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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8 690호 남전252 이화자

육십여 년 만에 찾은 친구의 생가(生家)마당에 모란꽃은 피고 있었고동백꽃은 지고 있었다문간의 ‘남전252 이화자’ 어머니문패 보기가 참 면구(面灸)하구나어디 마실이라도 가셨을까툭툭 떨어져 쌓인 꽃잎 속 고요가바람 한 점 없는 마당에 내려앉아 있다노년에는 먼 아들보다 가까운 병원이 낫다며 남전보건소 짓는 데 텃밭 내주었다는어머니 모란꽃잎 따다가&nb

  • 박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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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8 690호 시절 인연

떠나간 사람너로 하여 돌아선다고사십삼이라는 세월아픔과 지친 기억만 외치며유행병과도 닮은 황혼의 걸음인간답게 살겠다고일방적 법을 앞세워판결문 한 구절로반쪽으로 남았습니다점하나를 붙이니 남이 되는걸여기 빈자리로 서 있습니다덩그러니다시 점 하나를 떼어 낼 수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막을 수 없는 시절 인연 앞에그러나 두려움이 막아섭니다

  • 정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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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8 690호 통도사에서

많은 꽃들이 다투어 피어난다면2월 하순, 전국에서 운집하여자장매, 너를 보러 오지 않았을 것이다일 년에 한 번 피어난다 해도삼천 년에 한 번 피어난다는 우담바라,너를 보러 오지 않았을 것이다오랜 기다림은사막에서 꽃을 보듯 그리 귀한 것,한 번 울고 가는 겨울학처럼유일무이한 너는저기 활짝 펼친 공작새 날개처럼그리도 장엄하고 보배로운 것저기 저 자장매처럼, 우

  • 노유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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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8 690호 찔레

본성은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가시 망(網)이다얽히고설킨 조직은 난마를 틀어쥔 형틀이다그 역시 좀스럽고 옹색해 보이는 성곽이다 그러나 단언컨대 그들은 서로 등지거나 떠밀치거나 눈 밖에 나게 살아본 적이 없다 봄 언덕을 줄줄이 누비며 끈질기게 피고 지는 순백의 꽃 넝쿨을 보거라 누가 뭐라 해도 아랑곳없이 독하고 독하게 가시춤을 추고 있는 저 죽고 못

  • 김남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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