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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6 688호 믿음의 발원지

긴 가지 끝에 붉은 리본 달고화물차 위에 누워서 이사 가는 나무가쥐고 살던 흙덩이도 데리고 간다 먼 길 갈 때는 그만큼 필요 없다고뿌리 끝을 잘라도 말 없고어디로 가는지 묻지도 않는다 중환자같이 누운 채 가지만새 터에 가면 아픔은 다 잊고남은 뿌리만으로도 다시 직립할 것이다 붙박이로만 살았으나그 흙이나 이 흙이나 낯설지 않아솔솔

  • 조승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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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6 688호 무게를 달다

한 끼 밥을 벌기 위해머리를 조아리고허리를 굽혀야 한다면 누군가의 밥이 되기 위해고개를 숙여야비로소 완성되는 삶이 있다 어느 쪽이 거룩하고어떤 삶이 사악한가를 가려내기에눈앞이 아른거렸다 아스트라이아*의 천칭에 놓인진실의 깃털이 안개에 묻히고 있었다*아스트라이아: 정의의 여신, 인간이 타락하자 저울을 들고 하늘로 올라가서 별자리가

  • 정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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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6 688호 장산전망대*에서

보인다 보여금단의 땅 북한이 보인다 기정동 대성동개성공업단지까지도걸어선 못 가도죽어선 가겠다던 잊지 못하는이산가족의 고향 덕진산성 앞을 흐르는 임진강은오늘도 침묵 중 민간인 통제선 너머손 뻗으면 닿을 듯한 섬 초평도주인 떠난 빈집은 형체도 없고키 큰 갈대밭 주인은 철새뿐 쓸쓸히 불어오는 바람에 옷깃 여미며 웅얼거

  • 권용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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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6 688호 봄비 다녀간 날

입을 다물고 감정을 삼키는 걸속울음이라 하자입을 열어 큰 소리로 울어야지울어야 할 핑계가 몹시 궁색한 거야 그래서 어둠 속의 집이 적막해서라고 한참 울고 났더니 진짜로 적막한 거야그래서 또 울었지울음과 적막 사이를 왔다 갔다 한 사이 여명을 앞세워 동이 트는 거야잎 속의 뼈들이 훤히 들여다뵈는 거야 잎들이 나무들의 소란을

  • 차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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