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송전
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봄호 2025년 3월 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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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수의 이름표가
철사에 묶인 채
살 속에 박혀 팔락인다
저마다 뿌리돌림의 상처를 입고
물관에 고인 한 방울 온기마저 비우고
혼자 한데서 겨울을 맞는다
봄가을에 심을 나무를
겨울에 심어 놓고
어찌 강추위를 견딜지 마음만 졸인다
지하수 모터가 얼어 터졌다
행여 얼어 죽지나 않을까
햇볕이 애써 구름자락을 거둬들인다
봄이 애타게 기다려지기까지는
이 사람 저 사람의 말이
어쩌면 가슴을 에는지 미처 몰랐다
추운 날 그의 곁에 웅크리고 앉아
생의 어디쯤 나앉아 있는가
나무 하나하나 다가가 숨소리를 듣는다
언 체온으로 누군가는 가고 또 오지만
시름을 안고 농막에 와서
눈 쌓인 나뭇가지에 가슴을 열어준다
나뭇가지의 눈빛은 언 구름에 싸여
나의 몸을 휘감고 오른다
정작 나에게서 떠나고 있다.
