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떠난 뒤몰래 삼켰던 젖은 눈물로목련은 피고 내 사랑 속절없이흔들리는 바람 앞에진달래도 잇따라핏빛으로 터지는데 못 이룬 사랑이 아름답단 통속한 위안이야다시는 생각지 않으려 모질게 다문 입술 백목련 꽃잎마저 지금쯤 그대 창을 긋는 봄비에 하염없이 젖고 있으려나
- 최원발
그대 떠난 뒤몰래 삼켰던 젖은 눈물로목련은 피고 내 사랑 속절없이흔들리는 바람 앞에진달래도 잇따라핏빛으로 터지는데 못 이룬 사랑이 아름답단 통속한 위안이야다시는 생각지 않으려 모질게 다문 입술 백목련 꽃잎마저 지금쯤 그대 창을 긋는 봄비에 하염없이 젖고 있으려나
비를 담은 구름이 지나고여름은 무성해서뭉텅뭉텅 소나기가 내린다 바깥에서 들어온 공간을채우거나차지하거나자리 자체를 만들어수런대는 풀줄기마다 기둥을 세운다 공간을 확보하고여름비를 차용해 생긴 빗방울은 희고 둥글게 확장하고 있다 여름비는 묽어서맨얼굴로 바람을 만져보고 댓 걸음 가다 멈춰 돌아보면 얼룩도 남지 않았다&n
눈발의 긴 호흡이 세계를 지나는발자국의 깊이를 지워버린다 뭉글뭉글한 집들이 순식간에 노래가 된다 도시를 움켜잡는 눈발의 비밀을 보고 있다 튕겨지는 스프링클러처럼 눈발이 도로를 지나간다 알맞게 끊어 놓는 간격이란 없는 듯공항이 폐쇄되었고 옛사랑이 기억나지 않는다 알바트로스도 지나갔는지 자작나무들이 누군가를
이른 아침 한 무리 비둘기들이아스팔트에 내려와 먹이사냥하고맑은 하늘 한 바퀴 휘돈 뒤주욱 건물 베란다에 올라앉아사뭇 머리를 조아린다구구구구 꾸우욱구구구구 꾸우욱 저들을 불쌍히 여겨 주소서만물의 영장이라 하면서사랑하거나 화합하지 못하고시기하고 미워하고 잘난 체하며아무렇지 않게 살상을 저지르는넥타이 메고 가면 쓴 이들을불쌍히 여겨 주소서 저들
겨울뿐이라고무릎 꿇을 때무릎에서 나오는 눈물이볕뉘가 되어
가슴에 들어앉은사랑의 마음은장독 속 씨간장처럼소중히 간직하고필요할 땐그 마음 향해 손 내밀 듯아끼지 않아야 한다 집에 키우는 화분 식물도 사랑으로 보살피면아픔을 모르고 잘 자라듯 곁에 있는 이에마음의 물을 주면그 마음이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사랑을 받으려만 하지 말고 그대가 진실로 아낀다면샘솟는 샘물처럼아낌없이
가을입니다회전목마에서 잦은 기침 소리가 들립니다짧은 하루해로는 못다 찾을 이력이지만목마는 놓칠 것 같은 귀엣말이 두렵습니다 목이 타나 봅니다욕이 마렵습니다목마는…풀뿌리는… 휘감기는바람에 대하여민중에 대하여민족에 대하여민중의 민주는 목마른 나무라고 외치는 세상에 대하여 목마는 눈마저 침침해서누군가 쓰다 버린 로터리에 머물고,4와 3
닷새를 한 파수로 한대천 장날엔 골목마다사람들로 북적인다봄볕에 그을은 까만 얼굴엔모처럼의 분칠이 어색한 아지매들의너스레가 한낮을 달군다 손님 부르는 장사꾼의 목청이 골목을 헤집고호떡 익는 냄새, 풀빵 굽는 냄새가뱃속의 허기를 부른다 바다를 옮겨온 비릿한 생선전에는 갈치, 오징어, 고등어, 꽁치, 꼴뚜기가 함지박마다 넘쳐나
1123년 1월(인종 1년) 눈 그친 아침, 이자량은 이자겸의아우로서 1095년(헌종 1년)에 7품의 지후 관직으로 시작하여추밀원사로서 수사공 중서시랑평장사까지 승진을하였지만 지병이 점점 깊어져 자택에서 사망한다 노비들이 맡은 일을 일사천리로 처리하고 있었다우물가에서 어린 아이를 등에 업고 엎드려 물을 긷던아낙네의 포대기에서 애기가 빠져나와 우물
겨울 공원은 헐벗어햇살 한 자락에 앉아상상의 붓칠을 한다 가지뿐인 철쭉꽃 나무는놀이터 소녀의 옻빛을 찍어 칠하고키 큰 플라타너스 나무는앉아 있는 까치의 푸른 기억으로 칠한다 아무것도 품지 않은 언 연못은 너의 입김이면 된다 집으로 웅크리고 가는 사람들 봄이 오면 뛰어오를분수의 힘으로 칠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