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8월 678호
79
0
내 방벽 한켠에
거울이 걸려 있다
빛바랜 나무 테두리
아주 낡은 거울이다
내가 태어날 때부터
걸려 있었던
조모님의 특별한 거울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나는 으레 이 거울을 본다
일곱 살 때부터 쭉 해온
버릇이다
거울을 들여다보면
거울 주인인 조모님이 아니라
어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늘 입던 쑥색 치마의
칡꽃 냄새도 난다
그 어떤 화려한 장식품보다
거울은 내방에서
신주단지 대접을 받고 있다
어머니가 그리운 날
종일 작은 불 하나 켜 놓고
누워 있으면
소쩍새 한 마리 거울 속에서
울고 있다
어느 날 저 거울 속
푸른 강을 건너
그리운 어머니 만나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