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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9 76호 변신(變身)

때_ 2026년 4월 현재장소_ ○○시 외곽에 위치한 세련되지만 어딘가 긴장감이 흐르는 ‘털털한’ 왁싱숍인물_ 늑구(엉겹결에 동물원을 탈출한 늑대)|원장(냉철하지만 다소 털털한 성격의 프로페셔널한 왁싱숍 주인)|카페 사장(늑구의 아르바이트 카페 주인)|추격자들(늑구를 쫓는 사설 포획팀장과 팀원들)|여인(늑구가 짝사랑하게 된 카페 손님) 1장_ 털,

  • 이종수(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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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9 76호 검은 뼈, 하얀 종이——강경호 시집 『무화과나무 그늘 아래에서 울다』에서의 ‘초혼과 송별'

1. 죽은 이를 부르는 목소리서정시는 인간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과 사유를 언어로 형상화하는 문학 장르이다. 특히 죽은 이를 기억하는 시에서 언어는 부재한 사람을 다시 부르는 목소리가 되기도 하고, 그가 돌아올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송별의 말이 되기도 한다.오래전부터 한국 시에는 죽은 사람의 이름을 부르고 그에게 말을 건네는 작품들이 있었다. 『삼

  • 강나루(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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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9 76호 농촌생활에서 얻는 것들

요즈음 우리나라에서는 농촌생활을 꿈꾸지만, 쉽게 정착하기에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여러 환경이 만만치 않은 현실에서 작은 땅조차 가질 수도 없고 경작도 할 수 없게 됐다. 한때 그 많은 귀촌 귀농인이 하나둘 짐을 싸서 돌아가고 농촌에는 그들이 떠난 덩그레한 새집들이 잡초에 둘러싸여 또 하나의 폐가가 되고 있다.농업경영체 등록을 못하면 땅을 살 수도 없고,

  • 이동배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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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9 691호 그 집엔 감나무를 심지 않는다

종종 뉴스에서 나올 법한 기사들이 현실로 나타났다. 가족들은 어안이 벙벙해 말문이 막혔다. 몇몇 방송기자들이 취재차 응급실에 들어와 환자 가족들과 실랑이를 벌이며 소란을 피웠다. 사생의 순간에 장호가 한마디 하자 기자들은 조용히 물러갔다. 잘못되면 한 마을에 쌍초상 치르게 생겼으니 큰일이 아닐 수 없다.덜덜덜 콤프레샤 소음과 이쪽저쪽 석고보드에 타카 치는

  • 황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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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9 691호 기억의 파편

코로나19로 인천 집에서 재택근무 중이다. 현석의 회사는 서울 충무로 골목에 있다. 직원 네 명의 단출한 광고 대행사이니 사실상 자영업자나 다름없다. 그는 아직 스스로를 해고하지 못했다. 어느덧 육십 중반,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대견해야 할 일이다. 요즘은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일도 푹 줄었다. 사무실에서 빈둥거릴 바에야, 핑계 삼아 재택근무하는 게 속편

  • 김시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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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9 691호 여행주의보

코발트 색깔의 하늘은 티끌 한 점 찾아볼 수 없었다. 태양은 작열하고, 달구어진 대지는 메말라 있어 미세한 바람에도 흙먼지가 풀풀 날리고 있었다. 물이 흘러야 할 도랑도 바싹 말라 있어 그곳에 뿌리를 박은 초목들도 시들시들 맥을 추지 못했다. 군데군데 웅덩이에 생을 마감한 물고기들이 널브러져 있어 떼죽음한 주검을 떠올리게 하고 있었다.‘여기가 어디지?’주유

  • 신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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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9 691호 그해 여름에는 아무래도

내가 고향에 간다고 말했다.“거긴 왜?”둘째 오빠가 핸드폰 너머에서 물었다.“아무래도 더 늦기 전에 써두는 게 좋을 것 같아.”내 고향에 묻혀 있는 수많은 이야기의 실체를 또렷하게 알고 싶어서였다. 그들은 나를 성장시켰던 장본인들이었다.“누구하고 가냐?”“도도 아버지하고.”“영원한 연인이랑 잘 다녀와.”“응.”웃음이 나왔다. 6남매 중 가장 장난을 잘 치는

  • 문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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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9 691호 가정법

언제였던가, 생각을 자꾸 바꾸었다. 신념이라고 해도 좋고 계획을 바꾸고 있었다.오래전 얘기이지만 10년마다 바꾸자고 했다. 목표라고 해도 좋고 좌우명처럼 책상머리에 써 붙여 놓지는 않더라도 지향하는 바 이루고자 하는 것을 새로 정하는 것이다. 추가하는 것이라고 할까,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평생 목표를 정하여 추진하던 것을 10년 주기로 다시 정한 것이다.

  • 이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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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9 691호 책 읽어주는 토끼, 토슬이

여긴 마을 도서관이야. 그리고 내가 앉아 있는 곳은 어린이 열람실 앞 의자지. 난 이곳의 마스코트야. 맞아, 난 의자에 앉아 있는 토끼지. 내 옆자리는 사진 찍기 좋은 명당이야. 그래서 어린이 열람실을 처음 방문하는 아이들은 꼭 내 옆에 한 번씩 앉아 보지. 찰칵! 그럼 함께 온 가족이 사진을 찍어주는 게 일종의 코스야.하얗고 반질반질 윤기 나는 몸에, 발

  • 정영호(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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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9 691호 할아버지의 갓

준우는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운동도 좋아하고 친구들과 장난치는 것도 좋아합니다. 시골 할아버지 댁에만 가면 어른들은 말합니다.“준우야, 예의를 잘 지켜야 훌륭한 사람이 된다.”어른들이 말하면 듣기가 싫어 고개를 돌리곤 해요.“준우야, 조상님들 제사를 지내기 위해 할아버지 댁에 가자.”토요일, 준우는 부모님을 따라 할아버지 댁으로 갔어요.“할아버지, 옛날

  • 홍영숙(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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