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져 온몸이 굴러도어두운 흙길을 기어서라도 가다 보면언젠가 그대 숲에 닿을 것이네그때쯤 얼어 터진 상처도 많이 아물 것이고그 자리마다 보이지 않게 똬리를 튼 옹이는도끼날을 견딜 만큼 더 단단해질 것이네그대의 용기와 신념의 발목이 무릎이여름 대관령 언덕에 설 것이네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꿈의 세계가 아니라죽은 생명이 다시 일어서는 그런 세상이 아니라이슬 찬
- 박상석(전남)
넘어져 온몸이 굴러도어두운 흙길을 기어서라도 가다 보면언젠가 그대 숲에 닿을 것이네그때쯤 얼어 터진 상처도 많이 아물 것이고그 자리마다 보이지 않게 똬리를 튼 옹이는도끼날을 견딜 만큼 더 단단해질 것이네그대의 용기와 신념의 발목이 무릎이여름 대관령 언덕에 설 것이네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꿈의 세계가 아니라죽은 생명이 다시 일어서는 그런 세상이 아니라이슬 찬
깊어지는 가을떠밀어 내는 몸체 떠나시작되는 방랑날렵하게 분리되었지만찬 서리 눈 받으며찌그러지고 움츠리다가야위어 가는 앙상한 뼈대 모든 희망이 무너질 때북쪽에서 불어오는 센 바람신나게 시작되는 운동회저 끝까지 바람 타고 달리기 공간이 넓은 곳에선 장거리 경주 어깨동무하고 회오리 만들기 잽싸게 도는 귀여운 토네이도
인기척마저 사조 속으로 침잠하는 출구의 끝 땅거미는 지상의 유일한 건반이었던실루엣을 기어이 지워낸다 누군가의 아득한 등부전(背部)마저 삼켜버린 어둠 속에서 찬란했던 어제의 봄날은 궂은 한기로 화하여낮은 저음으로 가라앉는다 동결의 온도로 밀어낸 저 꽃잎들의 유배지,차마 열리지 못한 채 수줍게 붉어진 봉오리 안에서
투명한 잔 속천천히 흔들리는 어둠 그 속에서붉음은오래된 상처의 빛처럼 깊고 창문 닫힌 겨울방처럼 조용하다 포도알들이 견딘긴 계절의 기억햇살과 바람이 지나간어둠 속에서 익어 간다 고요는 시간을 천천히 익혀 오래 접힌 편지의 온기와 늦게 도착한 말들이 숨쉰다 분노와 사랑후회까지도조용히 가라앉아 있다
모처럼 산책을 나온 날먹구름 몰려와쏟아지는 소낙비온몸을 흠뻑 적신다 살다 보면 예상치 않게갑자기 내리는 소낙비처럼 내 삶도 힘들고 고달픈 시련이 닥칠 때도 있다 하지만 힘들다 포기하고 주저앉을 수는 없지 않은가 구름 걷히면 햇빛 비치고 흠뻑 젖은 옷도 마르듯이 한평생 가는 인생길힘들고
내 이름은 유관순이다왜 나를 숫자에 불과한1933이라고 부르느냐내가 무슨 연도라도 된단 말이냐 꽃도 새도 나무도 이름이 있고산맥도 강물도 이름으로 열렸는데내 부모가 지어준 사랑의 이름을사람 취급하지 않으려고하찮은 숫자로 바꿔 부르고는밟고 때리고 고문하는 왜인들아 이 나라에 바칠 목숨이하나라서 하나뿐이어서 안타깝다내게 목숨이 몇 개씩 주어졌
내 귀에 맺힌 차가운 말은사라지지 않는 멍울 되어내 속을 습하게 한다 원하지 않는 색으로 채색된 지난 기억들이 몰려들어문을 세게 닫아 보아도문틈에 끼어 버둥대는 편린으로 방 안은 이내 어두워진다 홀로 앓던 아픔 다 지났다고 스스로 위로해 왔는데나는 또 쓸쓸해져야만 할까 젖어든 소매가 차가웁다 고
모든 진화의 서사는 바다다 수평선이 신기루를 산란할 때날치는 왜 수평선 너머로 날아갔을까지느러미는 어떻게 날개로 날았을까 아가미와 폐를 넘나들며망둥어는 어떻게 뻘을 달리기 시작했을까지느러미는 왜 지평선으로 가고 싶었을까 인류가 미지의 푸른별에 도전하듯틱타알릭**은 축축한 그림자를 끌고 뻘을 지나 뭍으로 위대한 첫발을 내디뎠다&nb
멀찌감치 물러나 올려다본 하늘이마치 정지된 화면 속 광고처럼파랗게 질려 있는오늘,이런 날 하루쯤은바람 한 점 없어도 좋다 언제부터인가나무는 미동도 없이 홀로 서서색이 주는 황금빛 커튼 뒤에 숨어떠나보낼 잎들을 하나하나 부르며뿌리의 전설을 노래처럼 들려주고밤이 되면 순백(純白)의 별들이총총거리며 우리에게 내리면 좋겠다 그런 날덩달아 넋놓고
능수버들이이리 흔들 저리 흔들바람과 함께 놀고물 속에 투명하게 비친하늘과 버드나무 물 속에 갇혀 있는수양버들길게 늘어뜨린 가지마다낭창낭창 춤추게 하는바람이 모여 사는 강 머무를 수 없는 운명차라리 깊이 잠기어안락한 평화와 함께하늘과 구름 일렁이고, 화창한 날 밖이 그리울 땐버들피리 부르는 소년새들도 초대해 노래하고큰 바람 작은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