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닫힌 세상, 얼음 궁전한겨울의 침묵이 주인공이던고요한 호수 위에 따스한 햇살이 스며들어조심스레 얼음을 녹인다살엄음이 얇게 갈라지고물방울이 몽글몽글 맺힌다 봄바람은 나긋한 손길로얼음 조각들을 춤추게 한다차가운 겨울잠에서 깨어나새로운 생명이 꿈틀거린다 물빛은 점점 깊어지고햇살은 더욱 따스해져만물이 소생하는 기적을 목격한다&nbs
- 김월강
굳게 닫힌 세상, 얼음 궁전한겨울의 침묵이 주인공이던고요한 호수 위에 따스한 햇살이 스며들어조심스레 얼음을 녹인다살엄음이 얇게 갈라지고물방울이 몽글몽글 맺힌다 봄바람은 나긋한 손길로얼음 조각들을 춤추게 한다차가운 겨울잠에서 깨어나새로운 생명이 꿈틀거린다 물빛은 점점 깊어지고햇살은 더욱 따스해져만물이 소생하는 기적을 목격한다&nbs
파르스름하게 깨어나는 새벽 공기가 낯설다아침이 이렇게 왔었던가?너를 한번도 바라보질 않았구나밤을 깨고 나오느라멍 들어 있는 너를한번도 보듬질 못했구나 나에게 너는항상 환하게 빛나는 미소인 줄만따뜻이 안아주는 품인 줄만 알았다찬란하기만한 너에게도 아픔이 있는데내 아픔이 너를 덮어 버렸다 이제걱정거리는 너의 뒤편에 숨겨 놓고신발끈을 묶는다.
안개로 세수하고 얼굴만 내민 마둔 저수지햇살이 어루만져 드러난 산천초목물살에 업힌 햇살은물풀처럼 춤을 춘다 골짜기 곱이곱이 다정히 앉은 마을평안함 알려주는 여유로운 굴뚝 연기마을의 선한 모습은 부러울게 없는주인을 닮았다 “영희엄마는 어디 가노? ”“무릎이 아파서 병원 갈려고” “수철이 아저씨 고비는 넘겼나? ”“좋아졌습니다”&nb
어딘가로 달아나 버린 양말 한 짝함께 달아났다면 완전범죄지만양말, 남은 한 짝알리바이가 없어아침마다 심문을 받는다 스스로 찾아갈 수 없는 거리 몇 군데 짚히는 곳이 있지만체념으로 수모를 견디는 남은 한 짝 자유는구가하는 자의 몫,행적이 묘연한 그 분방을용납하고 사랑하여기다림을 형벌로무기형을 사는 서랍형 여자.양말, 남은 한 짝
산천의 꽃내음 바람에 실려그름 꽃으로 피어나네진달래 매화가 산천에 만개하니 새들도 날개 펴 저 푸른 하늘 창공에아름다운 노래로 즐거움 더하네나도 푸른 풀받에 누워 시상에 흠뼉 저어 그리운 님의 향기를 느껴보며그 님 가슴에 시향을 안기고 싶다시를 좋아하며 사랑하는 그대에게뼛속까지 스며드는 좋은 시를선물하고 싶다
부처님이목탁을 두들기신다 공자님이명언을 읊으신다 예수님이노래를 부르신다 손 잡으니 하나다 금빛 찬란하다 ‘날아라 생각이여 금빛 날개를 달고’* *베르디의 나부코‘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에서 인용.
눈을 감아야 보이는 사람,이별이 그리움을 몰고 오듯뒷모습이 그리운 사람,고독한 이가심연의 깊이를 재듯 고단한 하루가 영혼을 깨운다 새는 허공에서 울고달빛은 바다에서 흐느적이는데빈 가슴허기진 잔에별빛마저 아득하다
거대한 산에 청청히 서 있는나무 한 그루푸르다어느날푸르듯 기어오른뼈대 없는 줄기청다래 이름을 가장해청청거목 머리 위에 서서거목의 목덜미에 머리채 잡듯온 힘 뱉어낸다 청다래 이름 빌어 푸르다지만누구도 알 리 없는 엉킨 실타래일 뿐햇볕 창창한 날푸른 잎들 시늉한 치마 펼쳐들어큰 나무의 등줄 타고 올라거대한 빛 가리려 하나 가을 겨울이 오는 진
수많은 시간이 지나도 지난 추억은늘 그대로 마음에 담겨 있는데세월은 우리의 모습을더덕더덕 변화시켜 버린 생의 무적 까맣고 덥수룩하던 머리카락이이젠 세월에 바래버린 반백가뭄 들녘에 타든 식물들마냥 듬성듬성거울에 비친 머리숱을 보며어찌 인생이 허무하다 하지 않으리 훨훨 날아가 버린 시절항상 그 자리에 있을 줄 알았는데우리 아이들이그때의 우리들
부산역 선상 주차장 노숙자는 벽 없는 집에서 산다그 집은 낮의 집 밤의 집은 모른다까만 그는 살찐 밤에 묻혀 보이지 않으므로 낮의 집을 비운 발들이 바쁘게 밤을 걸어가고 있다밤의 집은 스위치로부터 다시 밤을 잃는다 밤을 잊은 낮은 지쳐도 지칠 수 없다무인 정산기 앞에서 하루치 가격을 묻는다 밤으로 사라지는 낮의 피로들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