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던 땅에 아침부터 내리는 비가 그치질 않고 오후까지 계속 내립니다. 창문에 부딪히는 빗방울을 보며 아이들이 집에 갈 걱정을 합니다. 선생님이 아이들의 걱정을 알고 전화합니다.“우리 엄마다.”“우리 엄마도 오셨다.”아이들이 하나씩 집으로 돌아갑니다. 철이는 걱정입니다. 우산을 들고 마중 오실 엄마가 집에 계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
- 김창수
마르던 땅에 아침부터 내리는 비가 그치질 않고 오후까지 계속 내립니다. 창문에 부딪히는 빗방울을 보며 아이들이 집에 갈 걱정을 합니다. 선생님이 아이들의 걱정을 알고 전화합니다.“우리 엄마다.”“우리 엄마도 오셨다.”아이들이 하나씩 집으로 돌아갑니다. 철이는 걱정입니다. 우산을 들고 마중 오실 엄마가 집에 계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
토토 마을. 깊은 산속, 평편하고 널찍한 초록 풀밭이 펼쳐진 그곳에는 토끼들만 모여 살고 있었다. 봄이면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돋았고, 여름이면 아름답고 향기로운 풀꽃들이 다투어 피어났다. 하늘을 찌를 듯한 소나무와 상수리나무들은 토토 마을을 포근하게 감싸 안았다. 게다가 산비탈 쪽으로 깊숙하게 박혀 있는 커다란 바위와 바위 틈 사이로 생겨난 천연 동굴은 토
‘사랑합니다’란 말 속엔따뜻함이 들어 있다.고마움이 들어 있다. ‘사랑합니다’란 말 한마디에얼었던 가슴도사르르 녹아내립니다. ‘사랑합니다’ 엄마, 아빠‘사랑합니다’ 선생님‘사랑합니다’ 해님, 달님, 별님 한 송이의 꽃에게도한 그루의 나무에게도‘사랑합니다’ 말해 주면 살랑살랑 고개 흔듭니다.
봄 쑥들이소복소복온 들판에돋아났어요. 봄 쑥을 캐는할머니의웃음소리와쑥 향기가 빈바구니가득채워지면 봄볕은할머니가지나간 자리에 또한 뼘씩쑥들을키워 놓습니다.
하루 빨리 벚꽃이 피기를손꼽았던 엄마는 눈부시게 새하얀 꽃들이온 하늘을 덮었는데도 한 순간도 고개 들어바라볼 틈이 없었다. 조심, 또 조심아빠 발끝만 지켜보며 걷느라.
산수유 노란 물이 허공에 물결치고실개천 버들가지 너울대는 계절인데 먼 능선 회오리바람 회색 먼지 덮인다 뱅그르 휘감아서 몰아치는 돌개바람 숨 멎는 지옥 산불 시뻘겋게 타고 올라 초목이 아우성치며 유황불로 빨려든다 적막한 검은 산야 풀부리도 타버린 곳 고슴도치 닮은 능선 잿빛을 드러내니 명치끝 울
반복된 연습이 쌓여 달콤한 선율이 되고 너에게 들려주고픈 이 순간 나의 얘기들 어쩌면 슈베르트도 짧은 봄을 느꼈을까 조그만 손으로 피아노 치던 아이는저장된 컴퓨터 속 옛 파일로 존재하고 내 인생 악흥의 순간 언제던가 회상하니 알알이 빨간 알사탕 동백은 봄을 부르고살아온 모든 순간이그립고아름다웠네야속한 벚꽃비 속에
한두 번 찾지 못해 되돌아오고 세 번째 녹차밭 계곡 따라 오솔길 따라 선돌들 동백꽃 머금어 필 듯 물소리 새소리들 다산 선생이 제1경으로 손꼽은 백운화첩 초의선사와 자이 선생을 제자로 백운첩에 정선대 옥판봉 비경 소나무 운무 가득 정선대 밑으로 자이 선생 묘 아늑하게펼쳐진 유상곡수 수소실과 취미선방자이당
길고양이 엉덩이 치켜 헤실헤실 놀자 하고수선화 뾰족한 혀, 입 맞추자 날름대니눈 둘 곳 하도 많아서 해가 자꾸 짧아진다 토란 씨 참나물 모종,방 얻어 살림나고토끼풀 살금살금 숨바꼭질 하자 하니 봄 입김 간지러워서 밤이 자꾸 길어진다
갓 생산된바늘이우수수쏟아진다.오늘아프지 않게내일슬프지 않게흰쌀밥산처럼 담아저녁상을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