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8월 6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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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이 설렌다.
이미 저만치 달려가 있다
고래를 닮았다는 마라도
까만 절벽에 풍경이 묻어 있다
걸으면 생의 힘을 얻는 길
한 편의 시가 보인다는 길
바다가 유난히도 검 녹색이다.
하얀 포말이 까만 모래 위를 애무하곤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는 듯
물속으로 숨어들고
절벽을 때리며
심술부리는 파도를 누가 말려
마라도는
물속으로 이어진 어마어마한 협곡이 있어
겉은 멀쩡해도
속까지 멀쩡하진 않은 듯
올레길을 적시고
파도가 막무가내 막아서는 아픈 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