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저녁부터 수요일 저녁까지 이틀 동안 너무 많이 잔 탓인지 잠이 오지 않았다. 하루에 거의 15시간 이상, 이틀 동안 30시간 이상을 잤다. 첫날 저녁에 밥을 조금 먹고 뉴스를 보다 잠들어 새벽에 잠깐 깼다. 다시 잠들어 아침 9시까지 자고, 아침밥 조금 먹고 쇼파에서 11시까지 자고, 점심 먹고 12시 초등학교 하교도우미 알바 세 시간 갔다가, 집에
- 이영호(이천)
월요일 저녁부터 수요일 저녁까지 이틀 동안 너무 많이 잔 탓인지 잠이 오지 않았다. 하루에 거의 15시간 이상, 이틀 동안 30시간 이상을 잤다. 첫날 저녁에 밥을 조금 먹고 뉴스를 보다 잠들어 새벽에 잠깐 깼다. 다시 잠들어 아침 9시까지 자고, 아침밥 조금 먹고 쇼파에서 11시까지 자고, 점심 먹고 12시 초등학교 하교도우미 알바 세 시간 갔다가, 집에
열 살 때, 지금 손자 승호 또래였다. 어려서 아무것도 모를 거라 생각하지만 그들에게도 나름의 열 살 인생이 있는 것이다. 60여 년 전 국민학교 3학년 때 강원도 정선군 예미국민학교로 전학을 갔다. 넓은 들도 없고 번화한 곳도 없는 그냥 그런 산골마을이다.학년초이니 아직 얼음이 채 녹지 않았던 이른 봄이었다. 낮으막한 학교 건물 앞과 뒤로 높은 산이 우릴
얼마 전 교육원에서 행사를 열게 되어 직장 동료들과 점심을 먹고 교육원 로비 커피숍 탁자에 둘러앉았다. 그때 얼마 전 이사할 집을 구한다고 했던 동료에게 이사했는지 물으니 이사 이야기가 한바탕 시작됐다.그녀는 11월에 이사한다면서, 요즘 이사업체는 물건을 어디에 어떻게 둬야 하는지 알려줄 정도로 정리를 잘 해준다고 했다. 그 말에 나는 20년째 같은 곳을
붉은 화마가 고향의 산과 들, 집들마저 모조리 집어삼킨 2025년 3월 하순, 38년 교단생활을 마친 남동생과 함께 고향으로 향했다. 매스컴에서 온통 붉은 뉴스로 도배할 때마다 숨이 막혀 왔다. 고향 집에 장애로 살아가는 동생이 있다. 그 불구덩이 속에서 이웃 도움으로 살아남은 것만도 천만다행이라 여겼다. 우리는 현장을 확인하고 싶어 마음이 먼저 몇 백 킬
글을 쓰는 건 꽤 힘든 일이다.내가 아는 작가들은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그중엔 깊은 열정을 품은 이들도 많다. 하지만 그들 중 어느 누구도 글쓰기가 쉽고 편하다는 말을 하는 걸 본 적이 없다. 오히려 글쓰기는 힘들다고 하는 경우를 더 많이 보았다. 한 줄 한 줄 써 내려가는 게 만만치 않다 말한다. 문장 하나를 얻기 위해 들이는 노고가 적지 않다고
아담한 집이다. 초봄의 신록이 짙어 가는 나뭇가지에 지어진 새의 둥지다. 작은 나무에 터전을 잡은 아담한 보금자리, 이름 모를 어느 새의 작은 둥지다. 새끼를 기르며 행복함으로 즐거움이 가득하였을 둥지다. 그런데 빈 둥지여서 어딘지 마음에 아쉬움의 상념이 머무른다. 초봄의 신록이 우거지는 날 아내와 산행할 겸 집을 나섰다. 진안군 성수면에 있는 산
우리 문단에 한 시대를 풍미했던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에 대해 쓸까 한다. 지금은 다 고인(故人)이지만, 실명(實名)을 드러내기는 뭣해 남(男)은 ‘Y’로, 여(女)는 ‘K’로 하겠다. 먼저 ‘백 년 전’ 순애보를 쓰게 된 동기부터 소개하자.스무몇 해 전 일이다. 우연히 K가 쓴 단문(短文)을 읽다 끄트머리에 “너는 언제까지나 바늘과만 싸우려느냐?” 하
길을 나섰다. 중학교 친구 셋이서 젊은 날이 아쉽고 그리워 고향에 가고 있다.옛날로 돌아간 듯 마음은 하늘을 날아 흘러나오는 익숙한 리듬에 맞추어 몸을 들썩인다. 우리는 같은 마을에서 태어나 유년을 함께 보낸 소꿉친구다. 호롱불 아래서 공부를 하며 꿈을 키우던 우리들은 목선을 타고 중학교를 다녔다.우리가 살던 작은 마을에는 중학교가 없어 이웃(엄정면)에 있
산벚나무 아래청둥오리 모여드는수락산 계곡중랑천 살던 오리들 청정구역 오더니환호성에 날갯짓 바쁘다어린이집 아이들운동 나온 어른들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해는 서산에 걸리는데 아직도 자맥질이다
긴 늪 솔밭 사이로걸어가니노랗게 익어 가는 보리밭과 허수아비가 서 있다 한참을 바라보다가밀짚모자를바로 씌어주고 왔다 반가운듯미소를 지어 본다내 마음도 빙그레 웃어본다 나도 덩달아서기분이 좋아졌다 강바람이 솔솔솔 불어온다 마음까지 상쾌하다 보라 파란 분홍 하얀수국꽃들이나를 반겨준다&n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