정수리태양은 몇 시 몇 분을 가리키는가 호모는 손목을 보지 않고선돌이 지시하는 그림자를 살핀다 그림자는 오래된 바늘처럼땅 위를 천천히 가리키고 있다숫자도 없고빗금도 보이지 않고그들이 만든 문자의 표시도 없지만 선돌의 발 밑 시간의 움직임을 느끼며 오늘의 사냥과내일의 날씨와계절의 기울기를 피부로 짐작한다 그
꽃가루처럼 코끝이나 자극하고 끝날 말들이 기름진 혀끝에 달라붙어 진부한 뒷맛을 남긴다 바니타스 정물화의 썩은 과일처럼 신선도의 결핍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도 남다른 독창성과 운율인 것처럼 과대포장하여 일방적 읽기를 강요해 온 건 아닌지 절치부심 내일의 발걸음을 재촉할 때마다들리는 소리는 축축하고 묵직한
만일콩과 참깨와버섯과 산나물과무와 당근과감자와 옥수수들도 서로 말하고마음을 주고받는 것이 밝혀진다면그들은무얼 먹고 살까. 아마도그들은감자와 옥수수와 무와 당근과버섯과 산나물과 콩과 참깨들 앞에 무릎 꿇고참회하며끝끝내굶어죽고야 말리라.
허리 질끈 동여매고붓질합니다. 땅바닥부터위로위로그립니다. 회색 콘크리트 담장이 환합니다. 푸른 이파리 반짝입니다.
난 유리 상자 속에 있었죠나를 골라준 한 아이의 손에 꼬옥 쥐어져그 아이의 집으로 가는 길에서 나는 꿈을 꾸었어요방 가득 울려 퍼질 웃음소리, 책상 위에 당당하게 있을 나의 모습…가슴이 콩닥콩닥 어! 이런아이의 집에 도착하기도 전꽈악 쥔 손에서 나는 그만 떨어졌어요바람 따라 거리를 이리저리 헤매야 할 때가슴이 콩닥콩닥 나를 꼭 쥐고 가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