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수필 창작과 이론10 퇴고(推敲)란 무엇이며, 왜 필요한가글을 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좋은 글을 쓰기란 더욱 어렵다.또한 글이란 일단 다 썼다고 해서 그것으로 그 글이 완성되었다거나 끝난 것은 아니다. 일단 다 써 놓은 글을 처음부터 다시 차분히 읽고 살피면서 잘못된 표현이나 내용, 적합하지 않은 단어나 문장, 논
- 이철호수필가·한국문인협회 고문
[기획연재] 수필 창작과 이론10 퇴고(推敲)란 무엇이며, 왜 필요한가글을 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좋은 글을 쓰기란 더욱 어렵다.또한 글이란 일단 다 썼다고 해서 그것으로 그 글이 완성되었다거나 끝난 것은 아니다. 일단 다 써 놓은 글을 처음부터 다시 차분히 읽고 살피면서 잘못된 표현이나 내용, 적합하지 않은 단어나 문장, 논
하늘에 엷은 구름이 파도처럼 퍼져 있다. 유월이 이처럼 더웠던 적이 있었던가. 연일 뜨거운 땡볕인데 일기예보에 의하면 유월의 장마는 끝이 났다고 한다. 폭염으로 지구가 들끓고 있다는 뉴스, 중국에서는 가뭄이 들어 물이 부족하자 인공비를 만들기 위해 화학물질을 넣은 로켓포를 삼백여 발이나 쏘아 올렸다고 한다. 자연을 인공으로 극복할 수 있을는지.폭염 속에 고
누군가에게 들킬세라 감춘여린 사랑밤이슬에 함초롬 젖어 지새는 불면의 기슭에 섰다 스미는 연모의 정 품어어둠 밝히며우뚝 선 기다림의 솟대엔노란 미소가 수줍다 남몰래 건넨 연서에 빼곡한 사연 슬며시 읽고 가는 달빛뒤쫓는 향기에우련하게 번지는 달무리이다
너는일생을 바쳐 지켜낸 아름다움 미지의 누군가를 위해초례청에 나온 신부처럼그 자리에 섰던 것을 곁에 있던 친구들이 저마다의 손에 이끌려 떠나갈 때도 너는 홀로커가는 눈을 창밖에 걸어 두고 깊어지는 귀를문고리에 기대어 두었으리 오지 않는 나를 기다려향기마저 옷섶에 여미며 여미며 고개 떨구었을 네 모습&nb
[지역특집] 부산광역시지회 1.부산문인협회 발족과 그 의의부산문인협회는 한국 문학사에서 독립적인 지역 문학의 자긍심을 구축해 온 대표적 단체이다. 부산 문학과 예술 발전을 위해 회원 간 친목 도모, 작가 권익을 보호하며 시, 시조, 소설, 수필, 아동문학, 평론, 희곡 등 일곱 개의 분과를 두고 있으며 부산예술회관 내 3층에 사무실을 두고 약 16
윤석정_ 선생님, 선생님을 못 뵙게 된 지 50년이 지났네요. 그동안 「그 먼 나라」에서 우리 문인들, 전고 제자들 잊지 않고 계셨죠?신석정_ 그럼, 그러고말고. 윤 군도 석정문학제에 온 힘을 다해 열심인 거 알고 있지.윤석정_ 선생님, 제 이름 불러 주시지 왜 ‘윤 군’이라고 하세요?신석정_ 자네와 내가 이름이 똑같아서 자네 이름을 부르면 내가 나를 부르
계룡산 자락 고향 마을은 하늘만 열려 있었다. 자갈투성이 신작로에 버스가 하얗게 먼지를 일으키며 공주와 갑사를 하루에 두 번 오갔다.갑사에서는 치는 저녁 범종 소리에 비로소 허리를 펴고 하던 농사일을 멈추었고, 새벽 종소리에 잠자리를 털고 일어나 하루를 여는 순후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사기 등잔으로 어둠을 밝히던 그곳에서 나는 유년을
72시간이 시작되었다. 시어머니 빈소가 평소 거주했던 집에 앉혀지자 시어머니 주검은 병풍 친 안방에 모셔지고 집 안팎이 왁자하고 분주해졌다. 시아버지부터 장자, 차남, 3남과 손(孫) 등 집안 남자는 모두 베옷에 삼배 두건 삼베 완장 준비하고 여자는 하얀 소복 갖춰 입고 장보기와 음식 장만하기에 여념이 없다. 상중에도 감사한 점은 곶감 만드는 시기 상강이어
“환갑잔치 날 받은 사람은 넘의 환갑잔치 안 간다느니.”단골에게서 점을 치고 온 게 분명한 어머니의 말투는 강하기까지 하다. 이미 이모부 잔치에 가기로 마음을 굳힌 아버지는 ‘그게 뭐 대수냐’는 듯 대꾸도 없이 옷을 갈아입는다. 아버지는 들뜨고 흥분까지 한 얼굴빛으로 이모부 회갑잔치가 벌어지고 있는 월평리로 자전거를 타고 마당을 떠난다. 휙 바람이 일었을까
나의 글쓰기는 치유의 글쓰기에서 출발했다. 외로움에서 벗어나려 매달린 글쓰기와 죄책감을 씻기 위한 과정, 그리고 아픔을 견디기 위해 골몰한 채 글을 써 댔기에 내 자신의 일상에 천착한 것이라고 해야 옳다. 내게 있어 문학은, 무언가 늪에 빠질 때마다 나를 건져 올리고 싶은 ‘극복 심리’가 작용했는데 그것은 글쓰기를 밧줄 삼아 나를 지탱하는 일이었다.여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