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는 사람들다문다문 쏟은 이야기흩어져발걸음마다물들어 오르는 산길바람과 내가 지나간다 숲이 웃고나무들이 춤추는순수의 숨결 너머유난히 싱그럽던 추억이고개를 들면 땅거미 져도길 돌아 나오는 이야기꽃구름 되어마음 설레게 하는그 길에그리움 좇아 홀로모른 척 지나가는 갈바람
- 양채운
오가는 사람들다문다문 쏟은 이야기흩어져발걸음마다물들어 오르는 산길바람과 내가 지나간다 숲이 웃고나무들이 춤추는순수의 숨결 너머유난히 싱그럽던 추억이고개를 들면 땅거미 져도길 돌아 나오는 이야기꽃구름 되어마음 설레게 하는그 길에그리움 좇아 홀로모른 척 지나가는 갈바람
재령을 넘으면호수 가슴에 가득 차오고병풍이듯 산세 의연한데어르신들 어디 갔나산 굽은 길가에 새 무덤 늘었구나!수만 년 어린 얼산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요 재령을 넘으면숨소리, 솔잎 지는 소리뿐이 고개 몇 번을 넘어야나의 영혼솔숲 새 소리 되어고단한 품으로부터길손이 환히 웃어 보이는강물과 나무들이덩실 춤을 추려나.
늘 청춘일 것 같은 인생은어느덧 지나가고만 65세가 되었을 때어르신교통카드가 발급되었네 지하철에서 어르신교통카드를 처음 쓴 날 요금이 안 나가니까 내가 어르신이 되었음을실감하게 되었네마음은 푸른 하늘을 날고 있지만 몸은 이곳저곳 아파병명이 전신통이라고 해서 제대로 걷기도 힘들어 병원에 가서치료를 받는 게
얼룩덜룩 회색 날개 퍼덕거린다높이 날지도 못하는 놈들이도망칠 구멍이라곤 없는 줄 다 앎느림보들 속에 숨어 있다고그럴수록 드러나는 엉덩이 배추망으로 만들었잖아채를 들고 살살 발을 떼어 놓는 남자 순식간에 하나의 생을 덮어씌운다부리가 고무링에 서너 번 감긴다개 짖는 소리 단박에 숨을 끊어 놓지는 않는구나하룻밤에 몇 마리씩 훔쳐갈까한
짓궂은 장난처럼무더위가 사라져 가면가을 오는 소리가 들릴 거야 애기 같은 여린 손길 가을이 찾아와자꾸만 연애하자며 성화를 떨 때한잔하며 여유롭게 받아줄 거야 아이 싫어 하며 아양을 떨든 말든 푹 안아버릴 거야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여름이 흘리는 아쉬움의 눈물인가?가을이 흘리는 기쁨의 눈물인가? 새싹이 돋는 봄의 설렘도짙푸른 여름의 녹음도그 무덥고 뜨거웠던 태양도내리는 가을비를 이기지 못하고서슬금슬금 도망을 가버리고조용히 찾아오는 사색의 계절 울긋불긋 단풍잎 새 단장에 빛을 더하고은행나무 이파리 노랗게 염색을 하면날다람쥐 이리저리 보물찾기에 여념이
하늘 같은 빌딩 위에서서울 시내 바라보니 눈이 부시다장난감 같은 상자들 가슴이 답답하다촛불 하나 밝히려수십 년을 희생시킨 거룩한 이티억억하며 욕심내는 야심가 내 고향은 산골 지하풀과 나무가 좋아 살랑일 때휘감기고 짓밟히며 무시당했지어쩌다 벼랑 끝을 움켜쥐고 숨을 쉴라치면 아차, 추락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고쓸모 없는 것이라고 발길에 차이곤
눈이 펑펑 내리는 중에도새들은 알 품기를 하고새싹은 움트고 꽃피우기를 한다. 어깨동무하고 오는 새봄하고손 흔들고 가던 늦겨울이내린 눈을 맞아 눈물로 엉켜 안는다. 봄은 푸르른 멋진 세상을 만들자고가는 겨울을 따뜻이 포용하여 주면서자꾸자꾸 새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낸다.
남편이 입원한 후하늘은 멀고시간은 무거웠다 병문안 가던 길에사고로 입원한 두 딸,숨조차 갇혀버렸다 병실과 집 사이오가던 맹목의 그네허공은 마구 출렁거렸다 퇴원 후,남편과 두 딸이건네주는 웃음은고맙고 감사한 선물 그네에서 내리자세상은 비로소제 속도로 걷기 시작했다
저 한계령이 내 능력 밖 한계령(限界嶺) 일까 아니면 그저 차가운 한계령(寒溪嶺) 일까 그 끝없는 질문 속에 비 오듯 쏟아지는 땀방울을 천 길 낭떠러지 구불구불한 길 위에 휘날리며 고독을 몸부림칠 때인제는 인제 내려가라는데 양양은 의기양양 죽 가라는 이 되풀이가 사랑의 진실 게임 같은 높이와 깊이를 끊임없이 보내주어&n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