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면쌀을 씻어밥을 짓고 멸칫국물에 된장 풀어하얀 두부, 애호박감자 넣고 보글보글 새콤달콤조물조물반찬 만들어 사랑하는 당신과함께하는 이 하루는하늘이 나에게 준선물입니다.
- 윤세주
눈 뜨면쌀을 씻어밥을 짓고 멸칫국물에 된장 풀어하얀 두부, 애호박감자 넣고 보글보글 새콤달콤조물조물반찬 만들어 사랑하는 당신과함께하는 이 하루는하늘이 나에게 준선물입니다.
서로 눈길을 외면한다가시 돋친 시선으로 경계하며품으려 하지 않는다남의 일에 관심 없다닮은 듯 다른 피조물 핸드폰 화면에 고정된 시선후끈 달아올라 상기되었다봄바람이 어깨를 스쳐눈을 감고바람이 지난 자리를 더듬어 본다 영산홍 꽃잎이 누워 있던 자리 장미꽃잎이 카펫 만들어길 위로유모차에 애완견을 싣고허덕이며 걷는다개망초꽃 고개 꼿꼿이
초등학교 들어가 글을 알게 되니할머니는 두 고모님 댁에수시로 편지를 쓰게 하셨습니다 그날도 썰매 타러 가야 하는데우표 사들고 오셔서 재촉을 하셨지요 철부지 어린 마음에그럼 할머니가 쓰라 했습니다 이내 불호령이 떨어졌고닭똥 같은 눈물 흘리며연필로 꾹꾹 눌러쓰고 소리내 읽어야 했습니다 한참 지나 철이 든 다음에야 알았지요&n
디아스포라의 여정은 항시불안하고 슬픈 일,창을 때리는 빗소리를 들으며독백의 술잔을 기울여요 고정된 정체는 앞을 볼 수 없고 시계의 초침은 쉬지 않고 흐르는데 광야의 아침은 왜 밝아오지 않나요 미련의 곡선은 발길을 막고 마음을 빼앗은 태양은 석양빛에 우는데 오늘밤 어느 곳에초야의 촛불을 켜고 날라리를&nb
폭설이 집어삼킨 창밖은더 이상 부드러운 능선이 아니다 하얀 털을 날카롭게 세우고 웅크린거대한 백호 한 마리 대관령 세찬 눈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산은거친 숨을 고르고 있다골짜기 깊은 곳에 은빛 발톱을 감춘 채 바람이 울컥 창문을 흔들 때마다 저 하얀 야수의 잠꼬대일까 등을 들썩이며 눈을 털어낼 때마다&
영혼에는내음이 있고 빛깔도 있다 처음 만났을 뿐인데이유 없이 마음이 풀어지고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처럼 괜스레 편안해지는 사람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말의 온도로 서로를 건네고 침묵조차자연스러우며 눈빛 하나표정 하나에도마음이 먼저 닿던 사람 스쳐 지나간 뒤에도그 흔적은 오래 남아&
잘 여문 하지감자베란다 두었더니햇볕에 더위 먹어퍼렇게 멍든 개구리 등짝 멍든 것이 어디 그뿐이랴 가난한 노래로 시작한 신접살림물정 없이 이사 간 집에 날아든 빨간 딱지 답십리 산동네비탈길 고갯마루 넘어 집주인 찾아간 마당은 아부재기 치는 질긴 곳 그때는회색 구름 덮인 여름 하늘 우리 의
아침이면 대나무 울타리에 모여앉아그리도 재잘거리던 참새들은 어디 갔나 했더니 소를 기르는 우사 안에 산비둘기 부부와참새 가족들이 팔자 좋게 눌러앉아정다웁게 살고 있네 삶에 지친 농부의 마음을 위로하는지구구구 짹짹짹소가 먹고 남겨준 사료를 맛있게도 먹는구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식량 걱정 집 걱정 할 것 없이참새 가족과 비둘기 부부는
광화문 일대는 산소가 필요 없게 되었다 숨 쉬는 붉은 머리띠들이 놀라 흩어져서, 적어도 2020년대까지만 해도우리는 24시 혹사당하고 있었지공장에서 연구실에서 하지만 이젠 아냐우리도 사람이다먹고 싶고, 자고 싶고, 하고 싶다 우리에게 인권을 부여하라그대들이 누리는 혜택을 똑같이 적용하라 봉급을 지불하고주 3일제를
하늘바다와 초록호수 어우러져에메랄드 빛 푸른 생명으로 빛난다 푸른과 나는 하나가 된다 풀의 사랑도 꽃의 사랑도푸른 너의 곁에서 자라난다 풀섶 가득 방울방울 맺힌 이슬은긴 밤 외로움이 맺힌 눈물일게다 꽃봉우리 아직 오므린 수줍음은향기에 젖어 피어나지 못한 사랑일게다 멀리 가까이 풀잎 하나 둘 흔들리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