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납기로 소문난겨울바람이 분다 차가운 기류 양손에 움켜쥐고 건물 사이로 걸어오는차갑고 무서운 사내 닮은 골바람 설마설마나에게 잘 보일 심산으로 와락 안겨올까참말로 무서워라 침침하고 음흉한 바람색 귀싸대기 갈기더니어찌나 거칠게 입맞춤하는지 볼때기도 입술도 벌겋다 반갑지도 않고정이 가지 않
- 박순옥(연심)
사납기로 소문난겨울바람이 분다 차가운 기류 양손에 움켜쥐고 건물 사이로 걸어오는차갑고 무서운 사내 닮은 골바람 설마설마나에게 잘 보일 심산으로 와락 안겨올까참말로 무서워라 침침하고 음흉한 바람색 귀싸대기 갈기더니어찌나 거칠게 입맞춤하는지 볼때기도 입술도 벌겋다 반갑지도 않고정이 가지 않
아침마다 가볍게머리를 두드린다 다행이다 아직은 설다
사랑의 씨앗이 싹이 텄다세월이 흘러갈 때온갖 근심과 걱정스러움에정성 들여 보살폈다그 덕에 잘 자라 꽃을 피우고열매를 맺어 풍작이 되었다.잘된 농사이니 흡족한 마음에 힘이 샘솟고 거드름에, 팔자걸음에 뒷짐 지는 양손그러나 온갖 세상 풍파에 흉작이 되었다면모든 점이 반대 현상이라 시절에 한탄한다곡식과 주인 사이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결과다 이
가을비가 내린다고 해서다 자란 나락에 천막 칠 필요는 없어 햇살은 바다를 끊임없이 내리꽂지만 밑바닥까지 뚫을 수는 없지 인간은 욕심과 야망만 좇다가스스로 오염된 바이러스를 먹는 꼴 세상을 사는 데는 특별한 방법은 없어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하면 돼 강물에 찬비 맞고 떠는 물고기가여워서 더운물을 부으니
꽃샘바람 풀꽃처럼 피어나 풀 잎사귀 스치면 하늘엔 노을빛이 한가득강 모퉁이 돌아 돌아윤슬에 비친 작은 새 날갯짓에내 동심 함께 난다. 노을빛 끝자락에 접어놓고어둠이 쫄래쫄래 따라와홀연히 작은 새 등에 업혀밤하늘에 고운 별이 되면 사람들과 교감하며 지내온 달콤한 추억들 속속들이 떠오르는 따뜻한 눈빛들빨갛게 나눠 굽던 청순했
그대잊는구려 한때는세상 모든 것이 그대를데려왔는데 비 오는 날 찻집에서 녹턴을 들을 때면 단풍 든 은행나무 가로수길을 걸을 때면 어느새 다가와내 손 위에 가만히 포개어 놓던 그대 이제닳아서모난 순간들둥글어지고 작아져손에 익숙해졌는데 겨울로 향하는 길목에서 그대도잊었는구려깊어지는 이 가을
동네 어귀에 들어서면 그윽하던 팥죽 내음은옛 추억의 시간 속으로 풍미로도 늘 자리를 편다 동지 팥죽은 차지게 쑤어서 떡도 빚어 나누고떡메로 절구에다 찧어낸 떡맛도 감치고 당기었다 한낮은 기울어져서 어느덧 해걸음에 닿으면콧전을 맴도는 구르미 여울져 두루미 날갯짓에 올 때 그득히 담긴 떡 건더기도 헤아려 비우고는둘러앉아 담소도 나누며
요즈음같이 시끄러운 세상에서 넓은 세상에서는 넓게좁은 세상에서는 좁게현실에 순응하면서 부족하면 채워주고가득 차면 덜어내고 가진 자와 없는 자힘 없는 자와 힘 있는 자모두를 감싸주면서 때로는 맑고 티끌 하나 없는옹달샘이 되어 모든 사람들의 갈증을 풀어주면서 있어도 없는 것 같은데 없으면
잘도 가는 시간의 마차는소리 없이 머나먼 길을 달려쉼없이 세월을 끌고 간다이것을 감지할 때마다 비명이다 늘어난 주름살은 세어 보기도 전에 저만치 달아나는 탓에 닳아지는 무릎 종착역을 묻지도 못하고손을 뻗어 보지만 속절없이 간다 떨어지는 낙엽은그게 인생이라고 소리칠 때마다 보내야 하는 가슴은,이미 서러움의 이슬이다
징∼울긋불긋 옷자락이너훌너훌왁자한 웃음수다반가움즐거운 몸짓소속의 기쁨만발한 꽃다발들 시큰둥했던 시작 마음은 서서히 더워지며등불처럼 흔들리고회한의 눈물은 촛농처럼 흘러발바닥에 박힌 너절한 기억의 시간들을 구름 속으로oh, happy day!oh, happy day! 찢어져 펄럭이던 깃발은 태양에 세탁되고새살이 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