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스무 개의 문이 있다어디의 문을 열고 들어갈 것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천당과 지옥행의 기로이기 때문이다어쩌다 막 열고 들어간 곳에서는축포를 터트리는 환영도 있지만,들어서자마자 스멀스멀 안개비가 내리더니벼락을 동반한 폭풍우가 내리치며질정 없이 지구 중심으로 곤두박질치게도 한다 반등의 차트 꼭지에서 숱한 고독과 악수할 즈음엔 고
- 박년순
눈앞에 스무 개의 문이 있다어디의 문을 열고 들어갈 것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천당과 지옥행의 기로이기 때문이다어쩌다 막 열고 들어간 곳에서는축포를 터트리는 환영도 있지만,들어서자마자 스멀스멀 안개비가 내리더니벼락을 동반한 폭풍우가 내리치며질정 없이 지구 중심으로 곤두박질치게도 한다 반등의 차트 꼭지에서 숱한 고독과 악수할 즈음엔 고
외딴 숲 한가운데침묵으로 서 있는 퀴버나무 남아 있던 산빛이 물러나면성근 별처럼 떠오는 너 언제부터였을까가지는 하늘을 향해오래된 그늘을 만들고듬성듬성 먼발치에서 두 팔 벌려 지나는 새를 부른다 별처럼 빛나는 조붓한 둥지가지런히 솟은 나무줄기 곁에 새는 익숙한 노래 한 줄 두고지나온 네 고독을 품는 걸까
대곡에서 원시까지 가는서해선 열차에 몸을 담는 시간은내 마음이 곁방살이하는 시간이다 능곡역에서 김포공항역을 거쳐쭉- 신현역까지 터널 속을 열차가 달릴 때 굴 속의 바람과 열차가 부딪치면서 내는 거친 불협화음이 내 마음을 즐겁게 한다 민낯 세상 저어두운 불의와 싸우는억척스럽고 다기찬 힘 같아-하지만 어느 사이 그 힘이 너무
보름달이 뜨면엄마는 어린아이가 된다 가족들 건강하게 해달라하는 일마다 잘 풀리게 해달라 같은 말을 되풀이하며보름달을 붙든다 대답 없는 밤하늘 아래 엄마는 사라지고어린아이 혼자 남아 한밤중조용히 칭얼거린다
여명이 밝아오면해 품은 호수에 안개가 피어나고 예쁜 꽃잎들이 사뿐히 다가오네 새들의 날갯짓에이른 봄 언 땅 녹아 풀벌레 잠 깨우고 연분홍 입맞춤에 고운 향 다가오네 별들의 속삭임에살포시 부는 바람 깊어가는 연심은 그리움 정원 가득 초록으로 물들인다 석양이 붉게 물든하늘은 곱디고와 위로로 다가오고 
흙먼지 날리는 신작로 어디메쯤 술독을 품은 주점이 있었다 아카시아꽃 향기가 넘실대는 날이면 아버지는 밭일을 하다 말고진등* 너머 마실을 나가곤 했다 호롱불 그을음이 애타는 세월인 양바람벽에 숯칠된 목로에서아버지는 묵묵히 막걸리 사발을 비웠다 달빛이 호젓이 마을을 적시고돌아오는 발걸음이 흥청망청거릴 때목젖에 걸린
연둣빛 봄이 기지개를 켜는 아침비음이 약간 섞인 콧노래를 부르며느린 걸음 옮긴다 고단한 어제를 지우며 정직하게 나아가는 몸의 순례구부리면 반 자, 펴면 한 자눈금 하나 틀리지 않는다 쌩쌩 달리는 자동차와 제자리걸음 세상의 잣대는 먼지를 일으키며나를 슬프게 하지만 내 길 가다 보면 그토록 닿고 싶었던 지평
스스로 이끌어가는삶의 무대나만을 위한 행위예술 주연이 되어나다운 삶을 살기 위해삶의 자료를 찾으며 다니면 역경 속에 웃을 수 있도록온화하며 치열한 무대자존감을 가슴에 담고 숨을 쉰다.
태초로 건너오신산호숲에문어를 만난 인어의 사랑은 바다 속 지금도에덴을 닮았네 불면의 경계를 넘었어요 그리워 떠오른 숨찬 언어 생명 숨비 소리 파도에 감긴다 아무나 누릴 수 없는 해저에 달 맨몸 그물에 담아 온 한 입 속살로출산에 보양이니오늘 저녁비릿한 비늘 벗은&nbs
장롱 맨 안쪽 햇빛도 닿지 않는어둠 속에 꽃신 한 켤레붉은 비단 위에 봉황 한 쌍 날개를 접고 금실은 첫날밤의 숨결을 놓지 못한 채 기다림을 박음질한다 내 생에 더 오래 품은 것은신어보지 못한 꽃신이었다꽃신은 세상에서가장 오래된 혼서지라는 것종이 한 장은 가벼웠으나먹빛 향은 무거웠다 이승의 인연 고작 3일의 언약은&n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