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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을 타요

한국문인협회 로고 김기성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3월 6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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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서 이듬해 2월 중순 이맘때쯤이면

만평 농사일이 마무리되어 춘삼월까지

암튼 자유를 얻는다

문득 끼의 바람을 타고 싶다

음악이 있으면 꽃이 있고 젊음이 부대끼리라

내내 행복에 겨워 밤잠을 설쳐댈 것이 틀림없고

설렘이 눈앞에서 소금쟁이처럼 뱅뱅거린다

 

이 세상에 시와 음악이 없다면 어떻게 변할까?

우선 자신의 가치관에 매우 회의적일 것 같다

삶을 실연당한 사람처럼 몽유병 환자처럼

까마귀처럼 먼 산만 바라보다가

허망만을 안고 죽음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오늘 아침 거실에서 베토벤 황제에 취해 있었다

베란다 여러 종의 꽃송이가 눈웃음을 치고

집 안에 향기가 그윽하다

야옹이 삼 형제는 흥분에 겨워서 한바탕 부르르

내 입술을 마구잡이로 훔쳐내 가슴에 갈무리

두 눈을 지그시 감는다

내 시상이 어느덧 어화둥둥 춤에 젖는다

리듬을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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