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야 흰 나비야 봄바람 어디 있니 들꽃 향기 물들어도 봄빛이 그리워라 저 푸른 산 너머에 새싹들 춤춘대도 내 마음은 흙빛으로 머물러 있구나 회색빛 강물 위에 노을이 물들 때면 꾀꼬리 노랫소리 봄 소식 전해오고 할미꽃은 속삭이며 나를 잊지 말라네 소쩍새 울음소리 깊은 밤을 깨우네 나비야
- 김수호-시
나비야 흰 나비야 봄바람 어디 있니 들꽃 향기 물들어도 봄빛이 그리워라 저 푸른 산 너머에 새싹들 춤춘대도 내 마음은 흙빛으로 머물러 있구나 회색빛 강물 위에 노을이 물들 때면 꾀꼬리 노랫소리 봄 소식 전해오고 할미꽃은 속삭이며 나를 잊지 말라네 소쩍새 울음소리 깊은 밤을 깨우네 나비야
직각으로 닫은 고집이 불 꺼진 창마다쉼표로 찍고 말이 없다길게 추린 하모니카에 호흡하는 일상이신호등처럼 깜박거린다블록으로 쌓은 벽들이 모르는남이 되어가는 까닭에성냥갑으로 열고 닫히는 순간에도무표정이다낯선 풍경으로 다가오는 어색함이낯선 이방인들이 모여 사는 무인도외로운 섬이다
굳어진 발가락티눈 하나 생겨나깊숙이 눌러 아프지 가두지도 말고조이지도 말고신발을 벗어보렴 그렇게 네 속에서응어리가 되어버린쇄락의 마디를 풀어보렴 실핏줄 토닥여마디 주섬거리며맨발로 사부작 걸어보렴 대지의 기운이어떻게 너를 살리는지 온몸으로 느껴보렴
박내과의원 간이 책꽂이에 꽂혀 있는조승래 시인 시집 『적막이 오는 순서』를 읽는데간호사가 차례 순번 내 이름을 부른다문득 병원에 온 환자들을 둘러보았다 한결같이 근심되어버린 초췌한 표정들이라니 수심에 잠긴 초점 잃은 눈동자아침 일찍 마을버스를 타고 와서간신히 병원 문을 들어서는 촌로들은의사선생님 말 한마디에 얼굴이 환해진다 크게
고향 마을엔 모 심을 때 되면여름철새인 호반새가 찾아왔지 뒷동산 기슭고목에 구멍을 뚫고자리한 꿈의 보금자리 온몸이 진붉은 색깔불꽃처럼 일군 사랑 가뭄이 걱정되어물가 오고가며비오르르비오르르간절한 기원 그래서 비오리새라고도 했는데 아무리 듣고 싶어도지금은 볼 수 없는 새
칠월의 한낮 캐나다 땅 나이야가라 폭포 청록의 물줄기는천둥소리를 내며천길 낭떨어지를 뛰어내리는데 마치 죄 없는 사람나와 봐 하는 거 같았다 노랑머리 검은머리인파 속 나도함께 소리 지르며황홀히 물세례를 받았다 거친 물줄기에아픈 걱정 다 던지고아, 죄 된 행실 사하소서 물바람에 기우뚱하는 유람선 위 나도 기
오래 전에 외국어를 배우는데, ‘웃으며 들어갔다 울며 나오는 언어가 일본어’라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일본어는 우리와 어순이 같고 같은 한자 문화권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깊이 파고들수록 일본어도 역시 외국어라서 매우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문학의 장르에서 배우기 쉬운 장르가 ‘수필(隨筆)’이라고 인식하는 경
4.도해지금까지 논의해 본 것을 다음과 같이 표를 그려 나타낼 수 있을 것 같다.a항에서 e항까지는 대우주적 공간을 확보하여 생동하는 인격체로 나타남. f항은 무한공간을 지키는 끝없는(그칠 줄 모르고 타는) 시간성을 유지함. a항에서 d항까지는 시간상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나타날 수 있으나 그 여실한 나타남의 확인은 대체로 낮이라야 유리함.e항은 낮을 다 섭
[기획연재] 수필 창작과 이론11 1.어떤 수필이 좋은 수필인가어떤 수필이 과연 좋은 수필인가. 이 문제에 대해서 한마디로 단언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수필은 어디까지나 문학이기 때문에 객관적·일률적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그것을 읽는 사람의 개인적인 판단이나 주관, 가치관이나 사고방식, 각자의 환경이나 이제까지 살아온 삶, 교육 정도,
요양원 가신할머니 심으신 접시꽃 한 모둠 마당가에서키재기하며집을 지킨다 꽃맹아리 사이 얼굴 붉힌접시꽃 두 송이 흰나비먼저 알고꽃 주위를 맴돈다 할머니 마음 담아 얼굴 쓰다듬고예쁘다고 칭찬한다.*꽃맹아리: 꽃망울의 사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