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즐거움에 찾아갈 그 요양원그분들 여전히들 만날 수 있으려나모두가 좋아할 곡을 잘 챙겨서 떠난다. 남 같지 않은 만남 보람도 있다만은웃음 반 울음 반 또 그렇게 연주하고다음에 또 만나자고 작별인사 나눈다. 마지막 끝인사로 일일이 찾아볼 때아! 이건 또 누구야 스치는 동창(同窓) 얼굴 서로가 부둥켜안고 울먹이다 떠났지
- 김창유
오늘도 즐거움에 찾아갈 그 요양원그분들 여전히들 만날 수 있으려나모두가 좋아할 곡을 잘 챙겨서 떠난다. 남 같지 않은 만남 보람도 있다만은웃음 반 울음 반 또 그렇게 연주하고다음에 또 만나자고 작별인사 나눈다. 마지막 끝인사로 일일이 찾아볼 때아! 이건 또 누구야 스치는 동창(同窓) 얼굴 서로가 부둥켜안고 울먹이다 떠났지
영랑생가초가집 추녀 끝에 참새가 놀던 자리 모란꽃 흔적 찾아 골목길 들어서니 첫사랑 모습은 없고 바람 소리 휑하다. 세계모란공원철 지나 모란이 진 황량한 벤치에서 조용히 책을 읽는 외로운 동상 하나 눈인사 서로 나누며 지난 추억 찾는다. 시문학파기념관시문학 동인들이 여기저기 수군수군 시공간 뛰어
노래를 부르다가 우는 사람을 보았는가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도 슬프지 않은 사람 득음은 멀리 더 멀리 가고 신곡은 제몫이 아니라네 울지 마라질러도 꺾어봐도 꼼짝않는 무정 세월 외화내빈(外華內貧) 허기에 밀려 온 경연장 끝끝에 울리는 인생곡 한 소절 너도 목이 메었구나.
날이 밝기도 전에 밥 냄새가 났다된장은 향기롭고고추장은 빨갛게 웃었다 텃밭에 푸른 것들상추 정구지 열무가 일어섰다 반질반질한 방서랍장에 가지런한 것들장롱 속의 향기 뒤주 속에 쌀이 불어나는 동안각시의 눈이가끔물을 향하는 것을 몰랐다 손톱은 금이 가고속살에 주름이 잡혀간다 물을 마신다논을 마신다각시가 마음껏 놀 수
돌계단 밟는 소리 산사의 아침 안개처럼세속의 허기진 욕망도 옅어지고 시간은 저만치 물러선다 걸음마다108계단내려 앉은 햇살 금당金堂찬란히 빛나는 등불 하나 산아래 흐르는 계곡물흐르되 머물지 않고비우되 가득한 듯삶의 이치를 깨닫는 한나절 내려 가는 길은 가벼워라 금당에서 얻은 평온함이세상 파도에쓸
별들이 아직 이름을 갖기 전침묵 속에 소리의 씨앗 하나 있었다 소리는 자라나 말이 되었고말은 자라 글자가 되었다문자는 빛이 되어 어둠을 열었다 먹물 한 방울이 대륙을 만들고한 줄의 문장이 제국을 세웠다 말은 사람의 입을 빌려세상의 모든 이름을 지었다 어떤 말은 성자가 되어 하늘로 오르고어떤 말은 못이 되어 가슴에 박혔다&
가으내 주워 모아손톱 밑이 까매지도록껍질 까서 갈고 걸러 만든도토리묵 가루 분첩 속의 가루처럼뽀얀 가루 폴폴 날리며얼굴마다 분칠하더니끓는 솥에 풍덩 빠져 걸쭉해졌다 네모반듯한 유리그릇, 동그란 국 대접, 찌그러진 옛날 도시락통에 담겨찰랑찰랑 제각각 모양대로 굳어가는 묵가루 같은 솥에서 태어났지만 누군 얌
은박의 가루 한가득 뿌려진밤물결 위로 어둠이 풀어지면수양버들 머리를 담근다잘랑잘랑 실바람 밀고 당기는 잔물결작은 파문이 쉴 새 없이버드나무 머리를 헹굴 즘저 멀리 깜빡이는 소곤거림물을 마시러 온 산짐승인가도깨비불인가봇머리 어둠 한쪽에 잠시 머물다 밤하늘로 흩어지는 물빛들눈감으면 되살아나는 거기 흙바지 올려 농구(農具)를 씻는 아버
나 홀로 대청마루에 누워 흰구름을 쳐다보았지 굵은 바리톤 목소리 오빠를 찾았지대답도 하기 전에 쿵 내려앉던 내 가슴내 첫사랑은 그렇게 찾아왔지 지나가는 바람처럼 한 번이면 좋으련만 등하굣길에 스치는 그 사람의 다정한 인사 내 인생에 연정이 파도처럼 밀려왔지 고백도 없이 칠 년 세월 흘러갔지만확신이 없어 돌아서던
아흔의 시간을 이제 숨으로 건너신다. 병실 창가에 내려앉은 햇살이어머니의 이불 위에 머무는 시간 한때는 부엌을 오가며가족의 하루를 일으키시던 손이젠 이불 위에 놓여 있다 기억이 조금씩 길을 잃어자식들 이름 부르지 못하는 날에도손잡으면 웃으시는 어머니 그 미소 하나가 말보다 깊고눈물보다 오래 남는다. 우리는 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