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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4 674호 5월, 그 계절의 여왕

5월이면, 눈부신 초록빛 드레스를 입으시고! 그 빨간 장미꽃으로, 오시는 분이 있습니다!시간이 끄는마차를, 타시고!흰구름그하얀손흔들며, 행복으로 무장한저 파란하늘 거느리시고! 새소리 들리는그녀의 아름다운미소를, 사방으로흩뿌리며!저 멀리서, 신나게달려오시는그분이! 바로 5월, 그 계절의 여왕입니다! 그녀가, 꿈처럼 지나가는 곳마다!

  • 류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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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4 674호 안중근 의사의 일본 변호사

금년은 희대의 영웅 안중근 의사의 순국 115주년이 되는 해다. 일제에 의해 1910년 3월 26일에 순국하였기 때문이다. 해묵은 얘기지만 다시 한번 한 영웅에 대한 재판 기록을 우리는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그 기록을 통해 일본인의 숨겨진 양심을 보았기 때문이다.악랄한 일본인 중에도 일본 역사의 한편 구석을 파헤쳐 보면 아베의 행보와는 사뭇

  • 김중위수필가·한국문인협회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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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2025.4 674호

1종구는 사그라지고 있었다. 아편독이 쏠고 있어 누렇게 쇠인 얼굴이 푸석했다. 당당했던 풍채는 나의 옛 기억뿐, 아편연을 빨아 대는 종구는 몰골이 유령 같았다. 메마른 입술에 엄지와 검지 끝이 노랗게 절어 있고 동공도 풀려 있었다. 그러나 눈빛은 게슴츠레하면서도 신비로운 기운에 잠겨 있었다.“아편이 좋기는 좋아. 벌써 기분이 알알하다니까.”종구는 느럭느럭

  • 김호진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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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4 674호 역사를 고발한다

나에게는 아버지가 빨치산에게 변을 당한 슬픈 가족사가 있다. 참변은 1949년 어느 날 우리 집 마당에서 일어났고 한밤중이었다. 그때 나는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살인극은 처참했고 충격은 강렬했다. 상처가 너무 커서 아직도 내 몸속 어딘가엔 아픔이 남아 있다. 나는 이 사건을 망각 속에 묻어버리기보다는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 소설로 쓰고 있다

  • 김호진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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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4 674호 시간과의 경쟁

나의 창작산실은 조그만 서재이다. 나는 아침 다섯 시경에 일어나서 양치를 하고 온수 한 잔을 마신 다음 몸을 가볍게 푼다. 그러고는 서재에 박혀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다. 일곱 시에 산책을 나갔다가 여덟 시에 아침을 먹고 열한 시까지 또 쓰거나 읽다가 외출한다. 귀가 시간은 오후 네 시 경이다. 컨디션이 좋으면 몇 자 긁적이다 여섯 시에 저녁을 먹고 또 산

  • 김호진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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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2024.12 69호 존재만으로도 위안입니다

‘엄마는 나의 첫 번째 친구이자, 나의 가장 큰 지지자입니다. 고달프고 힘겨워도 절대 절망하지 않으시며 제아무리 탕아처럼 떠돈 자식이라도 품에 안습니다. 그리고 믿어줍니다.’이처럼 어머니, 엄마는 늘 우리를 따듯하게 맞이해주시고 안아주신다. 또한 ‘고향’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엄마, 어머니이다. 하지만 이젠 엄마는 고향을 떠나 우리 집에 계신다.조

  • 신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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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 69호 그의긴하루

출근 시간이 지나서인지 전동차는 한적했다. L화일에서 교정할 원고를 꺼냈다. 오른팔이 옆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옆자리의 어르신은 직각으로 벌린 다리 사리에 지팡이를 세우고 앉아 있었다. 내 자리의 3분의 1 정도는 이미 점거한 터라 원고를 펼치기에도 불편했다. 비어 있는 경로석을 두고도 일반석에 앉은 것까지는 뭐할 수

  • 엄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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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 69호 담석증으로 고생한 이야기

나는 80평생을 사는 동안에 세 번에 걸쳐 큰 병으로 고생하였고 병원 신세를 지었다. 한 번은 위염, 십이지장궤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두 번째는 담석증으로 담낭제거수술을 받았다. 세 번째는 담관에 돌이 박혀 담관시술을 받았다. 공통점은 복통으로 견딜 수가 없어서 병원에 안 갈 수가 없게 된다. 암이 무섭다고 하지만 내가 앓은 병도 나로서는 무섭다.내가 서

  • 한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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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 69호 난 지금도 손을 든다

저만치서 버스가 달려오면 내 앞에 멈춰 설 때까지 짧은 시간이지만 계속해서 손을 들고 있다. 하차 승객이 없으면 그냥 지나칠 것 같은지 레짐작 때문이다.난, 버스를 즐겨 탄다. 낯선 사람들 얼굴도 보고, 각양각색의 생활상도 볼 수 있어 대중교통 이용을 선호한다. 5일마다 찾아오는 장날의 골목길을 비집고 다니면서 시골 아낙들의 제철 먹거리들을 흥정, 구입해서

  • 윤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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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 69호 앰비슈머(Ambisumer)

아침에 비가 내리더니 다시 후덥지근한 열대아가 지속되는 여름날이다. 아파트 입구에서 만난 부지런한 새댁은 예쁜 볼웃음을 짓는 기분 좋은 그녀다. 집 앞에 있는 대형마트의 생수가 비싸 500m 떨어진 슈퍼에서 사온다고,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들어온다. 문득 젊은 날의 내 모습이 생각나 피식 웃었다.계절이 두어 번 바뀐 주말 오후 엘리베이터에서 그녀의 가

  • 이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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