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소금인 사막의 허리를 붙잡고기차가 멈춰 서 있다뼈마디 관절마다 녹이 슬어 움직일 수가 없다 한때는 기적 소리와 매연을 뿜으며은빛 보석을 실어날랐건만이제는 갈 길마저 끊긴 쓸모 없는 신세버려진 기차를 하늘이 온몸으로 품고 있다 낡은 기차마저 이곳에 없었다면이 사막은 얼마나 더 황량했을까빗물이 고일 때마다자신의 무게조차 힘겨워 물 위에
- 박경희(가현)
사방이 소금인 사막의 허리를 붙잡고기차가 멈춰 서 있다뼈마디 관절마다 녹이 슬어 움직일 수가 없다 한때는 기적 소리와 매연을 뿜으며은빛 보석을 실어날랐건만이제는 갈 길마저 끊긴 쓸모 없는 신세버려진 기차를 하늘이 온몸으로 품고 있다 낡은 기차마저 이곳에 없었다면이 사막은 얼마나 더 황량했을까빗물이 고일 때마다자신의 무게조차 힘겨워 물 위에
내 발레의 시작은 벚꽃이 꽃눈으로 쌓인 4월이었지 꽃잎 안 밟으려고건너뛰다 두 팔 펼치며 날아보았지 훨훨!나붓나붓! 우주를 품은 새가 되어 나비가 되어 꽃잎이 되어.
호압사*에 가면불 꺼진 이 마음 밝힐 수 있을까세상이 흘러들어열쇠 구멍에 불꽃이 튀면시,아무도 불러내 주지 않을 것 같던 공포의 시간 고립무원의 관대함도 배신할 수 있을까 굳게 닫힌 문을 열고길을 잃어야 새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의식의 편지를 읽었다비로소 작은 구멍을 통해 기어 나오는 모락모락한 시어를 받아 적으며뱃속을
흑과 백 사이고요한 전쟁이 시작된다 한 수 두고한숨 삼키며묵직한 돌 하나에천 번의 길을 그린다 한 칸을 내주고두 칸을 얻는인생도 이와 같을까 놓친 한 수에승부가 기울어도돌이켜보면모든 수가 길이었다 오늘도 나는마음을 내려놓고바둑판 위에작은 우주를 놓아본다
꽃신 젖을까다홍치마 적실까돌아보니 건너온 건아슬한 삶이었네 헛디딜까넘어질까돌아보니 지나온 건개울 하나 건너온 인생이었네 한 발 내딛고두 발 내디디니 아! 세월이었네 여윈 가슴 디디고 슬픔을 건너야 하는 아! 사랑이었네
테니스는 어떻게 하나손으로 발로 몸으로 마음으로 친다노오란 공을 밀어내고 테니스채로멀리 보내는 운동 네트 건너로 말로 하기는 쉬운데글로 하기도 쉬운데코트에서 시합하려면 은근히 떨리고 어려워라 조코비치가 페더러가 부러워라 피와 땀과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나달을 보노라면 향기로운 향수를 뿌려주고 싶고건강한 유희에 도끼자루 썩
자기 그림자 몇 치인 줄 모르고실어에 뜬구름 쫓아가다마음 태우고 떠나가는 밤열차,함지박 넘는 태자리 정한을 남겨 놓고 눈물로 헤어지는 안타까운 현실 해설픈 늦가을 스산한 바람길,‘안녕’이란 인사 없이 잎새의 갈림길에서 마른 풀에 내 눈물 젖으면 꽃이 필까굴곡진 한세월 삶을 넘겨보니행복은 쉬이 오는 게 아니고만들고 맞이한다는 것을…
지난날 없는 사람이 있을까그리움 없는 사람이 있을까 가을밤 홀로 밤하늘을경험했거나예쁜 낙엽을 책갈피에, 또는 방황의 쓴물을 마셔 보았거나 쓸쓸할 땐 추억을 펼쳐 보아라 그리울 땐 그리움 속으로현재는 슬퍼도지난 것들도 모든 것이 보석 나에겐 보석이 밤하늘 별보다 몇 곱이나 되나니 그때는형체 없는
우산이다소리를 받아주는 우산이다청산이라고도 하는데 그건 산으로 소리를 받아줄 때 부르는 소리다 그 청산이 없을 때 청산처럼 활짝 펼치지만 그걸 청산이라고는 하지 않는다우산이 더 길들여진 탓이리라 그가 하는 일은 넓고 긴 몸을 우산처럼 펼치고 마을로 집으로 내려가려는 소리들을막는 일이다 목장의 철조망과도 같다목장의 철조망은 가축들이나 여우
몰려오거나쓸려가거나대서의 청죽이 곧추서거나상강의 풀잎이 흐너지거나단발의 계집애가 잔지러져 까르륵 웃거나 새끼 빼앗긴 원숭이 단말마로 울부짖거나그리하여 환성이었대도그리하여 한숨이었대도 부산하던 첨삭(添削)의 날들이 부질없는 부대낌이 돌아갈 곳 처음이자 끝인 저기,무심(無心)의 획(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