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머무르던 그 미쁨 굳이 따져 만인의 애태움을좀처럼 잊잖으니 낙화는꽃 아니냐며항변인들 못할까? 가지에 매달려선 엄청난 위태로움 잠시도 맘 졸이며 밤잠도 설쳤는데 이제야망향(望鄕) 꿈 이뤄 뭍의 품에 안겼네 행여나 연 이어져다음 세상 태어나면 깃 돋쳐 승천
- 이현채
어디에 머무르던 그 미쁨 굳이 따져 만인의 애태움을좀처럼 잊잖으니 낙화는꽃 아니냐며항변인들 못할까? 가지에 매달려선 엄청난 위태로움 잠시도 맘 졸이며 밤잠도 설쳤는데 이제야망향(望鄕) 꿈 이뤄 뭍의 품에 안겼네 행여나 연 이어져다음 세상 태어나면 깃 돋쳐 승천
나무는 매일 생각의 키만큼 자라고 있습니다계절의 등성이를 몇 번이나 걸었는지내가 미처 알지 못하는 마음 골짜기 숲으로 깊어져땅속 깊이 단단히 뿌리내린 수고로움 위에더운 잎은 허공을 만지작거리며 노는 날입니다곧게 자라지 않아도 마음 골짜기만큼 숲은 깊어져 있고매일 매일 새로운 생각으로 바람은 불어오고 있습니다 열매가 기지개를 켤 때면새의 날갯짓이 내
매봉산 바람언덕에는 날개가 산다 햇살이 빗줄기로 쏟아지는 중복 무렵 백두대간에 어둠을 밟고 오른 날 삼수령에서 올라온 새벽안개에고랭지배추는 이불 덮고 잠들고사백 척 풍력기만 백 척 팔을 흔든다 먼동이 트면 이불자락 물들고붉은 두리함지박이 올라온다얼굴 씻고 줄지어 선 배추 이랑은 까마득히 이어진 동해 초록 물결이다
물의 날개가 떠도는 숲 너른 강이편의 큰 물결과 먼 어깨의 잔물결이깍지를 끼고 하늘 거울로 비늘구름 띄운다 한낮 초승달도 구름나비와 속삭이고양귀비 넘실거리는 정원강가 늘어진 버드나무의 서정이바람을 타고 그네에 걸터앉는다나도 지그시 눈을 감고 눌린 호흡을 연다 물그림자 치며 날아가는 백로의 날갯짓 어미를 따라 노니는 아기
서서히 어둠이 걷히면복잡한 번뇌를 쏟아버리듯머리가 맑아지는 영상을 틀어 놓는다 눈을 감고 잔잔한 음악의 선율내 몸을 맡기고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듣노라면평화로운 숲속의 신비가 보인다 밤새 신선이 놀다 간 것 같다물보라를 일으키며바위를 지나 폭포수로 이어지는 절정의 시간 나뭇가지에 걸쳐 앉은 햇살이 숨어서 본다 미나리아재비
“약 들어갑니다”목 안으로한 문장이 먼저 들어왔다나는 마우스피스로 입을 벌린 채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자세가 되었다 눈꺼풀이 내려앉는 동안몸은 나보다 먼저 잠들고세상은 내 이름을 잠시 접어두었다 누군가 내 안을 지나고 있었다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의사는 그 길을 잘 알고 있었다허기를 관장하는 위장그곳에 삼키기만 했던 말끝내 울지 못한 저녁
강변 들녘에유월의 훈풍이 불어오고초록 들풀은 나날이 짙어진다. 이 좋은 시절,들풀들의 함성이 들녘을 흔들고그 울림은 강 건너까지 번져 간다. 현자는 보이지 않고상처 입은 세상은 여전히 아프지만, 우리는 덜 상한 내일을 고르려 한다. 고를 자유가 있고고르지 않을 자유도 있다.그마저 앗아갈 바람은 없다. 바람은 아는
산책길 한 언덕배기엊그제 벚나무 꽃비허드러지게 내렸던 길 모퉁이작약꽃 한 무리 곱게도 피었네 작약,아름다운 꽃을 보여줌은 물론항염, 항산화, 제반 면역조절 기능 갖춘 빼어난 약초 어린 소(少) 시절소먹이 산에 올라산도라지, 더덕 캐다가 작약을 만나면 눈에 번쩍 띄던 약초 산나물꽃 아∼ 아! 그때 그 시절 
초연히 불어오는 강바람에외로움은 노을 속에 깊이 스며들고 붉게 물든 단풍이 갈바람에 비비다한 잎 두 잎 허공에 비틀거리며쓸쓸히 흩어지는데 보고 싶은 님은 봄이 가고 여름이 가고깊어만 가는 가을이 다시 찾아왔건만이제나저제나 아무런 기별도 없고 님 생각에 애끓은 정만 쌓여 가는데꿈에라도 애타는 마음 젖어 볼까 깊은 밤 갈바람
생각나 지우고지우면 다시 써야 할이름은 있다구름 속으로 떠나간주소를 찾아 걸어도 보았다 노을빛 짊어지고 따라 걷던 그날의 골목이었을불 꺼진 가로등 하나가 옛말을 피우고 있다 바람으로 지워져 뜨락에 놓고 간 시간의 흔적을 걸음의 목청을 들으며 부른다 지칠 때는놓고힘들 때는마저 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