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2월 6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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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마트 계산대에서
깜빡 충전 못한 카드의 슬픈 목소리
잔고 부족입니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 물품들
민망하다
채워도 채워도 늘 빈 깡통
공중분해 되어
막다른 골목 귀퉁이에서
기웃거린다
마치 육신과 같아서
충전하지 못하면
울컥울컥 신물이 올라온다
점점 가벼워지기만 하는
늙은 어머니 같은 너
빈 곳간에 자물쇠를 채우고
다시 널 사랑할 수 없는
이유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