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빛 내려오는가을 강변에 앉아 아무리 살펴보고 또 보아도알 수가 없네요,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혹은 아름다운 소풍길이라 하고혹은 괴로움의 바다라 하며혹은 한 토막 봄꿈이라 하는데 무엇이 바른 답인지 알 수 없기에더 이상의 물음일랑 떨쳐버리고 햇살이 감싸주면 미소 띄우고비바람이 나무라면 젖기도 하며모든 것에 감사하며 걸
- 박예상
노을빛 내려오는가을 강변에 앉아 아무리 살펴보고 또 보아도알 수가 없네요,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혹은 아름다운 소풍길이라 하고혹은 괴로움의 바다라 하며혹은 한 토막 봄꿈이라 하는데 무엇이 바른 답인지 알 수 없기에더 이상의 물음일랑 떨쳐버리고 햇살이 감싸주면 미소 띄우고비바람이 나무라면 젖기도 하며모든 것에 감사하며 걸
겨울을 붙잡는 잔설을 다독이며강기슭에 봄볕이 내리고 따스하게 안아주는 햇살에맺힌 한을 풀어내는 강을 보면서 그리움도 아픔도 원망도강물에 띄워 보냈건만 기억 저편의 그대는여전히 닻을 내리고 있다
뜨거워졌다 비 내리던 날낯선 사람들 시장을 오가고우리는 마주보며 담배를 피웠다 낡은 주전자빈 술잔을 또 비웠다 차선을 넘는 도로 위 무법자처럼우리의 대화도 선을 그어 붉은 상처들 좁은 골목 비는 쏟아지고 지붕 위를 도망치는 고양이 누가 나를 좀 도와주세요 꼬리를 좀 싹둑 잘라주세요 그 아우성 장
나무를 처음 마주한 순간걸음을 멈추었다 잘려나간 팔 하나여전히 뽕나무를 껴안고 있는 대추나무 뽕나무와 대추나무그 둘은 무슨 인연으로 서로 기대어 사는 걸까 풀 수 없는 수수께끼죽음조차도 떼어 내지 못한 사랑 그들은 말하지 않는다흙 속에서 서로의 숨결을 듣는다 한쪽이 잘려도다른 쪽이 그 상처를 보듬으며 누
휘어진 가지마다아이 주먹만한 땡감 주렁주렁 담장에 턱 괴고오가는 길손 바라기로 무료함 달랜다 떫다고눈길도 안 주니 야속하네 그래도반기는 까치가 있어 외롭지 않다고 애틋하여마음의 소쿠리에 너의 마음 담는다
오시리아역에 내려택시 기본요금 거리라 했지만나는 오늘발등을 적시는파도 소리 들리는 곳으로걸어서 갔습니다바다를 깨우는 제트스키의 속도파도의 잔뼈에 묶인 낡은 어선그물 꿰매는 등이 둥근 사람들빨간 등대가 배경인 갯내음이물컹했습니다옛 여인숙 낮은 건물엔해변마트 색바랜 글자만희미하게 남아 있네요바라봄은 아득한 일책의 얼굴이 모두 바다를 향하는 서점 기장
출렁이는 외줄 끝에 달랑한 의자,기실은 목숨을 건 행진이다 펄펄 끓는 철벽을 타며생명을 말리는 싸움을 한다불과 물로 마주 미당기며맨몸으로 삶의 지경을 일궈 간다 아하,고독을 고아 우려낸 진실의 눈물로 잡물을 쪼아 발라낸 알쭌한 덩어리로 저리 가볍게 나부낌은객쩍게 부려보는 용기가 아니다 드러내 보이려는 묘기가 아니
봄은 본다는 것이다궁금하기에 본다는 것이다 겨우내 잠에 취한 동안뭔 일이 있었나 궁금하여지그시 눈을 뜨고 본다는 것이다 햇살이 얼음을 녹여 물로 흐르게 하고 잠자던 대지가 소리 없이 싹을 틔우고 나뭇가지가 물을 올려 봉오리를 밀어내는 봄은흐르고 틔우고 밀어궁금증을 푸는 것이다 푸름으로 돌아온 대지를 보며
데네루*로 건축을 시작했습니다철근과 드릴 망치 또는 못까지 가세해 우왕좌왕했어요 여차하면 한 번 공격해 볼 심산으로요건축 현장은 늘 소란이 왕성했답니다 결국인부들 기울어진 어깨의 그늘 밑에는종잇장같이 힘없는 운동화가 날카로운 못에 지배되었지요라이터로 생살을 태우고 연기가 진동하면 망치로 두드렸습니다 파상풍의 예방이고어슴푸레해진 병
도심 속 사람이 손대지 아니하고그냥 내버려둔거칠고 쓸모 없는 조각땅에바람이 씨앗을 뿌리고 구름은 물 뿌려햇볕이 키우고 별들의 속삭임과밤이슬 먹고 피어난 꽃들이 참 예쁘다 무성한 잡초 속에이름 모를 꽃들이 활짝 피어 길손들의 눈길을 붙잡아 놓고 끼리끼리 애교를 부리며보란듯이 우쭐거린다 눈은 기억하는데 이름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