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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한국문인협회 로고 이규곤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3월 6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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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창밖 까치 울음소리에

눈을 뜨자 지난밤 꿈에서 뵈었던

아버지가 새삼 보고 싶다

20대 젊은 나이에 가난에 밀려

머슴으로 팔려 온 아버지

 

내가 어릴 적 뵈었던 아버지는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허리 한 번 펴지 못한 채

뼈 빠지게 소처럼 일만 하셨다

 

‘그놈 쓸 만하네

일자무식한 놈이 일은 잘 하는구나’

부잣집 주인 눈에 들어 외동딸까지 내어주니

서러운 처가살이 몇 년 만에

 

건답 서너 마지기와 손바닥만한 산비탈 밭뙤기

하나 받고 분가했다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새벽부터 해 질 때까지

논밭에 엎드린 채

말 없이 홀로 소처럼 일만 하셨다

 

얼마나 서러우셨을까

얼마나 무거우셨을까

아버지 어깨를 짓누르던 삶의 무게들이

 

하늘이 주신 7남매 중

둘 떠나고 남은 불효자식 다섯

아버지의 은혜와 사랑 갚을 길 없어라

 

지금은 천국 주님 곁에서

무거운 짐 내려놓으시고

환히 웃고 계실 아버지여

오늘 아침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당신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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