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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해변

한국문인협회 로고 박대순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2월 6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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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협화음 동백꽃이 철 지나고 있었다 
계절이 시간에 몰려 안달난 듯이 
여름 해변을 가득 채운 꽃잎들이 
푸른 바다에 붉게 젖어들고 있었다

 

낯선 시간이 밤이라는 언어로 연출되기도 하는 
남쪽 바다 밤거리는 한껏 예쁜 꽃들을 채우고
골목 이쪽 끝에서 긴장을 해제시키고
달콤한 눈빛은 꿈속에서 잠이 들고 있었다

 

수평선 너머로 날아가 버린 철새 떼 한 무리
외로운 사람들은 이 해변 끝 도시로 오라고
철없는 아이들이 뛰놀고 있는 여름방학 동안
갈매기들은 서둘러 꽃 필 자리를 피해 주고 있었다

 

타인들의 시간, 몸풀기로
고함 지르는 소리가 여름밤을 흔들고 있었다 
소리들이 일제히 거친 물보라로 일어서고 
바다 끝으로 모여드는 건 추억 이야기뿐이다

 

이유도 없는 모험을 숨기기 위한 시간이 오면
파도가 가슴을 후려칠 때까지 시간을 잃어버리고
절벽 끝에서 돌아서면
다시 누군가 손 내밀어 줄 거야

 

지금은 나만의 시간이다
한 계절이 슬금슬금 뒷걸음질치는
한때 인연이었던 사람들도 쓸쓸한 눈빛을 남긴 채
돌아가고 나면
바다는 다시 긴 줄을 팽팽하게 잡아당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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