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에서통리까지, 장성에서 철암으로석탄 캐던 갱도 위에광차(鑛車) 대신 늘어선태양광발전소 패널로다시 까매진 산을 넘어갑니다 까치발 창을 열면바람보다 먼저얼굴을 감싸는 분탄(粉炭) 까매진 개울물로 씻어내면 양재기 받쳐들고 맞아주시던 할매가 반겨줄까, 아직도 세월도시간도, 그리운 추억도 선탄장(選炭場) 먼지
- 정광호
황지에서통리까지, 장성에서 철암으로석탄 캐던 갱도 위에광차(鑛車) 대신 늘어선태양광발전소 패널로다시 까매진 산을 넘어갑니다 까치발 창을 열면바람보다 먼저얼굴을 감싸는 분탄(粉炭) 까매진 개울물로 씻어내면 양재기 받쳐들고 맞아주시던 할매가 반겨줄까, 아직도 세월도시간도, 그리운 추억도 선탄장(選炭場) 먼지
어린 시절 보았던 방죽만한 그곳에가을이 쉬고 있었다오후 햇살을 받으며 눈이 부시게포용하는 노랑 빨강 초록의 향연엔학고레*바람 불면 우수수팽그르르 물 위에 춤추는 낙엽들구불구불 소로길을 어찌 알고 찾아왔을까인산인해 북새통이다우리만 몰랐던 곳때마침 하늘도 햇살도 가을도 모두가 안성맞춤노랗고 빠알갛게 물든 사람들쉬고 있는 가을은 헤어날 수 없는 곳으로 나를 이끌
석류알처럼 안으로만여물어 가는 사랑노을빛 속에 얼굴을 감추고먼 지평선에 그리운 임의그림자를 찾는다 소슬한 바람오솔길에 뒹구는 낙엽나는 멧새가 되어 시리도록 파란 가을 하늘을 난다 영겁의 고뇌도 찬 서리에 씻기고 찬란히 피어나는 국화 향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향기 오늘도 나는 긴 여로에 서서 너를 향한다.
피면서 지는 꽃꽃 둘레를돌고 돌던 애인도 지쳐그만이유 없이 떠나는 꽃바람나머리끄덩이자줏빛 향을 발라 어느 놈가슴에촘촘히 알 박는 꽃
겨울이 좋다눈 내린 겨울 산하가 좋다아무것도 걸친 게 없는맨몸의 겨울 산하가 좋다실오라기 하나 두른 게 없어도남사스럽지 않고되레 용맹스럽고 당당한겨울 산하가 존경스럽다꾸민 것이란 티끌만큼도 안 보이는그냥 그대로의눈 덮인 겨울 산하가 좋다겨울 산하 같은사람이 그립다
구름장을 밀고 나와어둠을 사르는가 싶더니다시 구름장을 덮고으스름달이 되네이 혼자 가는나그네 밤길에길동무라도 해 주면 달하나나그네하나 천지간에 둘이하늘과 땅에서길동무가 될 텐데 구름장을 밀치고 나와 발등이라도 비춰주면섣달 열사흘 밤달그림자꼬옥 꼭 눌러 밟고 저슬바람찬바람에두 뺨이 시려도길가에 서 있는 나목
불협화음 동백꽃이 철 지나고 있었다 계절이 시간에 몰려 안달난 듯이 여름 해변을 가득 채운 꽃잎들이 푸른 바다에 붉게 젖어들고 있었다 낯선 시간이 밤이라는 언어로 연출되기도 하는 남쪽 바다 밤거리는 한껏 예쁜 꽃들을 채우고골목 이쪽 끝에서 긴장을 해제시키고달콤한 눈빛은 꿈속에서 잠이 들고 있었다 수평선
목 쉬도록 외치는 거리에서옳고 그름 어디쯤인지 역사는 흐르고수많은 말 낙엽 되어혼미한 일상 저마다 헤매며 찾는 길 눈갈비 내리고오늘도 광장은 만원이다
눈 내리는 날엔 차를 마십니다 혼자 깨어서 무릎을 껴안고우려낸 작설차 한 잔 구름이 한가로이 게으른 날숫눈길 걸어가듯 마음을 가라앉힙니다 안온한 잠 속의 아름다운 꿈 주전자에서는 늘은밀한 내 생각이 끓고잊혀진 추억들이 다가오느니 누군가에게 향기를 전한다는 것은 차라리 하나의 아픔인지 모릅니다 뜨
새해 새 아침 맑은 종소리은은히 가슴에 스며든다 눈부신 세상의 빛 보듬고할일 많은 인생 웃음 띤 얼굴에 새로운 미래가 열렸다 눈이 내린다포근히 눈 내리는 이 아침우리 깨어 있음으로 존재하며 사색하는 철학의 세계시인은 시를 쓰고 가슴에 품는다 저리 빛나며 흩날리는눈 내리는 하늘의 축복덕성과 은혜로움을 감사하며&n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