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 한 조각이집을 나갔다 식구들 나서찾았지만 없다 친구들이우리는 이제 죽는다 내일일까? 모래일까?울고 있을 때 할아버지께서두꺼운 마분지를 가져와 가위로 오리고 색칠하여 맞춰서 살렸다 한 친구가우리와 다르다며 다문화라고 놀렸지만 우리는 그래도우리가 됐다.
- 안영선
퍼즐 한 조각이집을 나갔다 식구들 나서찾았지만 없다 친구들이우리는 이제 죽는다 내일일까? 모래일까?울고 있을 때 할아버지께서두꺼운 마분지를 가져와 가위로 오리고 색칠하여 맞춰서 살렸다 한 친구가우리와 다르다며 다문화라고 놀렸지만 우리는 그래도우리가 됐다.
1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면평평한 지구만 생겨났다나에게 세상은 달리기다 평면에 각자의 직선이 그어진제각각 정해진 레일을 달리는직선의 움직임 속도가 좋았다 앞으로 앞으로 나가는 그만큼세상은 바르게 펴지는 것이라생각했다, 아니었다둥글어지며 온 세상 어린이를 다, 만났다. 2“할아버지 할머니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단다…”안방에서 울음소리 들
쨍쨍한 한낮 열기 갈라진 갯벌 바닥밀대가 지난 자리 맺히는 피고름한 생애 생살 파고드는 업 긴 시간을 잇는다 곧게 가도 옆 돌아도 가두리 사각지대저벅한 소금밭 수차 힘껏 돌리면유리알 가득한 물때 물레바퀴 차르랑 짠 바람 등에 업고 햇무리 머리에 인구릿빛 아재 얼굴 뭉툭한 손 마디마디구릉지 하이얀 배꽃 눈부시게 피어나다
만호도 넘는 화폭 단풍이 절정이다깊어진 하늘가엔 생각 없이 가는 구름 관람객 입 벌린 채로 발을 떼지 못한다 내걸린 소품으로 벌개미취 흔들린다흰머리 늙은 억새 헛기침 뱉는 강가하늘길 가는 철새는 돌아보지 않는다 덧칠로 앉힌 앙금 한 겹 한 겹 벗긴 세월 포르르 마른 잎새 부리 감춘 자락마다 새 봄에 꺼낼 연필심
한 길 마음속을 코드로 엮는 세상,증폭된 거미줄이 수십억을 뒤흔든다. 인간형 에이아이가 인류 위에 올라선다. 외로운 가슴들을 한 올로 꿰어내어선택의 운전대를 훔쳐 든 거인들이인간을 바퀴에 묶어 가차 없이 굴린다. 극단을 부추기는 추천이란 올가미로진실과 거짓마저 주파수에 얽어매어 젖먹이 영혼까지도 최면 속에 휘둘린다.&nb
바다를 품은 손길굳은살 박힌 걸까바지락 바지락댄질긴 삶 자리 잡고숨죽여 씻어낸 일상 가시 돋은 손마디 새벽을 등에 지는 고단한 시장 바닥 넘어진 생 붙잡듯 조갯살 꺼낸 손질 칼끝에 찔린 틈 사이 물새 물려 불린 손 촛농이 떨어지고 익어 간 붉은 살결 가려운 흉터마다&n
붉은 숨 매단 채로 한 철을 버티더니달궈진 위도 위로 북풍이 등을 민다그 자리 뿌리 박았던 곳 더는 내 집 아니다 한 뼘씩 북녘으로 그림자 옮겨 가며낯선 흙 찬 물기에 시린 몸을 눕혀 본다 값 오른 땅의 위세에 이름마저 뺏긴 채 유리숲 빌딩 사이 바람은 더 뜨겁고골목의 붉은 꿈도 깃발 아래 흩어질 때 서늘한 변두리 별빛에
천 년의 역사가 전나무에서 시작된 듯 곧게 뻗은 나무의 간격 아름다운 저 질서리듬 탄 계곡물 소리언제나 다정하고 살랑이는 나뭇잎이 귓불을 건드리니어지러운 생각들을 가벼이 비워내고온전한 나를 만난다숲이 다 내게로 온다 푸른 녹음 향기가 폐부 깊숙이 싱그럽고 월정사 맑은 종소리 겹철쭉 타고 오르니 가슴에 옹골차게 박
책상 앞에 앉아곡을 쓰는 손자를 본다오선지 위에 음표들이 하나하나 걸어간다 머리가 하얀 놈은 느리게머리가 검은 놈은 조금 느리게꼬리 달린 놈들은 빠르게 아주 빠르게얼굴에 점 있는 놈들도 사이사이 서 있고 잠시 후 손을 모으고 머리를 숙인다음표들이 하나하나 줄을 선다 오선지 위에 멈췄던 음표들이 서서히 움직인다 뛰는 놈 걷
울타리 철망은 장미의 절망을 키운다 철망에 달라붙어 조여 오는 절망 너머 너를 두고 만날 수 없기에 보낼 수 없다 만질 수 없기에 지울 수 없다 제 가시에 긁히고 찔리며 손을 뻗어 보지만 너는 닿을 듯 멀어지고 보일 듯 흐릿해지고 녹슨 가슴을 열면 꺼내지 못한 먼지 속 나뒹구는 말들 철망을 비집고 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