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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 681호 불 낸 아이

의성에서 일어난 산불이 경북 지역을 다 휩쓸고 있다. 화마가 미친 듯이 옮겨 다니며 불은 점점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텔레비전의 화면은 온통 검은 연기와 붉은 불길들로 가득 차 있다. 바람은 쉴 새 없이 거세게 불고 있고, 그 바람에 실린 불씨들이 이 산 저 산으로 번져 나가고 있다.시시각각으로 화면의 지도가 바뀐다. 산청으로, 청송으로

  • 김영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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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 681호 음각의 스승

스승이 없다는 생각은 사람을 깊은 외로움으로 몰아넣는다. 그것은 단순히 혼자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이다. 나는 오래도록 그런 빈자리를 안고 살았다. 누군가를 따라 배우고 싶었지만, 마음 깊이 섬길 만한 이를 만나지 못했다. 그 허전함이 나를 바람 부는 들판에 홀로 서 있게 했다.그러던 어느 날 한 현자를 만났다. 그가 건넨

  • 이명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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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 681호 여든의 의미

2025년은 유난히 힘이 드는 한 해인 것 같다. 정치적인 변화도 국민은 적응하기에 힘이 든다. 자연적인 기후도 폭염이 계속되는가 하면 폭우도 내린다. 지역에 따라서는 가뭄이 계속되어 농작물이 피해를 입고 식수도 부족하여 여러 가지 문제 해결을 위해서 여러 대책이 나온다. 절기의 변화도 소용이 없다. 처서가 지나도 폭염은 여전하다.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도

  • 최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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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 681호 징검돌

멀리 나는 비행기는 사전 점검을 철저히 한다. 연료를 가득 채운다. 먹을 음식과 물을 충분히 싣는다. 노련한 조종사와 잘 훈련된 승무원들이 한 팀을 이루어 운항한다.시베리아와 호주를 오가는 철새, 붉은어깨도요도 준비를 꼼꼼히 한다. 부리로 날개깃 하나하나 미리 가다듬는다. 여러 번 연습 비행을 하면서 가슴 근육을 키운다. 목적지로 날아가기 2주 전부터는 작

  • 박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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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 681호 은빛 샘물(인형극)

나오는 인물들_ 영롱이(강아지)|고양이|고슴도치(안개 숲을 지키는 욕심쟁이)|허수아비(가족을 기다리는 아버지)|느티나무(마을을 지키는 늙은 나무)|할머니|용바위(고슴도치의 어머니)|반디 요정①③|물의 요정①⑤|이밖에 무지개 연못을 지키는 하늘 병사들①②(목각인형)때_ 현대, 봄곳_ 숲이 있는 마을무대_ 이 연극은 동화극으로 출연하는 인물의 개성이 뚜렷해서

  • 곽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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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 681호 신분 구조 타파를 부르짖은 혁명가——이주홍의 「어머니」에 나타난 망이·망소이의 가족 관계 및 사회상

1.작품의 배경작가 이주홍(李周洪)은 1906년 5월 23일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1925년 『신소년』에 동화 「뱀 새끼의 무도」를 발표하였다. 그는 1924년 일본으로 건너가 우리나라보다 서구의 신문물을 수용하면서 공부를 계속하였다. 일제 강점기에 낯선 외국에서 일하면서 겪은 다양한 경험은 그의 이후 작품 세계에 중요한 소재로서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 홍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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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 681호 이 정도쯤이야

“야, 강산. 넌 참 좋겠다.”단짝인 영채가 산이에게 바짝 다가서더니 말했습니다.“야, 너 지금 나 놀리냐?”잔뜩 화가 난 산이는 영채를 확 밀어버리고 싶었습니다.“권영채, 너 절대로 이제부터 나 아는 척하지 마라.”산이가 영채에게 이렇게 화를 내는 일은 잘 없었습니다. 산이는 가방을 챙겨 들고 보기 싫은 영채를 피해 복도로 나왔습니다.“칫, 지가 잘한다면

  • 권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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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 681호 할매를 살린 똘똘이의 슬기

산골 마을 사람들이 ‘보배 할매’라고 부르는 건 오래전부터 혼자 사는 노인을 존경하는 뜻으로 그 말이 통했습니다. 인정이 많아서 누가 아프거나 힘든 일이 생기면 발 벗고 나서서 자기 일처럼 돕는 성미를 누구나 다 아는 일입니다. 늘 산바람도 아침 인사를 하러 다가와서 살랑거렸습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도 자주 찾아왔습니다. 늘 바지런히 세수를 하고 ‘얼레빗

  • 차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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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 681호 별무늬 캐리어

“그랬구나. 그랬어. 그래서 그랬구나.”끼익! 확성기를 통과한 듯, 날카로운 전파음이 울렸다. 의아한 나머지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사람도, 확성기도 보이지 않았다. 누가 한 말인지, 뭐가 ‘그랬다’는 말인지도 대체 알 수 없는 환청이었다. 그 순간, 영화처럼 장면이 확 바뀌었다. 순간이동을 한 것처럼 내가 버스 안에 타 있었다. 그러곤 운전기사를 향해 목청껏

  • 이용기(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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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 681호 어머니 미소 속의 눈물

이백 년이 넘었다는 노송은 마을을 지키고 있는 듯 뒷산 언덕에 우뚝 서 있다. 이 정자나무는 아이들의 놀이터도 되지만 어른들의 쉼터도 된다. 학교를 오가며 들르던 이곳은 아이들이 희망을 꿈꾸던 곳이다. 한때 이곳에서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친구들이 모이던 오래된 얘기가 있다.고등학교는 서울서 다닐 거라며 부잣집 아들 최달구가 거들먹거렸다. 짝꿍 팔순이와 함께

  • 이석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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