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3월 6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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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갈대들이 군중처럼 늘어섰다
흔들리며 받아내던 바람을 잠시 비켜
골 깊은 갈등의 파문
지켜보고 있는 걸까
허기 같은 거품들이 떠오른 수면 아래
금이 간 그리움을 몇 가닥 건져들고
쓰러져 뒤척인 날들
되새기고 있는 걸까
애면글면 닦아내던 찬 하늘 한 모서리
마냥 바라 서서 말라버린 갈꽃처럼
한 생도 서걱거리다
저리 흩날리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