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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 683호 눈 내리는 청주역

눈은 서로를 바라봅니다눈 오는 날 눈을 바라보다 별을 보았습니다오늘부터 눈이 오면 별이 쏟아진다고 말합니다하늘에 별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습니다바다를 건너가는 푸른 별과 마주칩니다슬픔이 다하여 별이 되는 걸까요 꽃이 지듯 내립니다철로에 내리는 눈발도 노란 안전선 안으로 비켜 내립니다 플랫폼으로 무궁화호 1382열차가 들어옵니다3호차 지정석에 앉아 스

  • 유회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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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 683호 속다짐 동아줄

바람, 뜻 있는 곳에 길을 열어 주는 운명의 여신이 한순간 귀띔도 없이 사라질 줄 몰랐다 불러도 메아리 들리잖는 동행을 이탈한 이름 이름들, 배반의 유희를 짐승처럼 컹컹 울고 싶어도 눈물이야 드러낼 수 없는 백년고독 바위의 낯빛 너무 머얼리넘어서는 아니 될 경계를 지워버린가시며 독기며 거품을 뿜어내는 주소 불명의 지뢰밭 전선 해뜰

  • 안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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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 683호 100년 전의 마곡나루역

100년 전인 2025년에는서울 강서구에 지하철 9호선공항철도역인 마곡나루역이 있었다역 주위에 나루터는 보이지 않았다 역 좌우에는 첨단산업 연구소들LG, 롯데, 코오롱, 넥센, 대웅,이랜드, 롯데캐슬, 코엑스 마곡,서울식물원, LG아트센터, 오피스텔타운 역 건너에는 마곡나루 우체국2층 건물이 1층에는 커피숍이 있었다 강서경찰서 마

  • 권희경(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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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 683호 강물

흐르는 강물은 넘치지 않는다유유(悠悠)한 강물은 흐를 줄 안다뒤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강물은기적을 만든다만약에 흐르지 않고 멈춘다면범람하여 논과 밭과 집을 덮칠 때흐른다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가유수(流水) 같은 벅찬 세월을 씻고 쓰다듬어곱고 고운 돌을 만들고낮은 데로만 흘러바닷물에 몸을 섞고최후의 소금으로 남는다 우리들의 양식(糧食)이 된다.

  • 노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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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 683호 작달비 내리더니

굴참나무 우듬지에가여운 기도가 깃발로 흔들린다어쩌다밥알보다 더 많은 약들이매미 허물 같은 몸뚱이에 남겨져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저리 자주 오가는가 잠긴 적 없는 창호지 문에더부살이 과꽃 한 무더기녹슨 문고리에 기다림의 세월이 잠긴다 앙상한 겨울나무 한 그루먼저 꺾인 허리로는 모자라험한 작달비에마지막 남은 무릎마저 꿇었다닳고 휜 명아주 지팡이

  • 기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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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 683호 70세

물욕(物慾)·육욕(肉慾) 떨어지고, 사람들과의 만남 적어져 죄지을 기회 줄어드는 나이운동하기, 악기 배우기, 그림 그리기, 붓글씨 쓰기 등 하고 싶은 마음은 늘어가는데 몸이 따라가지 못하는 나이복용약의 종류와 개수가 늘어가는 나이지학(志學), 약관(弱冠), 이립(而立), 불혹(不惑), 지천명(知天命), 이순(耳順)을 지나 종심(從心)에 이르렀으나, 학문 성

  • 장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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