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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청춘 동창생

나오는 사람들_ 방귀만|골통수|오작녀|노나팔|한영호때_ 현대장소_ 지하철 종점 등산로 산자락 공원이다 객석의 불 꺼지고 무대 밝아지면, 70대 중반의 등산복 차림 방귀만과 골통수가 공원 벤치 의자에 앉아 있다. 방귀만   어때? 오늘 날씨도 좋은 데다 소요산이나 용문산보다 사람들도 적고 조용해서 참 좋지? 안 그래, 골통수?골통수

  • 최송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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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김남조(金南祚), 현대시와 시적 생명, 그의 시세계

1. 머리말 사랑이 그 어떠하더냐둥그더냐 모가 난 것이더냐길더나 짜르더냐밟아 재교도 남아자로 재겠더냐하그린 긴 줄은 모르되끝간 곳을 모르겠노라(「序時調」 성경은 고난이 와도 신앙으로 이겨내려는 용기, 헌신, 고통, 수용, 인내의 사랑을 증거한다. 성경 말씀은 유려한 시적 문체로 참사랑의 의미를 가르쳐주고 있다. 성경은 사랑의 탁월함과 필요

  • 하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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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구멍

소연이는 초등학교 1학년, 요즘따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더운 여름방학, 날씨는 덥고, 집 안은 시원하고, 휴대폰만 있으면 더 필요한 게 없을 정도로 재미있으니까.그런 소연이를 보던 엄마 아빠가 말했다.“소연아, 우리 갯벌 체험 조개 캐러 가자!”갯벌이라니, 뜨거운 햇볕 아래 조개나 캐러 간다는 거잖아?“이 더운 날 바다엔 왜 가냐고….”처

  • 강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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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낡은 기다림

“할아버지, 왜 이제 왔어요?”날카로운 질문으로 반짝이는 할아버지는 쥐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보기 힘들었습니다. 쥐의 입술 주위는 원망과 저주의 침이 솟아나는 것 같았습니다.순간 할아버지의 머리카락이 쭈뼛쭈뼛하였습니다.성군 고개 너머로 걸어오시면서 옛 집터라도 남아 있다면 어린 날의 풍경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찾아왔는데….집은 허물어지고 없는 빈

  • 심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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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은빛 물고기

여름방학을 맞아 승민이는 어머니와 함께 할아버지 댁에 갔습니다. 승민이가 사는 서울도 가물었지만, 할아버지가 사시는 마을은 서울보다 가뭄이 더 심각하였습니다. 밭에 심어진 배추, 무, 고추, 고구마 등 곡식들이 타들어 갔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가뭄에 지쳤습니다. 할아버지는 승민이가 반가워 힘차게 끌어안고 얼굴을 비비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여름 가뭄에 사람

  • 신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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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우리 동네 얘기야

우리 동네는 전국에서도 물 좋기로 소문난 온천 부근이야. 동네에서 몇 발짝만 걸어 나가면 온천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해.우리 동네에 나이 많은 할아버지 한 분이 계셔. 어려서부터 동네를 한 번도 떠나본 적 없는 토박이 할아버지야.할아버지는 오래 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한동안 혼자 사셨어. 요즘에는 직장에 다니는 아들과 며느리가 집에 들어와 함께

  • 김정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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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귀향의 날갯짓

“아휴, 또 시작이네. 쏟아부었구나, 쏟아부었어.”저마다 한마디씩 보탠다. 오늘도 비둘기가 일을 저질러, 허옇고 검붉은 배설물이 의자와 운동기구 손잡이, 발판까지 덮어버렸다.주택가 아담한 공원에서 마주하는 풍경이다. 중앙에는 시소와 미끄럼틀이 있고, 산책로 옆으로 의자가 나란히 있다. 느티나무 아래 공중 달리기와 좌식 자전거가 인기를 끌면서 요즘 비둘기가

  • 이순희(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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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불면

나는 깜깜한 침실에 누워 오지 않는 잠을 청한다. 아침이 오려면 5시간이 넘게 남았고, 커튼 틈새로 길쭉하게 반짝이는 가로등 불빛이 일자로 서 있다. 밝은 빛 때문에 일률적인 벽지 무늬가 조금씩 뒤틀리고, 엉켜 유사성 없이 새로운 곡선을 만들어낸다. 그 모양이 나름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눈을 감자 청각이 더 예민해져 이제는 정적을 뚫고 창문 밖으로 오가는 차

  • 장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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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글쓰기 과제와 토종꿀

교사로 임명되어 근무하다 보면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교감, 교장 자리로 승진도 하게 된다. 그냥 승진에 관심 없이 지내다 보면 교단 교사로 정년을 맞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그런 경우는 정년에 앞서 도중에 명예퇴직을 하는 예가 많았다.전에는 여자 선생님들이 그런 쪽에 많았으나, 지금 초등 여자 교사는 교감, 교장 승진에 관심이 많아 그 수가 훨씬 많아져

  • 이행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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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 73호 옻순장아찌

점점이 떠 있던 새하얀 조각구름마저 자취를 감췄다. 시리도록 파란 하늘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은 그토록 갈망하던 가을이 너무 반가워서다. 교외로 향하는 승용차에 풍요로움이 어린아이처럼 달려와 안긴다. 차창에 펼쳐지는 파노라마가 눈이 부신다. 한 컷도 버릴 것 없는 완성된 작품, 그 자체다. 잠시도 한눈을 팔 수가 없다.서울 근교에서 작은 농장을 하는 지인

  • 이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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