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푸른 밤, 숙성의 시간 길어 향내 깊다남몰래 낮은 신음 소리 죽이며 발효한 시큼한 열매원초적 열정 심연에 가라앉혀두고가슴에 맑은 향기 품고 다시 태어난다 어둠 속 외진 창가를 향해 반짝이던 눈동자입술 사이로 세레나데 냇물처럼 맑게 흐르고기다림은 향기 짙어가는 위스키 시간입 안을 톡 쏘는 불맛, 그 속에 머금은 향내어찌 묵상의 시간 길지 않았으
- 김현태(대구)
달빛 푸른 밤, 숙성의 시간 길어 향내 깊다남몰래 낮은 신음 소리 죽이며 발효한 시큼한 열매원초적 열정 심연에 가라앉혀두고가슴에 맑은 향기 품고 다시 태어난다 어둠 속 외진 창가를 향해 반짝이던 눈동자입술 사이로 세레나데 냇물처럼 맑게 흐르고기다림은 향기 짙어가는 위스키 시간입 안을 톡 쏘는 불맛, 그 속에 머금은 향내어찌 묵상의 시간 길지 않았으
정류장 벤치에세 여자가 나란히 앉아 있다 황혼에 이른 사람들은서로의 이름보다 나이를 건넨다 오는 길엔 순서가 있어도가는 길엔 순서가 없다는 말이 낮게 흘러간다 서로를 보며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고위로하며 그 말에 잠시 기댄다 8학년은 7학년에게 아직은 괜찮다 하고7학년은 하루가 다르다고 말한다6학년을 향해선 “좋을 때다 그
가슴까지 차올라 쏟아내고 싶은 말빗소리와 함께 웃어본다 그리움이 밀려들 때면유리창에 빼곡히 썼던 이름들 살갑게 마중 온 나뭇잎 위에빗방울은 힘을 더해본다 맑은 하늘빛 구름 걷힌 자리짧고도 먼 인생길 온몸을 흠뻑 적시고 싶다가벼이 온기를 다시 채워본다
하나의 꽃은하나의 색으로 피어난다 우리도하나의 감정하나의 사랑으로살아간다면 꽃과 어우러져우리가 꽃이 되고 꽃은 우리가 되어 나비처럼춤추는 평화가너와 나의 가슴으로 넘나들지 않을까.
사랑을 튀깁니다밀가루 대신기다림을 입히고계란물 대신하루의 안부를 풀어 넣습니다 기름은 너무 뜨거우면 안 됩니다서두르면속까지 익지 않으니까요 젓가락으로 살짝 뒤집을 때마다괜히 웃음이 납니다사랑은 늘뒤집히는 순간제일 향기롭거든요 겉은 바삭하게속은 말랑하게한 입 베어 물면“아”숨이 새어 나오는 온도로 접시에 담아당신 앞에 놓습
태평양 거친 물살도릭호에 몸 실은 열두 살 소년하와이 사탕수수잎에 손 베이며땀으로 젖은 또 하루를 보냈다 가난 되물리지 않으리라피 땀 눈물로 일가 이루고사무치게 그리운 고향은자식에게조차 밝힐 수 없어호놀룰루 붉은 노을에 묻었다 하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26년 침묵 속 애국혁명의 거점된 신가구점 거리아버지의 휘바람 나지막해도가구 속 깊이
생명을 잉태한 빛이 피어오른다.하늘거리는 분홍의 날갯짓이 머물기 시작한 곳에쏟아져 내리는 꽃비설레는 따스함이 예고도 없이 훅 파고들었다.생의 온도가 가지를 툭,종종거리던 겨울의 인내떨어져 내렸다. 소슬한 바람이 불어 날린 마른 잎들이 떨어져 내리며 가지 끝 연둣빛 두근거림이 화들짝 깨어난다. 지난한 겨울,누군가가 무심코 던진 쓰라
마른 가지 위에 목 축이는 봄비메마른 오감을 두드린다 길지 않은 만남에 아쉬움만 남기는자목련, 백목련이 환한 웃음 짓는다 하얀 터널 만들며 줄지은 벚꽃들의 나들이 시간차로 피어나는 꽃들의 행진이다 진달래 철쭉 무리지어 설레는 마음맑고 신선함에 봄 향기로 속삭인다 꽃들과 한 몸 되어 물들어 가는 순간 자연
동백 숲길에 떨어진 감꽃 고향 집 깊은 우물 그림자가 공주의 부서진 화관에 가 닿는다 먼데서 혼자 되어 돌아와남녘 어드메 살고 있다는 소녀 팔 늘어뜨린 가지에 앉아 혼잣말 노래를 부르고 있다 꿈꾸는 남국의 상앗빛 목에 걸어주던 감꽃 목걸이 무성한 잎새 사이 하늘에 창백한 낮달이
나를 사랑하는 날이면 몸이 먼저 저물어어둠이 지나간 자리마다 멍울이 뼛속으로 스민다 나는 팔을 뻗지 못하고 내는 손가락 꼽은 채어깨 하나 거두지 못한다사랑은 늘 환한 곳을 비껴그늘 갈피 속에서만 숨을 틔운다왜 나는빛이 많은 낮에는 내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어둠이 깊어야만 얼굴을 알아보는지지친 눈동자에 푸른 물이 차오른다바라보다 부서져 파편이 제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