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진 세월이허리 굽은 등뼈로 드러눕는데 마음은 천 갈래 만 갈래구름 속의 별을 쫓아곧게만 뻗어 나가고픈 현상에 상현달은 만삭되어침묵으로만 호수에 떠 있다 아,삶의 희열과 환희는 무엇이며 꽃 피고 새 우는 자연의 섭리 따라 꽃 춤추는 나비의 율동은속삭이는 바람의 여정으로희로애락을 즐기려는 것이 아닐까 오
- 이한희
노을진 세월이허리 굽은 등뼈로 드러눕는데 마음은 천 갈래 만 갈래구름 속의 별을 쫓아곧게만 뻗어 나가고픈 현상에 상현달은 만삭되어침묵으로만 호수에 떠 있다 아,삶의 희열과 환희는 무엇이며 꽃 피고 새 우는 자연의 섭리 따라 꽃 춤추는 나비의 율동은속삭이는 바람의 여정으로희로애락을 즐기려는 것이 아닐까 오
뚜벅뚜벅 매장 안을 걷다가흐릿한 전등 불빛에 훅비린내가 코끝에 닿으면전율처럼 뇌리를 흔든다 그의 손에 잡힌 칼끝은부위 부위를 겨누며춤을 추듯 큰 동작을 반복한다 핸드폰을 틀어 놓고 크게따라 부르는 노랫소리경쾌함을 깔끔하게 하는 듯스멀스멀 구멍 속으로내장들이 빠져 나간다 온갖 고뇌 속에 갈치는 은빛깔을 뽐내며 동강이 난 채
천변 억새는수직으로 초록대 세워내 키만큼 높이 자랐습니다누구보다 강한 생의 의지저 올곧음 속에 서려 있겠지요 수직에 맞서는수평의 세계 또한 신비롭습니다천변에 낮게 엎드린 풀꽃들냉이꽃 민들레 광대나물…고 작은 것들도 제 이름을 달고높은 것을 탐하던 내 발걸음가만히 멈춰 세웁니다 예쁘다, 신비롭다비로소 낮은 곳의 평화를 봅니다부유함도 빈궁함도
꽃술이 세월에 흩날리며마음을 덮으니여물지 못한 추억이향연하며 춤춘다 5월이면 피는 꽃은그 세월 속에서 피고 지신슬픈 기억만 가득 주고 간눈을 감아도 보이는내 어머님 링게루 병의 추억도 나빌레라
얼마나 애틋한가가을이라는 계절은 붉게 타는 단풍나무와샛노란 은행나무 꿋꿋이 푸른 소나무그 옆에 누런 상수리나무 봄에는 모른다여름에도 몰랐다수채화 물감 번지듯 가을이 이토록 예쁘다는 거 늘 닥쳐야 안다사랑도 이별도 뜻모를 사고도 그 전에는 모른다
오월의 파란 하늘을뚫을 듯 올라간 대나무숲 촘촘히 가득 채워진 대나무숲 바람 한 번 불면잎들이 서로 어깨를 치며사그락 사그락싱그러운 소리를 내고 숲속의 시원한 길을 걸으며고개 들어 끝없는 나무를 바라본 하늘은 부서진 햇살 한 줌이내 머리에 날린다 나무들마다 초록의 어린 죽순 힘 있게 솟아오른 죽순의 생명
아침이 흐립니다멀리 새소리, 공적(空寂)을 메우는데찰나를 놓쳤던 그 하루가 운무에 설킵니다 마지막 지는 꽃의 온기라도 기억하려면달려야 했습니다시속 160, 170, 가파른 마음만큼시간도 속도를 낼 것만 같아오른발로 가파르게 무너지는 시간의 압력을 밀어낼 때새벽 안개는 차창으로 돌진하다 산산이 흩어졌습니다 이삼일 후에 다시 오겠다는 대사는
물은 흐른다고이면 썩는다고 골과 여울목을 지나며부딪는 바닥의 소리를 다독이며 낮은 곳으로 낮게 낮게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않는다는 말은 먹이는 탁한 물속에 있다는 역설적인 말 어른들의 자화상 같다 찾아드는 검정 회색 빛깔 친구들을 보듬어 노을빛 저녁 강에 이르면식솔을 건사한 가장처럼소리도
한 순간이다숨 한 번 드나드는찰나의 시간길 잃은 질문마다사유의 지평 연다 AI,미지의 심연 건너시간의 벽마저 거침없이 넘나드는 빛의 지성 손끝보다 빠르게 내일의 문 열지만 말없이 번져 오는사람의 눈빛은 끝내 읽지 못한다 숨가쁘게 밀려오는 AI 물결 속에 안으로 안으로 고독의 집 짓는 사람과 사람
온몸의 빛이 한데 모이는만각(晩覺) 인생 고개터널 끝자락에 휘감치는 강풍과거친 숨소리가 그득한데눈앞에 남은 마지막 불빛이 사라지자이내 어두운 숲속으로 내리막길 잔뜩 찌푸린 구름 뒤에숨은 해도 야속한데이 길이 맞나 도리반대고 있다저 멀리서 마주 오는 촌로에게여기가 어딘지 물었는데작은 눈길도 주지 않고 잰걸음만 총총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는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