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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1 693호 낯선 대합실에서

무릎 수술 후4인실 병실에 들었다 재활병동이라 하기에그저 팔다리를 고치는 곳인 줄만 알았다같은 방 서로 다른 섬 서로 다른 역으로 떠나는 여행자멍하니 바라보는세 분은 사지를 못 쓰는 뇌질환자 낯선 대합실에서 잠시 모였다같은 열차에 올랐지만 종착지가 다른잃어버린 길을 찾아 헤매는 이방인들 동공이 정지된 좀비 같은 사내식사

  • 최태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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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1 693호 네거리나 사거리의 명칭

네거리나 사거리란 명칭은영어로는 크로스 로드 한자로는 십자로 네거리라 내가 말하면너한테 뺏긴 것도 같고독점하는 네게 할 말이 없어질지도 입 닫은 나는 듣기만 하고너만 말하는 것도네게 불쌍이 깃들고 사거리라 발음하면 전멸이 움트고총 겨누고 거릴 재면 식겁하고 도망갈지도 몰라, 크로스 로드는어쩐지 가다가 부딪혀 깨지거나 다칠

  • 박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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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1 693호 새를 가진 사람

외로운 날일수록 모난 돌에 손이 갑니다 돌 쪼는 일은 어둠 속의 길을 여는 일나침반을 던져버린 날의 돌은 한 마리 맹수였어요 상처는 깊었지만 만진다는 건 품겠다는 말바람 부는 저녁 마른 나무 같은 여자가 왔어요흙 한 줌도 안 될 것 같은 그림자가 겨우 붙어 있었죠 우는 법을 잊었다는 듯 하늘을 보는 손에돌로 빚은 새 한 마리를 건

  • 유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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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1 693호 만물은 다 선생님

지렁이가 길을 기어가는 것도 교훈이요나뭇잎이 떨어져 바람에 날리는 것도우리에게 교훈이요 선생입니다찬바람이 얼굴을 때리는 것도 교훈이요개가 절름거리며 달리는 것도 교훈이어라무심코 지나가는 것이 선생을 만나지 못한 것이요선생을 만나지 못하니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해지네이것저것 모든 것을 선생으로 여겨 살아가면깨달아 알며 가치 있고 보람 나게 살게 되리라

  • 오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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