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말 나마가 엄마 얼룩말의 어깨에 바짝 기댔다.“엄마 건강해야 해요.”“그래야지. 곧 나아질 거야.”엄마는 수개월 전부터 몸이 쇠약해져 갔다. 동물원 사육사는 엄마가 좋아하는 당근과 사과와 고구마를 듬뿍 주었지만 한 입 먹고 혀로 밀어냈다. 옆에서 엄마의 행동을 지켜보던 나마가 눈물을 흘렸다.“음식을 더 먹어야 회복되어요.”엄마가 고개를 간신히 끄덕였다.
- 최주섭
얼룩말 나마가 엄마 얼룩말의 어깨에 바짝 기댔다.“엄마 건강해야 해요.”“그래야지. 곧 나아질 거야.”엄마는 수개월 전부터 몸이 쇠약해져 갔다. 동물원 사육사는 엄마가 좋아하는 당근과 사과와 고구마를 듬뿍 주었지만 한 입 먹고 혀로 밀어냈다. 옆에서 엄마의 행동을 지켜보던 나마가 눈물을 흘렸다.“음식을 더 먹어야 회복되어요.”엄마가 고개를 간신히 끄덕였다.
“엄마, 저 밖에 좀 나갔다 올게요.”석호가 엄마한테 말합니다. 학교에 갔다 와서 숙제하느라 집에만 있었더니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밖의 일들이 궁금합니다.“그래 알았다. 나갔다 오너라. 어디에 갈 건데?”“산에도 가보고, 바다에도 가보고, 또 우리 학교에도 가볼까 해요.”“어디에 가든 몸조심하고. 해가 지기 전에 꼭 돌아와.” “예. 알았어요.”석
늘 따라다니며나를 찍는 몰래카메라지.그런데뒷모습은 잘 보여주지 않거든.내가 일기장을 펼 때만저장했던 내 뒷모습도 보여줘.오늘보다 내일은더멋진모습비춰달라고,부끄러운 뒷모습은찍히지 말라면서 말이야.
아카시 꽃 숲에앉아 있으면향기롭게 풍기는꽃내음엄마의젖가슴 내음한참을느끼고 있노라면향기에 취해엄마 품에 안긴 듯스르르잠이 든다
오후 한나절웅성웅성실개천 개울물에 풍덩풍덩물장구치며 놀던 꼬맹이 개구쟁이들해질녘 뉘엿뉘엿 땅거미 지면노을도 놀다 가고 젖은 옷 입고덜덜덜무거운 발걸음 안고 서성이다 돌아가 몰래 대문 열다 달빛이 가다 서고엄마한테 들켜혼나던 코흘리개 어린 시절
소백산 터널을 통과하는 중앙선에 고속으로 달리는 KTX-이음(EMU) 열차가 생긴 지도 꽤 오랜 세월이 흘렀다. 기관사 조기철은 고속열차 조종간을 잡은 지 10년이 지났다. 중앙선 철길을 달린 10년의 광음도 지나고 보니 잠깐이었다. 기철은 고등학교 때 물리학에 관심이 있어 대학에 진학하여 물리학자가 되고 싶었으나 가정 형편상 취업이 잘되는 철도대학에 들어
1나이 들면서 필수품이 되는 것 중의 하나가 내 경우엔 모자다. 사철 모자를 쓰는 가장 큰 이유는 백발을 가리는 것이다. 겨울에는 보온의 이유도 적지 않다. 뇌졸중의 가족력 때문에 겨울철에 딸에게서 떨어지는 ‘찬 공기 주의령’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노년의 패션으로 모자를 쓰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그런 것은 내겐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나 백발을
2004년 어느 봄날 서강대학교를 찾았다. 지혜가 여기에 서 근무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막상 지혜를 만나는 순간 상실감이 밀려왔다.흰 가운에 위생모자를 쓰고 앞치마를 두르고 영락없는 영양사인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다. 그냥 학생식당에서 근무한다고 했다. 마침 쉬는 시간이라 커피 한 잔 할 수 있다며 그를 휴게실에 안내하였다.그를 빤히 쳐다보며 실망하느냐고
죽음을 아는가? 많은 사람이 알다시피 숨이 끊긴다고 그 사람의 혼이 육신에서 나와 바로 휙 하고 천당 혹은 지옥으로 가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이승과 이별하는 혼도 다음 생애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한 법이지. 불교의 윤회를 얘기하는 것이냐고? 노. 불자도 아니고 교인도 못 되지만 적지 않게 살아왔던 인생 짬밥으로 그 정도는 알고 말고. 지구 생성
고향들놀빛바람산 넘어가는홍싯빛 꽃여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