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2월 6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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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이 지나가는 길 위
마음에도 동지가 왔다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겠다
낯선 환경 탓일까
타향의 진한 동지는
눈치 없이 서둘러 피어난
봄 꽃 향내 같기도
섬의 깊은 울음 같기도 한
생경한 내음이다
와인을 사러 길을 나선다
푸른 나와
붉은 와인은
생각해 본 적도 없다
마음에 입동이 오고
와인을 찾는다
순간순간
따뜻해지기 때문이다
길가에 눈치 없이 핀 꽃맘 속에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은
봄의 아쉬움이 뭉클하게
붉은 와인처럼 깊어진다
난
여름이고 가을이다
온 산 붉은 가을에
푸르른 키 큰 나무로 태어났으니
난
아마도 겨울을 살 것도 같다
겨울은 멈춤이다
난 잠시 멈춰서야 한다
섬 같은 겨울밤
봄 섬처럼 길게 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