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경기도 이천군 대월면 대포리 737번지에서 아버지 홍건표, 어머니 황필봉의 2대 독자로 태어났다.아버지는 스물두 살의 젊은 나이에 일본군에 징병으로 끌려가 돌아가셨다. 할아버지는 아들의 억울한 죽음에 화병으로 피를 토하며 돌아가셨고, 집에는 어머니와 할머니 두 명의 청상과부뿐이었다. 그때 나는 한 달도 안 된 핏덩이 갓난아기였다. 스물한 살의 꽃다운
- 홍성훈아동문학가
나는 경기도 이천군 대월면 대포리 737번지에서 아버지 홍건표, 어머니 황필봉의 2대 독자로 태어났다.아버지는 스물두 살의 젊은 나이에 일본군에 징병으로 끌려가 돌아가셨다. 할아버지는 아들의 억울한 죽음에 화병으로 피를 토하며 돌아가셨고, 집에는 어머니와 할머니 두 명의 청상과부뿐이었다. 그때 나는 한 달도 안 된 핏덩이 갓난아기였다. 스물한 살의 꽃다운
2025년은 광복 80년이자 민족 시인 윤동주 순절 80년이다. 윤동주 시인 80주기를 맞아 연세대 윤동주 기념관에서 추모식과 전시회, 학술 포럼을 개최했다. 일본의 경우 도시샤(同志社) 대학에서 2월 16일 명예 문학 박사 학위를 수여하였으며, 릿쿄(立敎) 대학에서는 교정에 기념비를 세워 10월 11일 제막식을 가졌다. 동시에 윤동주 시인이 릿쿄 대학에
볼록볼록.불룩불룩.하얗고 둥근 구름 한편에 무언가 손톱만 한 움직임이 들쑥날쑥거리고 있습니다. 위로 봉긋, 다시 아래로 움푹. 그러다 희미하게, 규칙적인 한 소리가 들려옵니다.“핫둘, 핫둘!”가까이 다가가 보니 조그맣고 동그란 한 녀석이 열심히 앞구르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좋은 아침! 근데 좀처럼 이쪽에서 못 보던 분이시네요?” 근사하게
내가 왜? 어떻다고?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뿐인데, 친구들은 나를 이상한 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괜찮다. 나는 나니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면 되니까. 나는 혼자서도 잘 노니까.선생님은 내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며 안타까워한다. 그래도 인사 하나는 잘한다며 ‘인사왕’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내 꿈은 유튜버가 되는 것이다. 친구
[기획연재] 수필 창작과 이론12 우리는 더러 어떤 훌륭한 소설이나 시, 또는 수필 등과 같은 글을 읽게 되면 ‘나도 저렇게 좋은 글을 쓸 수 없을까, 나도 이 작가처럼 훌륭한 작가가 되어 수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안겨 줄 수 있는, 그런 멋지고 좋은 글을 쓸 수는 없을까’ 또는 ‘나도 수필가가 되어 정말 멋지고 수필다운 수필을 써 보았으면…’ 하고
등장인물_ 우진|미려|수정|능구때_ 현대 곳_ 어느 산속무대_ 울창한 숲 가운데 꽤 넓은 네모진 공간 ‘영혼의 정원’. 이곳은 전에 마을 사람들이 다툼이 있을 때 와서 화해를 하던 곳이다. 근자에는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아 칡넝쿨 얽서리로 뒤덮여 있던 것을 걷어내고 ‘영적 친족 4인회’가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3시 임간 피정 장소로 이용하고 있다.
1. 삶의 성찰, 존재론적 자각 늦가을 햇볕 따가운 날노랗게 변색된 나뭇잎 한 장이내 앞에 걸어간다저 나뭇잎이 얼마나 오랫동안나무의 한 가족이었는지 나는 모른다저 나뭇잎도 지금 자신을 뒤따라가고 있는나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내가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왜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지는오직 당신만이 아실 터그러니 아무리 삶이 메말라 가는 세상이래
오늘 아침 라면 냄새에 눈을 떴다. 벽을 뚫고 내 일상에 사전 동의 없이 침투해 오는 감각의 폭력, 프리미엄 오피스텔이라더니 옆집의 온갖 음식 냄새가 코앞까지 풍겨온다. 이 작은 공간에서조차 나의 권리를 온전히 지킬 수 없나 보다. 나는 박윤정이다.특수유치원의 교사.눈뜨자마자 의원면직을 고민하는 사람.사명감? 개나 주세요.그건 인력과 자원의 부족을
살구를 손바닥 위에 올려 귀를 기울이면, 계절의 숨소리가 천천히 맴돈다. 껍질의 가느다란 솜털은 잘 보이지 않아도 손끝은 알아차린다. 솜털을 따라 손가락으로 살짝 더듬으면, 그 위를 흐르는 햇살의 결이 느껴지는 듯하다. 보드라운 촉감은 벼가 익을 무렵 들판을 스치는 바람처럼 조용하다.살구의 색은 황톳빛을 중심으로 점점 연하게 가장자리를 향해 번진다. 햇살이
바다가 보고 싶다는 내 말에 남편은 영흥도로 차를 몰았다. 비린내가 퍼지는 선착장을 지나 산 넘어 해안가 쪽으로 접어드니, 처음 보는 소사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십리포 해수욕장이었다.울컥울컥 토해내던 해풍은 잠이 들었는지 아기 같은 숨을 고르고 있었지만, 벼랑에 남은 뚜렷한 흔적은 파도의 그악스러움을 가늠할 수 있었다. 산책길 늙은 소사나무 아래 임승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