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를 달리다임진각에서 더는 못 가네누가 원했나 삼팔선철조망 치고 서로 뒷걸음하며 얼떨결에 적이라는 이름으로 갈라선 부모 형제들애꿎은 힘 겨루며서로 대치하고 있는 우리 동족들 정든 고향을 전망대로바라볼 수밖에 없으니북받치는 설움을 어이 달랠까 풀꽃들도 서로이마를 비비며 일어서고 땅속으로 숨어든 뿌리들은 
- 이기주
통일로를 달리다임진각에서 더는 못 가네누가 원했나 삼팔선철조망 치고 서로 뒷걸음하며 얼떨결에 적이라는 이름으로 갈라선 부모 형제들애꿎은 힘 겨루며서로 대치하고 있는 우리 동족들 정든 고향을 전망대로바라볼 수밖에 없으니북받치는 설움을 어이 달랠까 풀꽃들도 서로이마를 비비며 일어서고 땅속으로 숨어든 뿌리들은 
엄마를 보고 환속하듯 서울로 올 때딸 보내기가 너무 서운해버스가 산모퉁이를 돌 때까지석장승 되어 얼어 있던 울 엄마그 맘을 이제는 알 것 같다 시집간 딸이 주말이라고 올 땐 좋더니밤새 도란댈 때는 몰랐는데간다고 짐 챙기니 허전하다참기름이랑 밑반찬을 챙겨주며차 시간에 맞춰 나간 터미널 가는 딸은 손을 흔들며 울고보내는 엄마는 차마 보내지 못
사유가 깊어 바닷물이 넘친다강과 바다가 만나는 연안에알을 낳는 고등어바람이 낮게 엎드린 해송숲 따라민들레 홀씨들이 서둘러 비행을 한다 기억 속 오류에는동쪽 바다 깊은 곳에푸른 고등어와 흰 고래가 함께 살았다 갯바위 사랑 노래 흐르는보름달 뜨는 밤이면바다는 깊은 고독 속으로 빠져들고슬픈 파도가 밀려왔다가 돌아서기를 반복했다 손때 묻
달빛에 젖은 시는소녀의 몸짓으로 별빛처럼 피어나 손끝엔 떨리는 마음을 쥔 듯 바람결에 젖은 그녀의 목소리 흩날리는 손길 따라 물들어 밤의 물결에 꽃잎처럼 흔들리면 그리움으로 엮은 구절들이 한줄, 한줄…별빛 되어 흘러내린다 세상에 닿지 못한 말들을 가슴에 품은 침묵의 노래로 오늘
논둑 위로안개가 밀려온다 밤새 젖은 흙냄새가풀잎 끝에 매달리고,이랑 사이로 이슬이 고인다 닭이 두어 번 울고멀리서 경운기 시동이 걸린다 삶이 천천히 깨어나는 소리 허리 굽힌 어머니의 그림자가 안개 속에 묻혔다가해가 오르자,빛에 젖어 다시 피어난다 안개는 그렇게하루의 시작을 감싸안고 조용히 사라진
보도와 경계석 사이 사각지대보랏빛 제비꽃이 당돌하게 문패 하나 달고 봄보다 먼저 봄으로 피어오른다 따스한 눈길 한번 받아 보고파한 올 바람에도 날아 오를 듯보랏빛 날개를 퍼득거리는 작은 가슴이 향기로 지저귄다 지지배배 지지배배보랏빛 봄의 속삭임청초한 모습 가녀린 숨소리까지먼 길 떠난 엄마를 닮았다 파란 하늘을 닮
동구 밖 커다란 나무 밑은 마을 사람들이 모여세상 이야기를나뭇가지에 주렁주렁매달아 놓는다 객지에 사는 자식들연락 오지 않아도근심 걱정 기쁜 일이야기하다 보면하루 해가 짧다 지나가는 바람도 새들도 심지어 높게 떠 있는구름까지도귀를 쫑긋거리며 지나가다 궁금해 듣는다 사람의 그늘이란그 사람의 그릇만큼 
그리도 가벼운 바람에속절없이 당하고 마는풍금의 경건한 떨림소리 눈과 귀에 문제가 있나 보다 눈을 감고 사색에 잠겼다 소낙비 내리는 소리에 눈을 뜨고 보니옷자락이 적시지 않았다 능금빛하늘을 올려다보니 근심 한 점 없는 듯 출렁이는 물결에돛대도 삿대도 없이 홀연히 흘러 흘러간다 오
낮달에 걸린 옷깃, 그대 향기 여미고건들바람 휘돌아 시린 기억 한 줌해가 질 녘 스러지는 사양(斜陽)빛 차디찬 그리움의 조각들은 설핏 눈꽃으로 잉태되었다 아득히 먼 그리움의 겨울 연가미리내 은빛 윤슬처럼 어여쁜 기억 속 아스라이 하늘 끝까지 올라 머문다 슬픈 그대 미소 오롯이 가슴에 품고 하얀 달빛에 드리운 추억
블루베리 농장의 하루 이틀잡초를 뽑으며꾀꼬리 노래 꾀꼴꾀꼴 따라 부른다 싱싱한 부추가 살랑살랑 춤추고 한아름 이웃에게 나누는 기쁨 천사의 행복이다 가슴에서 울리는 평화의 종소리 저절로 나오는 미소가들녘을 가득 채운다 즐겁게 주는 마음뿌듯하게 받는 마음도 기쁨 이웃 사랑이 넘치는 하루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