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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 69호 늙어 간다는 것

간만에 팔레트에 물감을 짜니 물감이 바짝 말라서 튜브에서 나오질 않는다. 오래 전 한국화를 그릴 때 하얀 화선지 위에 여백을 적절히 살리면서 농담을 맞추어 색을 입혔던 소나무, 자작나무, 연꽃 등. 코로나 이후 문화센터에서 셔틀버스도 운행이 중지되었고, 나이가 회원 중 제일 많은 70대가 되고 보니 자신감이 떨어지고 스스로 자꾸만 위축된다. 없으면 허전하고

  • 윤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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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3 70호 윤동주문학상 수상 작가 우수문학선집(월간문학출판부) -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문학상 수상 작가 우수문학선집은 윤동주문학상을 받은 작가들의 시 작품을 모아 묶은 시집이다. 2회부터 39회까지 50명의 작가들의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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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3 70호 혼자라도 충분해(월간문학출판부) - 이상과 일상의 형상

많은 날들을 돌아 돌아 이제야 제자리로 왔다. 이제 잡고 가야 할 삶의 푯대가 생겼다. 그저 한 걸음, 한 걸음 가보려고 한다. 그렇게 작품에 임하는 심정을 고백하고 있다. 첫 수필집을 내는 각오이기도 하다.진솔하고 자유분방한 화제와 담론들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살아온 역정을 고스란히 쏟아놓아 생동감을 주고 있다.아버지와 어머니 할머니 그리고

  • 최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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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3 70호 시냇물의 기도(월간문학출판부) - 늘 따스한 시선의 작품

김문주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자아를 성찰하며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으려는 마음이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내가 있기 때문에 세상의 모든 것은 존재한다는 불교의 유아독존 사상, 또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사상과도 통한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없다면 세상의 모든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것은 내게로 오고 내게서 간다는 깨달음이다. 불교에서

  • 김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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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3 70호 꽃잎에 물소리를 담다(월간문학출판부) - 머물지 마라

산비탈을 누르는 노을이 기운다햇살이 쏟아져도 머물기만 하더냐갈피를 못 잡는 마음 응석 한 번 부려볼까 고독이 무너지니 찬 이슬이 구른다지독하게 더운 날 물 한 잔을 청해 봐도여백을 찾아야 했었다 빼곡히도 쌓여 있다 시간은 바람을 이겨내며 가고 있다무거운 상처는 꽃이 되어 피었으면저무는 해 그늘 아래 또 하루를 밀어낸다. 경진희 시

  • 경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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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3 70호 바람의 편지(월간문학출판부) - 나를 듣다

풀숲에홀로 우는귀뚜라미 소리 또르르, 또르르소리의물결 따라들어간 동굴환한 달팽이관 태고의신비인가하늘의 말씀내가 나를 듣네. 송병국의 시집 『바람의 편지』는 시인이 직접 번역하여 한국어와 영어가 함께 실린 영문 번역 시집이다. 언어가 존재의 집이라면 시는 그 집의 창문이라고 말하는 시인은 자연환경 또는 인간사회와 자신의 내면세계와의

  • 송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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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3 70호 사랑은 때로는(월간문학출판부) - 사랑은 때로는

사랑은 때로는네 곁에서 떠나주는 것이다구름이 걷히면 푸른 하늘이 빛나듯 사랑은 때로는가던 길을 돌아서 주는 것이다바람이 잦아든 풀들이 다시 일어나듯 그렇게 조용히그렇게 살며시구름이 걷히듯이바람이 잦아들듯이 사라지는 것이아름다울 때가 있다 김재완 시집 『사랑은 때로는』에는 조용조용 속삭이는 듯한 시인의 시편들이 들어 있다. “너는

  • 김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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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3 70호 꿈꾸는 모래시계(월간문학출판부) - 시작(詩作)

시를 쓴다는 것은/ 순간의 시간을 정지시켜/ 하얀 백지에 못 박아 두고/ 멈춰진 시간에 붙들린/ 삶의 조각들에/ 내 기억을 영원히 새겨두는 것 어쩌면 살을 발라내는 발골과 같아/ 한 점 한 점 떼어낸 살점이/ 내 삶이요 기억들이기에/ 한 권의 시집을 엮어낸 모습은/ 알몸의 뼈만 남은 형상이다 모든 것을 비워낸 처절함에/ 한참 동안 죽은 듯

  • 최승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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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3 70호 낮달 품은 동해(월간문학출판부) - 동화사 단풍

대학 졸업 후 삼십여 년이/ 저리 붉은단풍으로 찾아왔다/ 반갑고 당황스러운 맘이/ 오래된 첫사랑을 만난 듯/ 오십의 늙은 모습이 수줍어서/ 쉬이 다가서지 못하고 붉디붉은 잎들이 쌓여서/ 스님과 도반들의 반야심경 외는 소리를 낸다/ 삼백육십오일 조석으로 외던 불경/ 이제 동화사 가는 가로수의 잎이 되어서/ 밟고 가는 사람들의 발마다/ 불심으로 붉게

  •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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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3 70호 소설「나자」에서 본 認識

1무의식 세계의 요소인 무체계, 무절제, 무의미의 의식 속에서 앙드레 브르통1)은 1922년 다다(:Dadaism)와 결별한 후, 그 상황을 초극할 직관의 구체적 체계를 자신의 소설 「나자(Nadja)」2)에서 가공의 실제란 미학이 없는 문학세계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이를테면 꿈, 불가사의, 광기, 무의식의 환각 상태를 통한 모든 논리의 실질적 인식 방법을

  • 양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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