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2월 6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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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한달음에 뛰어오른다
어렴풋한 모습만으로도 그 누구임을
알아챌 수 있어
숨을 몰아쉴 때마다
생각은 툭툭 흩뿌려지고
발아래 그림자가 제 허리 주름을 잡아 늘린다
계단은 보이는 것보다 가파르다
자드락마다 고개 내민 꽃들만
깜짝 놀라 비켜서고
입을 꾹 봉한 채 멀뚱댈 뿐
사람들은 나를 눈여겨보지 않는다
누구였지
층층의 끝이 가까워질수록
구름안개 너머에서 가물대는 품새
털어내지 못한 먼지처럼
내 조바심을 잡아끌며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