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부자가 되겠다는 욕망 하나에당신의 영혼은조용히 살점을 잃어 갔습니다 채워질수록더 비어 가는 얼굴로밤마다 허기를 삼키며세상을 이기는 법만 익혀 왔지요 잘사는 것이 곧 정답이라며 보란 듯 웃어 보이는 일쯤 손바닥 뒤집듯 쉬웠으니까요 그러나삶은 끝내가진 것의 총량으로사람을 기억하지 않았습니다 어느새어머니
- 신재정
그동안부자가 되겠다는 욕망 하나에당신의 영혼은조용히 살점을 잃어 갔습니다 채워질수록더 비어 가는 얼굴로밤마다 허기를 삼키며세상을 이기는 법만 익혀 왔지요 잘사는 것이 곧 정답이라며 보란 듯 웃어 보이는 일쯤 손바닥 뒤집듯 쉬웠으니까요 그러나삶은 끝내가진 것의 총량으로사람을 기억하지 않았습니다 어느새어머니
육십여 년 만에 찾은 친구의 생가(生家)마당에 모란꽃은 피고 있었고동백꽃은 지고 있었다문간의 ‘남전252 이화자’ 어머니문패 보기가 참 면구(面灸)하구나어디 마실이라도 가셨을까툭툭 떨어져 쌓인 꽃잎 속 고요가바람 한 점 없는 마당에 내려앉아 있다노년에는 먼 아들보다 가까운 병원이 낫다며 남전보건소 짓는 데 텃밭 내주었다는어머니 모란꽃잎 따다가&nb
굽은 등껍질에소금꽃이 피면여지없이 등장하는막걸리 한 사발 사그라들 것 같은 몸에금세 물오름이 번져털썩 주저앉은엉덩이까지 들썩이게 만든다 해도 해도끝이 없는 일은논틀길마다 한숨과 기대가 서로 의지한 채 살고 있어 아버지는힘들다고 한 잔기쁘다고 한 잔내일을 위해 또 한 잔이다 건강에 빨간 신호등이 켜져도 밥
어스푸레 밀려온 붉은 노을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머문 언덕엔먹물 푸는 물감처럼 금세 진다 항상머물고 싶어도그리운 물상들은 하나 둘우리 곁을 시간이란 물결 타고 떠내려가곤 하네 흐르는 푸른 물결붉은 햇살 위로 기어가듯 가끔은 천천히가끔은 빠르게 흐르며 물보라는 흰니 드러내고 하얀 미소 지어 보인다&
떠나간 사람너로 하여 돌아선다고사십삼이라는 세월아픔과 지친 기억만 외치며유행병과도 닮은 황혼의 걸음인간답게 살겠다고일방적 법을 앞세워판결문 한 구절로반쪽으로 남았습니다점하나를 붙이니 남이 되는걸여기 빈자리로 서 있습니다덩그러니다시 점 하나를 떼어 낼 수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막을 수 없는 시절 인연 앞에그러나 두려움이 막아섭니다
많은 꽃들이 다투어 피어난다면2월 하순, 전국에서 운집하여자장매, 너를 보러 오지 않았을 것이다일 년에 한 번 피어난다 해도삼천 년에 한 번 피어난다는 우담바라,너를 보러 오지 않았을 것이다오랜 기다림은사막에서 꽃을 보듯 그리 귀한 것,한 번 울고 가는 겨울학처럼유일무이한 너는저기 활짝 펼친 공작새 날개처럼그리도 장엄하고 보배로운 것저기 저 자장매처럼, 우
헌옷버리다추억, 부끄러움상자에 담아 거리로 나서다쇼윈도에 진열된 ‘새로움’ 가녀린 잎사귀 달린 꽃가게, 그곳 나무 ‘snow tree’ 소녀 시절 추억 불러오는 곳소녀의 눈에 비쳤던 프리지아꽃다듬던 대학생 오빠 그 자리엔 이제‘snow tree’ 매만지는 긴머리, 예쁜
달빛 속에별빛을 노래하고노오란 꽃잎으로혼(魂)을 부르는 꽃. 모정의 잔잔한 미소는번뇌의 마음 씻기우고구름 위를 맴도는 향기잎새마다 정을 느낀다. 은하의 강을 건너는 꽃잎은 달빛을 뒤돌아서게 하고시름의 사람들을 위해삶을 기도하네. 인간은 무상(無常) 속에서사랑을 통해비로소 눈을 열고꽃을 볼 수 있다.
본성은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가시 망(網)이다얽히고설킨 조직은 난마를 틀어쥔 형틀이다그 역시 좀스럽고 옹색해 보이는 성곽이다 그러나 단언컨대 그들은 서로 등지거나 떠밀치거나 눈 밖에 나게 살아본 적이 없다 봄 언덕을 줄줄이 누비며 끈질기게 피고 지는 순백의 꽃 넝쿨을 보거라 누가 뭐라 해도 아랑곳없이 독하고 독하게 가시춤을 추고 있는 저 죽고 못
아내와 혼례 때, 아내 집안 어른의 주례 남녀의 관제(管制)는 멀어서 가까운 무촌으로 한 번 맺어지면 나무 원앙 상징처럼, 암컷은 포동 모가지 붙들어 수컷의 너른 등을 수컷은 고개를 돌려 잠길 듯 암컷의 자태를 까만 돌에 원앙 한 쌍이 헤엄을 하고 있었다 주둥이나 날개가 멀어 가까운암수의 헤엄 규율의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