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떠난 자리 외로운 섬 하나생겼습니다 잠 못 드는 밤파도만 깊어집니다 등대 첨탑수평선 너머 바람 한 조각그대인 양 스칩니다 그리움 건너노을 언덕 서성이다 마음 하나거기 남겨 둡니다 오늘도 수평선엔 빈자리 닻을 내리고 땅거미는또 하루를 삼킵니다
- 김춘식(청하)
그대떠난 자리 외로운 섬 하나생겼습니다 잠 못 드는 밤파도만 깊어집니다 등대 첨탑수평선 너머 바람 한 조각그대인 양 스칩니다 그리움 건너노을 언덕 서성이다 마음 하나거기 남겨 둡니다 오늘도 수평선엔 빈자리 닻을 내리고 땅거미는또 하루를 삼킵니다
너는 갈 수 있고나는 갈 수 없는 길 나는 묻지 않는다 왜 그 길이너에게 열려 있는지 나는 갈 수 있고너는 갈 수 없는 길 그러나 말하지 않는다 왜 그 길이나에게만 허락되었는지 우리는 서로 다른 길 위에 서서같은 곳을 바라보는지 아니면 같은 곳에 서서서로 다른 길을 보
산 넘고 강 건너 고개고개 넘어왔다어느 산마을 선한 아낙산나물 약초 보따리 메고 넘는 령얕은 물 흐르는 너른 돌밭인기척 끊어진 적막강산 취한다 중천에 해 산천 감싸안은 채가던 길 내려놓고 돌밭 사이 얕은 물소리 잠들었다 도란거리는 자장가 끝없고가까이 어딘가에선 칡향 흐드러지고 고라니 물 마시다 가는 길목 굽이 돌아 전설
바람에 스친 그대 뒷모습말 한마디 못 건네고눈길로만 배웅했다. 계절은 두어 번 바뀌었지만내 마음은 그날의 10시에멈춘 듯 머물러 있다. 하지 못한 말, 다 하지 못한 사랑 가슴 깊은 곳에서조용히 울고 있다. 혹시나 하는 그리움에낯선 거리마저 걷게 되면당신 이름, 바람에 묻힌다. 언젠가 다시 마주친다면그때는 웃으며
개발연대의 광풍 속에서 우후죽순처럼아파트가 생겨날 즈음 전철 3호선을사이에 두고 한강을 건너서는 초입에건설되어 강남의 상징으로그리고 강남의 중심으로자리매김했던 그 아파트당시엔 고관대작들의 ‘진상품’으로서민들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고하기야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으면나는 새도 떨어뜨린다고 소문난 현직을그 아파트와 바꾼 친구도 있었으니까?가벼운 눈인사로 지나가는
아지랑이 따라 달리며 종달새 함께 날던앞 시냇물 소리 내어 꿈속을 흐르며염소 떼 몰고 오던 저녁 논 메시던 아버지 천수답 논 모내기 위해 둠벙물 퍼 올리시네 한 두레, 두 두레, 어느 새끼 백 두레두레질하시며 사백 두레, 오백 두레 어느 새끼 부모님 힘든 두레질도 장단을 맞추시며지금도 꿈결에 들려오는 부모님 두레질 소리
어렸을 때누나가 백과사전 사던 날사은품으로 받아온 쌍안경 호기심에서 분해했다가다시 맞춰 놓질 못했다 참 좋은 쌍안경이었다고가족 모두 아쉬워했다 어른이 된 후쌍안경만으로도 별 관측이 가능해서 천체망원경 살 필요가 없다는 얘기를 외국 사는 친구에게서 들은 그날 꿈을 꾸었다별나라 공주님께서 우시고 계셨다&nb
깜깜한 것이 밤뿐인가 강변길 깜빡이는 가로등 밑으로 하루가 사라지고 있다 서소문 고가차도 아래서차를 마시고 일기를 쓰고산책도 한다 고개 숙인 풀꽃마다맺힌 이슬은낮의 소란인가 평안인가 CHANNEL 가방에 이름을 감춘 다양한 명품처럼 내일도색색의 사람과 만날 것이다 출구 없는 터널을 지나깜깜한 태
진한 커피를 마셔도 단풍잎 빛깔이 목에 걸려 자꾸만 가슴은 내려앉고 십일월을 넘기는 늦단풍이 마당 끝을 참새처럼 서성이다투명한 속을 한번 더 내보이며 회색빛 우수에 몸을 떨고 있습니다 가슴이 다 비치도록 그리운 당신의 이름을 불러도바람이 대답을 먼저 합니다그리움은 참는 것이라고매일 아침 보는 당신 얼굴처럼 당신이 이 순간 보고 싶습니다당신
사람은 늘한쪽 문으로 빛을 들이고다른 쪽 문으로 시간을 내보낸다 젖은 신발 한 켤레가현관에 오래 남아 있고 웃음은 잠시손등에 체온처럼 머물다가먼저 식어버린다 우리는잠깐 환해지기 위해불 꺼진 마음 하나씩 들고 살아간다 접어둔 약속들은서랍 속에서 천천히 늙어 가고 떠난 사람보다남겨진 그림자가더 오래 집 안을 걸어다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